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닥터리의 워싱턴 약국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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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다마스커스 약국에서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기사입력 2008-09-10 07:13     최종수정 2008-10-24 10:14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 이덕근 박사

토요일 아침, 모처럼 쉬는 날 인데 휴대폰이 울린다. 받아 보니 pharmacy supervisor 인 스테파니 였다. Pharmacy supervisor는 약사를 고용하고 배치하고 교육시키고 하는 약사와 약국을 관리하는 사람들로 처음에는 약사로 일을 시작한 사람들이 승진한 케이스다. 한 지역에 한 명의 pharmacy supervisor가 있는데 대개 15 개 정도의 약국을 한 pharmacy supervisor가 관리한다.

What's up? 하니 다마스커스 약국의 약사가 sick call 해서 cover 해 줄 약사가 필요하단다. 뭐 정중하게 요청하지만 듣는 사람에겐 반 강제다. 사실 extra pay 를 해 주므로 큰 불만은 없다. 오케이 해 놓고 다시 물어 보았다. 어디로 가라고?

다마스커스? 거긴 중동 시리아의 수도가 아닌가? 맞다.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커스가 미국 매릴랜드 주의 몽고메리 카운티에 있다. 아마 시리아 사람들이 제일 먼저 와서 살았던지 또는 시리아와 관련된 사람, 이를테면 초대 시리아 대사가 태어난 곳인지 그럴거다. 하지만 이름과는 달리 시리아 사람 같이 보이는 사람은 하나도 없고 온통 백인 천지다. 아마 95%는 백인일 듯. 우리집에서 30분 정도 밖에 안 걸리지만 풍경은 완전히 틀리다. 완전 시골 전원 풍경 그 자체다. 마당 넓은 큰 집들이 여기 저기 보이고 목장들도 많이 보인다. 

다마스커스에 가기 전에 저먼 타운 (German town) 이라는 동네를 지나 간다. 말 그대로 독일인들이 처음에 건너와서 살던 동네인 듯하다. 비록 지금은 모든 종류의 인종들이 모여 사는 동네로 변했지만 백인을 보면 웬지 독일 사람 같이 보인다.   

옛날 영화 중에 파리, 텍사스라는 영화가 있었다. 영화가 이름 처럼 프랑스의 파리와 미국의 텍사스 와 관련된 영화인 줄 알았더니 텍사스 주에 있는 파리라는 동네에 관한 이야기였다. 이렇듯 이민자의 나라 미국은 먼저 온 사람들이 자기 고향의 이름을 따서 새 정착지에 이름을 붙이곤 하였다. 뉴욕이 대표적인 도시이고 런던, 랭커스터, 뉴햄프셔, 뉴저지 등 아무래도 영국의 지명을 딴 곳이 제일 많고 텍사스에 있는 파리같이 그 외의 다른 유럽 도시의 지명을 딴 도시들도 많다. 메릴랜드 바닷가의 최고 휴양지 Ocean city 근처엔 독일의 수도 베를린을 딴 지명이 있는데 본국과는 달리 매우 작은 도시이다. 서 북부 아이다호주에는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도 있다.

동아시아 인들은 유럽인 보다 미국에 늦게 왔으므로 유럽인과 같은 공식적인 지명은 별로 가지지 못했다. 그냥 차이나 타운이나 리틀 도쿄, 코리아 타운등의 비공식 호칭들이 주를 이룬다. 더구나 중국이나 일본보다도 이민 역사가 더 짧은 한국은 자기 지명을 심어 놓은데가 공식적으론 전혀 없는 듯 하다.

그래도 한국인이 많이 사는 로스앤젤리스에는 현 한국 대통령이 존경한다고 주장하는(?) 도산 안창호 선생님의 이름을 딴 도산 우체국이 있다. 뭐 존경한다고 말하는 거야 자유지만 광복절을 건국절로 바꾸고 김 구 선생님을 테러리스트라고 칭하는 소위 뉴라이트집단과 만찬을 하는 것 등을 보면 그가 독-립-운-동-가 안창호 선생님을 실제로 존경하는 것 같진 않다. 더구나 존경한다면서 안창호씨가 뭐냐? 대한민국 사람 중에 독립운동가 안창호 선생님을 안창호씨라고 호칭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내가 사는 워싱턴 지역에는 버지니아의 애난데일이라는 도시가 비공식적으로 코리아 타운이라 불린다. 이 곳에 가면 약 100 여개의 한국 음식점이 있고, 은행, 서점, 빵집, 꽃가게, 문방구, 슈퍼, 노래방등, 고국과는 질과 양적으로 엄청난 차이가 있지만 아쉬운 가운데 그럭저럭 향수를 달랠 수가 있다.

얼마 전에 교포 신문엔 코리아라는 거리가 버지니아에서 발견돼 화제인데 그 곳에는 한국 사람은 한 분도 살지 않은 쉐난도우 국립공원 근처의 시골 동네라한다. 단지 약 100년 전에 그 곳에 우체국이 있었고 그 우체국 이름이 우연히 코리아 포스트 오피스여서 그 동네가 그렇게 불렸다 한다. 지금은 우체국은 사라지고 거리 이름만 남았는데 노란 머리 코리안 (동네 이름이 코리아니 그 사람들도 당연히 코리안) 들인 동네 사람들이 전혀 코리아에 대한 지식이 없어 한국 교민 단체가 코리아 페스티발을 내년에 그 곳에서 열려고 한다고 하는 소식이 있다.

이제는 미국 어느 지역을 가도 지명이 없는 곳은 없으니 한국의 지명을 어디에다 새로 붙이긴 틀렸다. 강남의 테헤란로처럼 국가간의 협약으로 서로 바꿔 부르기로 한다면 모를까 말이다.

어쨋거나 오늘 난 다마스커스에 와 있다. 손님들은 모두 백인, 직원도 나 빼고는 모두 백인, 확실히 이 곳은 중동의 다마스커스는 아닌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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