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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창구 교수의 약창춘추
<36> 사자와 소의 결혼
심창구 서울대 명예교수
입력 2009-07-21 10:27 수정 최종수정 2010-05-10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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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니는 온누리 교회에는 장로사관학교, 아버지학교, 결혼예비학교 등 무슨 학교라는 이름이 붙은 강좌가 많다. 오늘은 결혼예비학교에서 우리 아들이 배웠다는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학교는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 신부가 몇 주 동안 함께 결혼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배우는 과정이다. 사실 우리는 대개 나이가 차면 그냥 결혼하면 되는 줄 알지만 이렇게 대책없이 결혼하는 것은 어쩌면 위험한(?) 모험일지도 모른다.

나는 우리 아들과 며느리를 통해 이 과정이 매우 유익하였다는 평을 들었다. 그래서 결혼을 앞둔 사람들에게 이 과정의 수강을 권하곤 한다. 이 과정의 커리큘럼은 다양하지만 전 강의를 통해 강조하는 것 중의 하나는 남자와 여자는 여러 가지 면에서 매우 다르다는 점을 인식하라는 것이다. 예컨대 남자가 운전하고 있을 때 옆에 앉은 부인이 “여보 오른 쪽으로 가는 것이 맞는 것 같아요”하면 남편은 일부러 왼쪽으로 방향을 트는 성향이 있다는 사실도 가르친다. 그러나 내가 무엇보다도 감명을 받은 내용은, 결혼을 해서 부부가 살 때에 각자가 서로 상대방에게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착각일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사자와 소가 결혼을 했단다. 사자는 토끼를 사냥하면 가장 맛있는 살코기 부분을 소에게 갖다 바쳤다. 그러나 소는 사자의 성의에도 불구하고 토끼 고기를 입에 대지도 않았다. 한편 소는 가장 부드러운 풀을 뜯어다가 사자에게 바쳤다고 한다. 소도 그 풀을 먹지 않았다. 이런 일이 반복되었다. 마침내 사자와 소는 서로 상대방을 서운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먹고 싶은 것을 참고 가장 좋은 고기 또는 풀을 갖다 주었는데 성의를 무시해도 정도가 있지 어쩌면 입에 대보지도 않는가 하는 마음이 들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면서 사자와 소는 결국 이혼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부부간에 있어서도 남편과 아내는 각자 자기 나름대로는 상대방에게 최선을 다 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상대방의 입장에서 보면 그 최선이라는 것이 사자에게 있어서 부드러운 풀, 소에게 있어서 연한 토끼 고기처럼 아무 의미가 없는 것에 불과할 수도 있는 것이다. 자기 나름대로 최선을 다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상대방에게 서운한 감정을 갖기 쉽다.

서운한 감정이 반복되다 보면 부부간에 갈등은 심각해 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부부는, 특히 신혼 부부는 내가 상대방에게 베푸는 최선이 상대방의 입장에서도 최선인지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결혼을 앞 둔 예비 신랑 신부들은 물론 세상의 모든 부부들이 명심할만한 좋을 말씀이 아닌가 한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이와 같은 “내 나름대로의 최선을 다하고 상대방에게 서운해하기”는 부부 사이에서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 관계에서 일어나고 있다. 우리는 너나 할 것 없이 자기 중심적인 생각을 하면서 살고 있다. 그러므로 나도 당연히 다른 사람들의 자기 중심적인 사고와 부딪히게 되어 있다. 어쩌면 이러한 사고 (思考)의 충돌 속에서 용케도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신기하기도 한다. 기독교에서는 “내 인생은 나의 것” 이라는 표현을 싫어한다.

그런 자기 중심적인 사고 방식이야말로 인간 스스로를 교만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내 인생은 너의 것” 이라고 할 수도 없을 것이다. 사람이 어찌 그렇게까지 훌륭해질 수 있겠는가? 기독교에서는 “내 인생은 하나님의 것” 이라고 믿는다. 내 인생이 내 생각, 내 능력대로만 전개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 믿음의 작은 증거이다. 부부 사이에 하나님을 모셔 하나님 중심적인 사고를 하면, 마치 사자와 소 같던 자기 중심적인 사고방식을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그리 되면 결혼생활의 파탄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을 믿어야 할 또 하나의 이유가 여기에 있는 듯 하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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