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순경 교수의 '야생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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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부들(Typha orientalis)

권순경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회회원)

기사입력 2016-05-11 09:38     최종수정 2016-05-11 09:40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덕성여대 약대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덕성여대 약대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6-7월 경 얕은 연못이나 개울가 또는 습지를 거닐다 보면 핫도그 모양을 닮은 갈색 원통형 방망이가 풀대 끝에 붙어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부들이라는 식물이다. 처음 목격한 사람들은 특이하게 생긴 갈색 방망이가 꽃인지 아니면 열매인지 도무지 판단이 서지 않아서 헷갈리게 된다.

 

원통형 방망이는 꽃이기도 하고 열매이기도 하다. 6월 경 처음 생겨날 때는 노란색을 띄고 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짙은 갈색으로 변하는데 이른 초여름에 본 것은 꽃이고 늦여름이나 가을에 본 것은 열매이다.

부들은 부들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식물로서 줄기는 1-1.5 미터 정도 곧게 수직으로 자라고 선형의 좁고 기다란 잎도 줄기 높이 정도로 자라며 줄기 밑 부분을 감싸고 있다. 부들은 암수한그루이며 줄기 끝에 적갈색 수꽃이삭(웅화서)이 있고 바로 그 밑에 둥근 원통 모양의 적갈색 암꽃이삭(자화서)이 붙어있다.

수꽃과 암꽃은 모두 꽃잎이 없다. 수꽃은 3개의 수술을 가진 수꽃만으로 구성되고 암꽃은 암술이 하나인 암꽃만으로 구성된다. 부들의 암꽃처럼 꽃가루가 없는 수많은 작은 꽃이 하나의 꽃대에 촘촘하게 무리지어 피어 육질을 형성한 것을 육수화서(肉穗花序) 또는 살이삭꽃차례라고 한다.

가을에 암꽃이삭이 완전히 여물게 되면 솜방망이처럼 부풀어 오르면서 수 십 만 개의 작은 씨앗에 민들레 씨앗처럼 갓 털이 붙어 있어서 바람을 타고 멀리 날아갈 수 있다. 잎이 부드러워서 ‘부들부들’하다는 뜻에서 부들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수꽃이삭과 암꽃이삭이 1-2 센티미터 간격을 두고 떨어져 있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을 애기부들이라고 한다. 방망이 크기가 약간 작을 뿐 식물 전체의 외모는 부들과 똑 같다.

 

부들은 풍매화(風媒花)로서 바람의 도움으로 꽃가루받이를 한다. 곤충의 도움이 필요한 충매화와는 달리 구태여 화려한 꽃잎으로 단장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부들처럼 풍매화의 경우 꽃잎이 퇴화된 경우가 많다.

줄기 끝에 있는 웅화서(수꽃차례)는 꽃잎이 없는 수꽃들의 집합이고 바로 밑에 붙어있는 갈색 원통형 방망이는 자화서(암꽃차례)로서 꽃잎이 없는 암술이 모여서 형성된 것이다. 바람에 줄기가 흔들리면 위쪽에 있는 수꽃의 화분이 떨어지면서 아래쪽 암꽃과 꽃가루받이가 가능하게 된다.

부들은 예부터 많이 이용되었던 유용한 식물이다. 수생식물로서 수질을 정화하는 작용이 있음으로 수질정화 목적으로 연못 등에 일부러 심기도 한다. 또한 잎이 부드럽고 질겨서 방석이나 돗자리를 만드는데 사용되었다.

어린 순을 나물로 먹기도 하고 죽순처럼 요리해 먹기도 한다. 한방에서는 부들 꽃가루를 포황(蒲黃)이라 하고 볶아서 흑갈색이 된 것을 포황탄(蒲黃炭)이라 한다. 지혈작용이 있고 통경, 이뇨에 약재로 쓰인다. 꽃가루에는 이소람네틴(isorhamnetin)이라는 성분이 들어있다.

흥미롭게도 우리나라 개역성경에도 부들이 등장한다. 실체를 알아보기 위해서 영어성경을 참조해 보았다. 히브리어 원문에 나오는 ‘agmon과 ’gome’는 영어로 ‘rush(골풀)나 papyrus(파피루스)로 번역되어 있다. 파피루스는 고대 이집트에서 종이제조 원료로 사용되었던 식물이다.

이사야 19장 6절에서는 ’rush’로 35장 7절에는 ‘papyrus’로 되어 있으며 개혁성경에서는 모두 ‘부들’이라고 번역했다. 신구교가 공동으로 번역한 또 다른 성서에는 ‘왕골’이라고 번역되어 있었다. 부들과 왕골은 다른 식물이며 왕골이 원문에 더 가까운 번역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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