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 연휴에 살펴봐야 할 약 이야기

정재훈 약사

편집부

기사입력 2021-09-17 09:06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정재훈 약사▲ 정재훈 약사
명절 연휴에는 가정상비약에 관한 관심이 커진다. 하지만 상비약보다 중요한 약이 하나 있다. 바로 만성질환 약이다. 고혈압, 당뇨, 우울증 같은 질환으로 약을 복용 중인 사람이 평소 복용하던 약을 갑작스럽게 중단하게 되면 증상이 악화되거나 금단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남은 약의 수량이 연휴 기간 내내 충분한지 미리 살펴봐야 한다. 평소 약을 잘 복용해온 만성질환자의 경우 연휴 때 갑자기 약이 떨어지면 단골약국에서 부족한 약을 받을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하다.
      
연휴 기간 중 장시간 자동차나 배를 타고 여행해야 한다면 멀미약을 챙겨두는 게 좋다. 멀미로 인한 오심 및 구토, 어지럼증을 예방에는 항히스타민제가 주로 쓰인다. 멀미약의 가장 흔한 부작용은 졸음이다. 먹는 약이 귀 뒤에 붙이는 약보다 안전하다. 귀 뒤에 붙이는 패치형 멀미약은 어린이에게 부작용을 유발할 위험이 크다. 일시적이긴 하지만 심각한 부작용으로 방향감각 상실, 기억력 손상, 불안, 환각, 착란 등이 나타난다. 자동차나 배를 타기 30~60분 전에 미리 항히스타민제 멀미약을 복용하는 게 좋다. 여행 시간이 길 때는 차를 탄 상태에서 4~5시간 지나 한 번 더 복용해야 할 수도 있다.

아직 낮 기온이 높다. 연휴 기간에도 식중독을 조심해야 한다. 음식은 충분히 가열 조리하고 냉장 보관해야 한다. 복통, 설사 증상이 심하게 나타날 때는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 가벼운 설사만 있고 배가 심하게 아프거나 열이 나지 않을 때는 로페라미드 성분의 알약 지사제나 디옥타헤드랄스멕타이트 성분의 물약 지사제를 사용할 수 있다. 설사가 멈춘 뒤에는 복용을 중단해야 변비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

두통이나 가벼운 열이 날 때를 대비해서 해열진통제(아세트아미노펜) 또는 소염진통제(이부프로펜)를 준비해야 한다. 가끔 소염진통제는 해열이 안 되는 걸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지 않다. 소염진통제도 해열에 효과가 있다. 약효를 놓고 보면 보통 소염진통제가 일반 해열진통제보다 조금 낫지만, 소염진통제는 빈속에 복용하면 속쓰림, 위장 장애와 같은 부작용이 있으므로 반드시 식후 복용해야 한다. 백신 맞은 뒤 통증에도 둘 다 복용이 가능하다.

연휴 기간 중 과도한 음주를 하고 나서 머리가 아프다고 진통제를 찾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과음 뒤에는 가급적 두통약 복용을 피하는 게 좋다.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진통제는 음주 뒤 간독성이 커진다. 음주 뒤 이부프로펜 같은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면 숙취 증상 완화에 약간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위장관 출혈과 같은 부작용 위험이 크다. 과음, 과식으로 속이 쓰릴 때는 제산제 또는 위산분비억제약을 복용한다. 제산제는 빈속보다 식후에 복용하는 게 효과가 2~3시간 정도로 더 오래간다. 파모티딘 성분의 알약 위장약은 제산제보다 약효가 오래가므로 1~2정을 하루 한 번 복용하면 된다.

가벼운 상처를 입었을 때는 깨끗한 물 또는 식염수로 씻고 지혈한 뒤에 습윤 드레싱을 붙여준다. 상처가 세균에 오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항생제 크림이나 연고를 바를 수 있다. 상처가 깊거나 지혈이 안 될 때, 사람이나 동물에게 물려서 상처가 났을 때는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

가을철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항히스타민제도 미리 준비해두어야 한다. 항히스타민제에 따라 졸음 유발 정도에 차이가 있다. 감기약은 대부분 졸린다. 알레르기약의 경우 세티리진 성분은 간혹 졸리고 로라타딘 성분은 덜 졸리지만, 약효가 만족스럽지 못할 때가 많다. 펙소페나딘 성분은 졸음을 유발하지 않는다. 이들 항히스타민제는 아나필락시스와 같은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때는 환자를 얼른 응급실에 이송해야 한다. 알레르기 증상으로 눈이 가려워서 안약을 쓸 때는 안약을 넣고 눈을 1~2분 감고 있는 게 좋다. 개봉한 후 1달이 지난 안약은 세균 오염 위험이 있으므로 폐기해야 한다. 연휴 때 밤에 쓰려고 보면 하필 약의 사용기한이 지난 경우도 생기기 마련이다. 연휴 전에 내가 가지고 있는 상비약이 사용기한 이내인지 미리 확인하는 게 좋다. 

끝으로, 미처 준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약이 필요한 상황이 와도 당황하지 말자. 휴일지킴이 약국을 검색하면 휴일에도 운영 중인 약국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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