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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창구 교수의 약창춘추
<41> 커닝은 비열한 범죄 행위
심창구 서울대 명예교수
입력 2009-10-13 11:10 수정 최종수정 2010-05-10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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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도 1학기에 서울약대 학생들의 커닝 사건이 매스컴을 탄 적이 있었다. 나는 아직도 커닝을 하는 학생들이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다. 커닝은 사실 예전에는 대개의 학생들이 흔히 하는 행위이었다.

나도 약용식물학과 생약학 시험시 커닝 페이퍼를 만들어 커닝한 적이 있음을 고백한다. 말 같지도 않은 변명이지만 두 과목은 식물 이름, 사용부위, 산지, 등 너무 암기할 내용이 많았다. 나처럼 정성껏 커닝 페이퍼를 만드는 사람은 양심적인 학생에 속했다. 더 성의가 없는 학생들도 많았다. 후일 모 제약회사의 유능한 사장을 오랫동안 역임한 P군은 시험 시간에 양말을 벗고 맨발로 책상 밑에서 교과서를 뒤적이며 커닝을 했다.

재미난 사례를 하나 소개한다. 현재 교수가 된 C군은 마침 군대에 간 K군을 위해 독일어 답안지 한 장을 더 작성하였다. C군 뒤에 앉아 있던 G군은 그 답안지가 보고 싶어 C군을 졸라 답안지를 넘겨 받아 베끼다가 감독교수에게 들키고 말았다.

G군은 마침 군대에 간 친구의 답안지를 자기가 써 주고 있었노라고 둘러댐으로써 C군을 범죄 라인에서 제외시켜 주었다. 감독교수는 놀랍게도 G군의 우정을 가상하다고 판단해 K군의 답안지는 제출을 허용하고, 대신 G군은 부정행위자로 적발하였다.(말이 되는가?) 그 결과 군대에 간 K군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독일어에 A학점을 받았고, G군은 나중에 군대 갔다가 복학한 후에도 독일어 학점을 따느라고 큰 고생을 하였다.

C군은 나중에 감독교수의 연구실에 조교수로 채용되었는데, 당시에 독일어 시험시간에 답안지를 한 장 더 쓴 부정행위의 시발점이 C군이었다는 사실을 알았더라도 C군을 조교수로 채용하였을까? 작은 일 하나에 운명이 갈린다는 이야기가 실감되는 사건이다.

더 재미있는 사건은 현재 모 제약회사의 사장인 L군의 역시 독일어 시험 커닝 사건이다. 같은 클래스의 P 양은 시험공부를 철저히 하였기에 자신 있게 답안지를 1착으로 제출하고 교실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P양은 그만 소스라치게 놀랐다. 벤치에서 여유롭게 담배를 피우고 있는 L군을 목격한 것이다.

먼저 나온 학생이 있을 리 없다고 생각했던 P양은 아직까지도 그 연유를 깨닫지 못하고 있으나, 실은 L군은 처음부터 시험장에 들어가지도 않았던 것이다. 대신 독문과에 다니는 친구가 시험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나중에 L군 왈, 나보다 더 독일어를 잘하는 사람이 있는데 내가 꼭 답안을 쓸 필요가 있을까?(나 참) 이처럼 당시 (1967∼1971년)에는 커닝은 좋게 말해 대학생의 문화의 한 부분이었다.

그러나 이제 세상은 바뀌었다. 옛날에는 관행이고, 문화이고 심지어 미담이었던 것들이 오늘날에는 범죄로 인식되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옛날에는 참외 서리, 수박 서리 등은 무슨 낭만적인 행위로까지 미화되곤 했다. 길 거리에 침을 뱉고 담뱃재나 꽁초를 차밖에 몰래 버리는 행위,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는 행위 등도 과거에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 관행이었다. 위장 전입이나 탈세, 논문의 이중 게재 등도 옛날에는 관행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이러한 행위들은 비열한 범죄 행위로 분류되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므로 이제는 대학생도 당연히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더 이상 커닝 같은 비열한 범죄 행위를 해선 안 된다고 다짐해야 한다. 정의 사회를 구현해야 할 미래의 주인공인 대학생들은 정정당당하게 세상을 살기를 다짐해야 한다. 비록 위장전입 같은 범죄가 용납되고 있는 현실이 우리를 안타깝게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할 것이다. 세상은 바뀌었다. 그리고 더욱 바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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