• 닥터리의 워싱턴 약국일기

약업닷컴 홈 > 팜플러스 > 약사·약국

<20> "독감주사는 약사가 놓아 드립니다"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기사입력 2008-11-04 13:27     최종수정 2008-11-06 09:57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감기 시즌이 다가왔다. 여기 저기서 언제 독감 예방 주사를 접종 받을 수 있냐고 문의전화가 빈번하다. 우리 약국도 11월에 두 번의 스케쥴이 예정 되어 있다.

백신 담당 약사가 많지 않으므로 몇 명이 한 바퀴 돌려면 시간이 좀 걸린다. 대개 11 월까지는 끝내야 하므로 매년 이맘때면 백신 담당 약사는 매우 바쁘다. 자기 약국에서도 일해야지 쉬는 날엔 백신 접종하러 다녀야지. 돈은 엑스트라로 더 받지만 몸이 힘들다.

잠깐, 급 질문! 약사가 백신 주사를 놓는다고?  Absolutely yes !  미국에서 독감 예방주사는 약사의 영역이다. 물론 의사와 간호사도 백신을 접종하지만 미국에서는 주로 약사가 독감 백신을 접종한다. 뉴욕, 뉴저지, 메인, 웨스트버지니아 4개주를 제외한 미국 전역의 약국에서 매년 독감 주사 접종이 진행되므로 미국의 독감 예방은 대부분 약사에 의해 이뤄진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체 약국내 미니 클리닉이 있는 곳은 간호사가 상주해 있으므로 언제든지 예약 없이 간호사가 백신을 놓아 드릴 수 있지만 미니 클리닉이 없는 곳은 백신 담당 약사가 오는 날을 기다려야 한다. 물론 급하신 분은 인터넷에서 스케쥴표를 보고 백신 접종하는 가까운 약국을 찿아가면 된다.

약사가 백신 접종허가를 받으려면 간단한 트레이닝으로 허가를 받을 수가 있다. 20시간 가량의 온라인 클래스와 약간의 실전 연습을 거치면 바로 수료증을 받고 실전에 투입될 수 있다.

우리 약국엔 동료 약사인 다이안이 백신 접종 자격증을 갖고 있다. 그래서 독감 백신 예방철에 그녀는 이 약국 저 약국 돌아다니며 백신 접종을 해 주느라 매우 바쁘다. 나에게도 제의가 들어 왔으나 난 나중에 한다고 일단 피했다. 바쁘게 돌아 다니는게 귀찮고 약사가 백신을 접종하는게 한국인 약사인 나 자신이 어색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한국의 의사가 알면 뒤로 자빠질일이 아닌가? 약사가 감히 주사를 놓다니?
  
우리 약국 뿐 아니라 월그린, Safeway 등 다른 약국도 약사들이 백신을 접종한다.

전국적으로 10,000명 정도의 약사가 자격증을 가지고 있으며 약사면 언제라도 트레이닝을 받으면 자격증을 가질 수 있다. 약사들의 백신 접종 참여로 인해 동네 슈퍼, 동네 약국등에서 백신 접종이 이뤄질 수 있었으므로 그 만큼 더 많은 사람들이 백신 접종을 쉽게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미국에선 의사에게 가서 독감 백신을 맞으려면 몇주 전 부터 예약해야되고 그러다 보면 시간이 안 맞고하여 때를 놓치거나 할 경우도 생기는데 약사가 백신 접종에 참여하면서 이런 불편함은 단숨에 사라졌다. 약사의 백신 접종 참여로 질병에 대한 예방율이 많이 올라갔다는 학술 보고도 나왔다.

독감 백신 뿐 아니라 다른 백신도 약사가 직접 접종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백신은 수요가 뜸하고 의사의 처방전을 필요로 하는 백신이 많으므로 의사의 처방을 받아 병원에서 맞는게 보통이다. 다만 독감 백신은 처방이 필요치 않고 매년 엄청난 수요가 존재하므로 약국에서 직접 접종할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이제는 최소한 독감 백신은 당연히 약사가 놓는 것으로 미국 사람들은 이해하고 있다.

약국끼리 경쟁을 하므로 백신의 가격도 많이 내려갔다. 약국마다 다르지만 보험이 없어도 독감 백신은 대략 30불 정도면 맞을 수 있다. 병원에서 맞아도 가격이 그 정도이긴 하지만 의사를 만나려고 예약을 해야하고 보험이 없으면 진찰료가 100불 이상이므로 당연히 약국에서 맞는 게 훨씬 싸다. 보험이 있어도 진찰료로 본인 부담액이 10불에서 20불까지 내야 하므로 부담 스럽긴 마찬가지다.

아이러니하게도 약사들의 백신 법종은 의사들의 요구에 의해 시작되었다. 모든 백신은 냉장보관해야 하고, 특히 수두 백신 같은 건 냉동 보관해야 하므로 의사의 입장에선 수요의 예측이 쉽지 않은 백신을 병원에서 재고로 갖고 가기가 매우 불편하였다. 그래서 의사 협회는 약사회에 백신의 재고와 함께 접종까지 의뢰하게 된 것이다. 지금은 후회할지도 모르겠지만 최소한 그 때는 미국 의사들이 좀 열린 마음이었던 것 같다. 사사건건 약사의 영역에도 침범하는 한국의 의사들과 정말 많이 비교된다 하겠다.

올해엔 이미 늦었으니 다이안한테 백신을 맞고 나도 내년 부터는 백신 접종 약사를 시작해 볼까 한다. 그런데 내 가족들이 무서워서(?) 나한테서 백신을 맞을런지 모르겠다. 하긴 나도 은근히 겁이 나니까…

기사공유   트위터   페이스북   싸이공감   구글
독자 의견남기기

독자의견쓰기   운영원칙보기

(0/500자) 로그인

리플달기

댓글   숨기기

독자의견(댓글)을 달아주세요.

뉴스홈으로    이전페이지로    맨위로

인기기사    댓글달린기사    공감기사

실시간 댓글 더보기

구인    구직   매매

사람들 interview

“신종 감염병 백신 플랫폼 구축위한 정책 결정부터 이뤄져야”

Q : 화이자 모더나의 경우 지금까지 효과성과 안...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의약정보 더보기

약업북몰    신간안내

2021년판 약사연감 (藥事年鑑)

2021년판 약사연감 (藥事年鑑)

藥事年鑑(약사연감) 2021년판' 발간 약업신문은 최...

이시각 주요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