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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창구 교수의 약창춘추
<45> 겸손은 어려워
심창구 서울대 명예교수
입력 2009-12-08 10:22 수정 최종수정 2010-05-10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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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남 씨의 노래 제목 중에 “겸손은 어려워”라는 것이 있다. 가사 중에는 “겸손하지 못한 점 하나 빼 놓으면 나보다 더 잘난 사람이 있을까? 아버지는 늘 겸손하라고 말씀하셨지만 겸손은 어려워”라는 말이 나온다. 오늘은 겸손은 어렵다는 주제로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나는 텔레비전 드라마에 나오는 여자들이 너무 예뻐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아내의 친구가 했다는 말, 즉 “못 생긴 사람은 집안에도 많은데 텔레비전에서까지 이런 사람들을 본다면 지겹지 않겠느냐”는 말을 듣고 내 생각이 틀렸음을 알았다. 그래 이왕이면 잘 생긴 사람들이 많이 나오는 화면이 보기에 더 좋겠지. 나도 예쁜 탤런트가 나오는 프로그램에 눈이 더 가지 않는가? 그렇다. 텔레비전은 시청률을 위해 현실이 아닌 희망사항을 반영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듯 미모나 몸매가 잘 생긴 사람은 이를 뽐내고 못 생긴 사람은 이를 부러워하는 문자 그대로 얼짱, 몸짱의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한편 점잖은 척 하는 사람들은 사람이 머리가 좋아야지 얼굴이나 몸매만 잘 생기면 무엇에 쓰느냐고 비판한다. 일리 있는 이야기이다. 일반적으로 머리가 좋은 사람들이 머리가 나쁜 사람들보다 더 성공하기 때문이다. 미모나 몸매는, 최근 성형 수술로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타고 나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인은 자신의 노력으로 예뻐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 크게 자랑할 것이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머리도 인물처럼 타고 나는 것이지 스스로 노력해서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면에서 인물보다 머리를 자랑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는 논리는 성립되지 않아 보인다. 

나는 이미자, 패티킴, 나훈아, 조영남 같은 명가수들의 노래를 들을 때마다 어떻게 사람이 노래를 이렇게 잘 부를 수 있을까 감탄한다. 가끔은 이들이 얄밉기 (?) 까지 하다. 별로 열심히 연습을 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도 아무 때나 노래를 기가 막히게 잘 부르기 때문이다. 이들이 이처럼 노래를 잘 부르는 것은 아무래도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 났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죽어라 연습해도 뜨지 않는 가수들이 얼마나 많은가? 가수들뿐이 아니다. 미술가, 음악가, 운동 선수, 배우, 그리고 정치, 경제, 학문 등 인생살이의 모든 분야에서 천부적인 재능 때문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나는 “하면 된다”는 말을 거의 믿지 않는다. 나처럼 키가 작은 사람은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훌륭한 농구선수가 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면 된다”는 적지 않은 경우에 사기성 격려문에 불과할 뿐이다. 누군가의 글을 보니, 최선을 다 해 노력하지 않는 것도 잘못이지만, 하늘에 맡길 일을 자신이 할 수 있는 양 노심초사하는 것도 잘못이란다. 그리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 하늘에 맡겨야 할 일을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이 큰 지혜란다. 

인물, 머리, 재능, 그리고 설명은 안 했지만 심지어 인격도 모두 본인의 의지나 노력과 상관없이 그야말로 천부적으로 받은 것이다. 그러므로 인물이 좋은 사람, 머리가 좋은 사람, 재능이 뛰어난 사람, 심지어 인격이 좋은 사람도 스스로 이를 지나치게 자랑하는 것은 모양이 좀 우습다. 물론 사람이니까 우쭐대고 싶은 심정을 다 억누르고 살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자랑을 하더라도 적절히 겸손한 태도로 해야 할 것이다.

크리스챤은 이 모든 장점들을 하나님이 주신 은혜로 알고 범사에 늘 감사한다. 감사하는 사람은 교만해 질 수가 없다. 그래서 감사와 겸손은 동의어이다. 나도 늘 감사하며 겸손한 마음으로 살기를 다짐한다. 그러나 겸손도 겸손히 해야 한다. “나보다 더 겸손한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해” 하는 교만한 겸손은 솔직한 교만만큼이나, 아니 어쩌면 더 역겹기 때문이다. 아 “겸손은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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