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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창구 교수의 약창춘추
<65> "이 놈의 문이 미쳤나"와 알았시유
심창구 서울대 명예교수
입력 2010-10-13 10: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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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 사람의 두 번째 특징은 쉽사리 남에게 사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이유를 물으면, 자기들은 사과할 일은 처음부터 하지 않는단다. 심지어 그들은 쉽게 사과하는 사람을 가벼운 사람이라고 낮추어 보기도 한다.

라디오 방송에서 들은 이야기이다. 어떤 서울 여자가 충청도로 시집을 가서 살면서, 옆집에 사는 나이 들은 목수에게 부탁해 방의 문을 제작해 달았다. 그런데 이 문이 잘 맞지 않았다. 그래서 목수에게 문이 맞지 않는다고 얘기 했더니, 그 목수가 와서 한다는 말이, “이 놈의 문이 미쳤나? 안 맞고 지랄이여” 했단다. 나는 충청도 출신 아내와의 경험을 통해 이 정도면 충청도에서는 나름대로 심심한 사과의 말이라는 것을 잘 안다. 하루는 그 새댁이 목수 집에 놀러 가서 목수 부인이 부치면서 권하는 부침개를 먹어 보았더니 맛이 일품이었다. 다만 부침개가 너무 커서 볼품이 좀 없길래 “할머니, 아주 맛 있네요. 근데 조금 조그맣게 만들면 더 예쁘고 좋겠다. 그치요?” 했다. 그랬더니 충청도 할머니 대답하시기를, “내비둬유, 부침개가 무신 미쓰 코리아 나가남유? 맛만 있으면 됐지” 하더란다.

식약청 재직시 업무 관계로 어떤 여성과 대화를 하다가, 내가 놀라면서 그 사람에게 “고향이 충청도시지요?” 라고 소리친 일이 있었다. 그 사람은 나보고 어떻게 아셨냐고 되물었다. 나는 신음소리를 내며 중얼거렸다. “어떻게 알긴요, 똑 같은 주장을 하는 사람과 35년 이상 살아 봤으니까 알지요”. 그 사람은 부부 싸움을 하면 언제나 남편이 먼저 사과하지 절대로 자신이 먼저 사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유를 물었더니 자신은 애초부터 사과할만한 일을 절대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난 “앗 이 사람이 충청도 출신이구나” 고 깨달았던 것이다. 

충청도 사람의 세 번째 특징은 맥 빠지는 말을 잘 한다는 것이다. 코미디언 김학래씨한테 방송에서 들은 이야기이다. 충청도 사람이 경영하는 식당에 들어간 서울 손님이 주인에게 물었다. “아주머니, 이 집 뭐가 맛 있어요?” 그랬더니 돌아온 주인의 대답은, “밖에서 사 잡숫는 게 다 그렇지유 뭐” 였단다. 솔직한 대답인지는 몰라도 손님으로선 맥 빠지는 대답이다. 충청도 사람은 남들처럼 “다 맛 있어유” 라는 위선적 대답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시골의 길거리에서 쌈이나 야채를 뜯어 팔고 있는 충청도 할머니에게 “이거 얼마예요?” 하고 물으면, “줄만큼 줘유” 라고 대답한단다. 1000원 드리면 되냐고 되 물으면, “놔둬유, 집에 소나 먹이게” 라고 대답한다. 할머니 생각에 3000원은 받을 요량이었던 것이다. 성미 급한 서울 아줌마는 제 스스로 값을 올려 결국 3000원에 물건을 산다. 충청도 사람은 결코 자신의 입으로 야박스럽게 ‘3000원’을 부르지 않는다. 오직 “놔 둬유” 이 한마디로 받을 값을 다 받는 것이다.

다른 지방 사람이 충청도 사람과 협상을 하면서 흔히 오해하는 것이 “알았시유”란다. 예컨대 경상도 사람이 무언가 열심히 주장을 하면 충청도 사람은 “알았시유” 라고 대답한다. 그러면 경상도 사람은 상대방이 자신의 주장을 받아들인 줄로 생각하고 회담을 끝낸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충청도 사람이 딴 소리를 한다. 왜 이제 와서 딴 소리냐고 추궁을 하면, “내가 알았다고 했지 언제 한다고 그랬남유?” 란다. 이에 성미 급한 경상도 사람은 “그래 니 잘 묵고 잘 살아라” 며 협상 테이블을 뒤엎는다. 심지어 자신에게 유리하게 합의했던 사항마저도 다 상대방에게 줘 버리고 자리를 턴다.

이렇게 보면 충청도 사람은, 천상 외교관이 적격인 것 같다. 우리나라 첫 유엔 사무총장으로 충청도 청주 출신 반기문씨가 뽑힌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닌 것 같다.

그저 웃자고 해 본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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