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 타이틀 텍스트
심창구 교수의 약창춘추
<175> 약물의존(藥物依存)의 위험성
심창구 서울대 명예교수
입력 2015-06-03 09:38 수정 최종수정 2015-06-03 09:46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스크랩하기
작게보기 크게보기

지난 4월 15일 ‘약물의존’이라는 일본 책 '니시 가츠히데 박사 원저'가 번역 출판 됐다. 그 책의 일부 내용을 이하에 소개하고자 한다.

1. 약물의 사용 실태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어떠한 형태로든 위법약물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은, 자기는 그 약을 조심해서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즉 자기는 충동적으로 과량을 자주 사용하지는 않는다고 믿는다. 많은 젊은이들은 마치 어른들이 사교 시에 적당량의 술을 마시는 것처럼 자신들도 사교의 장소에서 그런 약물을 적절히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오랫동안 약을 사용해도 겉으로는 물론 신체상으로도 변화가 잘 나타나지 않는다. 이런 사람들의 수는 통계에도 잘 잡히지 않는다. 실제로 미국에서 대규모 조사를 해 보았더니, 마리화나, LSD, 엑스터시나 각성제 때문에 문제 행동을 일으켜 의료기관이나 경찰 또는 사회복지 관련기관에 신세를 진 적이 있는 사람의 수는 그런 약물을 사용해 본 적이 있다고 대답한 사람의 수보다 훨씬 적었다.

코카인은 스트리트 드러그(street drug, 길거리 약) 중에서도 가장 독성이 강하고 의존성이 높은 약물이다. 이 약은 여러 나라에서 많이 유통되고 있지만 사용자 중에 치료나 구제를 받으러 오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이 약을 사용하고 있는 나머지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문제도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일까? 아니면 이따금 사교의 장소에서 코카인에 취했다가, 그 뒤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생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2. 언제 '약'의 작용이 나타날지 모른다

문제는 과거에 '약'을 사용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은 겉보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여도 어느 날 갑자기 충동적, 습관적으로 다시 약물을 사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문제이다. 사춘기에 알코올이나 위법약물을 경험해 본 사람 가운데 약 10%가 나중에 약물 문제를 일으킨다고 한다.

청년시절에 문제를 많이 일으켰던 사람일수록 나중에 약물의존에 빠지기 쉽다. 습관적으로 또는 고용량의 약물을 사용했던 사람일수록 심리적, 정서적 문제가 생겨 가족 관계, 사회 생활, 성(性), 교육, 직장 생활 등에 다양한 문제를 일으킨다.

오랫동안 약물을 남용했던 사람이 겪는 증상의 하나가 '플래시 백(flash back, 환각의 자연스러운 재연)' 현상이다. 즉 자기이탈(自己離脫)이나 치료를 통해 약물의존증으로부터 용케 빠져 나와 정신적 신체적으로는 물론 사회 생활 면에서 아무 문제없이 정상적으로 잘 살고 있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그 약물에 대한 갈망과 함께 환각과 환상에 빠지는 것이다.

왜 이런 플래시 백 현상이 나타날까? 그 기전은, 예컨대 각성제를 장기간 남용하면 도파민(dopamine)이 계속 방출되는데, 이 도파민이 자기산화를 받아 신경독성 물질로 바뀐 다음 신경세포에 변성을 일으키는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 즉 정상적인 신경 회로에 어떤 결함이 생기는 것이다.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외관상으로는 약물의존증으로부터 회복된 것처럼 보여도, 실은 뇌의 신경회로에 회복될 수 없는 '고장'이나 '탈락'이 일어나 있는 것이다.

크랙 코카인(순도가 높은 코카인. 휘발성이 높아, 특수한 도구를 이용하여 불을 붙여 들이 마심)을 장기간 사용해도 뇌에 신경화학적인 변화가 일어나 코카인 갈망이 나타난다. 코카인 갈망은 약물을 끊은 지 수 개월 또는 수 년이 지난 후에도, 약간의 계기나 자극에 의해서 일어난다. 이 증상은 평생 지속된다.

이러한 현상은 알코올 의존증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즉 오랫동안 금주를 하고 있어도 언제 다시 문제성 음주에 빠질지 모르는 것이다. 이처럼 약물의존증은 재발하기 쉬운 병이다. 물론 장기간 사용할 때의 증상이 약물에 따라 다르기는 하다. 그러나 일단 중증의 약물의존증에 빠지면 '평생 낫지 않는 병'을 안고 살게 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 특히 청소년들이 이 책을 통해 약물 사용에 대해 경각심을 갖게 되기를 기원한다.

전체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인기기사 더보기 +
약업신문 타이틀 이미지
[]<175> 약물의존(藥物依存)의 위험성
아이콘 개인정보 수집 · 이용에 관한 사항 (필수)
  - 개인정보 이용 목적 : 콘텐츠 발송
- 개인정보 수집 항목 : 받는분 이메일, 보내는 분 이름, 이메일 정보
-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 기간 : 이메일 발송 후 1일내 파기
받는 사람 이메일
* 받는 사람이 여러사람일 경우 Enter를 사용하시면 됩니다.
* (최대 5명까지 가능)
보낼 메세지
(선택사항)
보내는 사람 이름
보내는 사람 이메일
@
Copyright © Yakup.com All rights reserved.
약업신문 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약업신문 타이틀 이미지
[]<175> 약물의존(藥物依存)의 위험성
이 정보를 스크랩 하시겠습니까?
스크랩한 정보는 마이페이지에서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Copyright © Yakup.com All rights reserved.
약업신문 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