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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창구 교수의 약창춘추
<47> 아직 네 집에 도착한 것이 아니란다
심창구 서울대 명예교수
입력 2010-01-05 09:48 수정 최종수정 2010-05-10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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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오여 년 전에 온누리 교회의 우리 순(구역) 식구인 50대 중반의 남자 체육교사(이 집사님) 부부가 멀쩡한 직장인 서울의 한 고등학교를 사직하고 보츄아나라는 아프리카 나라로 선교를 떠났다. 그리고 1년도 못 되어 혼자 일시 귀국한 이 집사님을 순예배 (구역예배)에서 만났다. 그는 선교지의 무더움과 생활의 불편함을 설명하면서 사실은 선교지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고백(?)하였다. 그래서 그 곳에 남아 있는 아내에게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돌아 갈 날을 연기하고 있노라고 했다. 그러나 물론 그는 얼마 안 있어 보츄아나로 돌아갔다. 그는 다음 해에도 역시 혼자 일시 귀국을 하였는데, 이번에는 그는 1∼2년 선교 생활을 마치면 귀국하고 싶은데, 아내가 그곳에 뼈를 묻자고 하니 어쩌면 좋겠느냐고 하소연(?)을 하였다.

나는 그때까지만 해도 선교사는 선교가 좋아서 오지에 가기를 즐거워하는 사람으로만 알고 있었다. 그런 나에게 “선교지가 싫다”라고 하는 고백은 충격이었다. 그런데 그 충격은 실망이 아니라 오히려 커다란 감동이었다. “아, 선교사님들도 선교지에 가기가 싫구나, 다만 하나님이 주신 사명이기에 순종하는 것이구나”를 깨달은 이후 선교사님들을 더욱 존경하게 되었다.

이화여대 약대에서 활발한 연구를 하던 김 아무개 교수도 벌써 몇 년 전에 학교를 사직하고 캄보디아에서 선교를 하고 있다. 학계에서 전도가 양양하던 그가 학교를 그만 두었을 때, 그의 처남이자 나의 고등학교 동기인 한 친구는 “교수직을 하면서도 믿음 생활을 할 수 있지 않느냐?”고 내게 물었다. 당시 내 생각도 친구와 비슷하였다. 아무튼 그 교수는 그의 전성기에 학교를 그만 두고 캄보디아를 택하였다. 캄보디아 생활이 서울 생활보다 더 좋아서 그곳에 간 것은 분명 아니리라.

최근에 교회 설교 시간에 들은 말씀이다. 어떤 선교사가 오랜 기간 동안의 아프리카 선교를 마치고 배를 타고 미국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그 배에는 우연히 루즈벨트 대통령도 타고 있었다. 항구에 도착하자 수많은 인파가 대통령을 환영하였다. 그러나 선교사를 환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집에 돌아 와 잠자리에 누운 선교사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오직 하나님의 길을 위해 오지에서 온갖 고생을 다 하고 집으로 돌아 왔는데, 집은 낡아졌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다니, 나는 과연 선교사로 아프리카에 다녀 오기를 잘 한 일인가 하는 생각이 엄습하였다. 그러다 잠이 들었는데, 꿈속에서 하나님이 말씀을 들었다. “아무개야, 너는 아직 네 집에 도착한 것이 아니란다” 라고. 그 때 선교사는 깨달았다. 그가 자고 있는 그 집이 그가 영원히 살 그의 집이 아니란 사실을. 그래서 다음 날부터 그는 다시 기쁜 마음으로 선교의 열정에 사로잡힐 수 있었단다.

믿음의 눈으로 볼 때 이 세상에 있는 우리 집은 내가 살아 있는 동안 임시로 거처하는 곳에 불과하다. 나의 영원한 안식처, 영생할 집은 이 세상이 아닌 천국에 있는 것이다. 이러한 천국에 대한 믿음이 오지에서 선교 활동을 하고 있는 선교사님들의 하루 하루의 동력이 되고 있을 것이다. 온누리 교회에서는 이런 오지의 선교사님들을 격려하고 위로하기 위해 CGN-TV라는 위성 방송망을 통해 전세계에 한국어 선교 방송을 내 보내고 있다. 객지에서 모국어를 듣는다는 것, 그것도 방송으로 듣는 것은 그야말로 감격이라고 한다.

연말 연시 날씨가 추워지면서, 고생을 참고 선교하고 계시는 선교사님들이 생각난다. 세상엔 많은 사람들에게 천국의 집을 마련해 주고자 헌신하는, 정말로 훌륭한 크리스챤이 결코 적지 않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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