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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창구 교수의 약창춘추
<188> 일본약사학회(日本藥史學會)
심창구 서울대 명예교수
입력 2015-12-16 09:38 수정 최종수정 2015-12-16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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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0일부터 23일까지 일본 나라(奈良)에서 열린 ‘일본약사(藥史)학회 2015년회’ 및 ‘일중한(日中韓) 국제약사(藥史)포럼’에 다녀 왔다. 이은방 명예교수님, 김진웅, 박정일 교수, 이봉진 학장 등은 하루 먼저 19일에 출발하였다.

나는 21일(토)에 열린 년회에서 ‘한국근대약학교육 백년의 역사’에 대해서 구두 강연을 하였고, 그날 오후 포럼에서 좌장을 맡았다. 일본에 의해 시작된 우리나라 근대 약학 교육의 역사를 일본인들 앞에서 발표하게 되어 미묘한 기분이 들었다. 박정일 교수는 ‘History of Ginseng Research’에 대하여 포스터 발표를 하였다.

21일에는 총 8개의 구두 발표가 있었는데, 모두 10분간 발표에 2분간의 토론시간이 주어졌다. 1980년 대에 일본 DDS학회에 참석하였을 때에도 구두 발표 시간이 총 12분이었다. 그만큼 일본 학회에서는 12분 발표가 보편화된 것 같았다. 백년의 역사를 설명해야 하는 나에게 10분은 지나치게 짧은 시간이었다. 그러나 나를 포함한 발표자 모두는 시간을 엄수하였다.

뒤이어 열린 국제 포럼의 주제는 ‘글로벌 상품으로서의 조선인삼-일본, 중국, 조선에서의 역사-‘이었다. 나는 중국의 肖永芝(Xiao) 교수와 공동으로 좌장을 맡았는데, 사실 일본어로 보는 좌장은 처음이라 약간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 20일, 김포에서 일본으로 가는 비행기를 탔을 때 일본약사학회 츠타니 회장으로부터 메일이 도착하였다. ‘걱정하실 것 같아 좌장 시나리오를 적어 보내니 참고하시라’는 내용이었다.

시나리오를 살펴보니 좌장을 볼 때 그대로 읽으면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아 좀 안심이 되었다. 간사이 공항에 도착 후 리무진 버스로 1시간여를 달려 ‘나라 호텔’에 도착하였다. 그날 저녁 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와 보니 프린트 된 그 시나리오가 내 방에 들어와 있었다. 늘 느끼는 일이지만 일본 사람들의 섬세함에 다시 한번 감탄하였다. 덕분에 다음날 좌장 역할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나라’는 옛날 실크로드의 시발점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나라’에서 인삼에 관한 한중일 국제 포럼을 여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하였다. 먼저 게이오(義塾) 대학의 다시로(田代 和生) 명예교수가 ‘일본 에도 시기의 조선인삼의 교역과 국산화’에 대하여 강연을 하였다.

두 번째로는 규슈 대학 인문학부에 유학중인 중국인 여학생 童德琴(Tong, Teqin)이 발표하였다. 그녀의 주제는 ‘명치 초기의 일본의 조선인삼 산업무역정책과 중국시장’이었다. 마지막 연자는 일본에서 태어나 현재 동경이과대학대학원 과학연구교육과의 신창건(愼蒼健) 교수였다. 그는 ‘조선총독부의 인삼정책 - 전매정책, 무역정책, 유용식물 탐구’에 대하여 강연하였다. 신교수는 일본어는 물론 한국어도 유창하게 하는, 활달하며 친근감이 가는 학자이었다.

포럼에서 나온 긴 이야기를 짧게 줄이자면, 에도 시대에 일본에서 조선인삼의 인기가 매우 높아 인삼 1근에 요즘 돈으로 몇 천 만원이나 호가 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일본 정부는 조선 인삼을 국산화(일본 국내 재배)하기 위하여 엄청난 노력을 경주하였다.

조선으로부터 인삼 씨앗을 입수하여 여러 농가에서 시험 재배시키는 등의 오랜 노력 끝에 마침내 인삼 재배에 성공하면서 일본은 일본 인삼을 청국으로 수출하게 되었다. 중국 학생의 발표에 의하면 청국이 수입한 인삼의 절반이 일본 인삼이었고, 나머지 절반이 미국 인삼이었다고 한다.

반면에 인삼의 원조인 조선인삼이 차지하는 비율은 수입량의 1% 정도로 매우 미미한 위치로 전락하였다고 한다. 아무튼 매우 세밀한 부분에 까지 연구의 폭을 넓히고 있는 일본 약학사 학계의 연구 상황이 몹시 부러웠다.

22일(일)에는 학회 참석자들과 함께 ‘나라’현에 있는 각종 약 관련 박물관을 둘러 보았다. 간판이나 광고지 등 소소한 물건까지 수집 정리하여 전시하고 있는 일본인들의 섬세함에 새삼스레 놀랐다. 이번 여행을 통하여 우리나라 약학사 연구의 나아갈 바 등에 대하여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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