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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Prologue !
편집부
입력 2022-08-12 10:09 수정 최종수정 2022-08-12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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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과 도서관
 
책 읽는 사람은 점점 줄어든다지만 우리 주변에는 도서관이 꽤 많다. '작은도서관', '책쉼터', '북카페' 등의 이름으로 여름 한낮의 더위를 피해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게 꾸며진 곳들이다. 조용하고 시원하고 사색에 잠기거나 음악을 듣거나 마음의 양식을 듬뿍 흡입할 수도 있는 곳, 여름 휴양지로 도서관만한 곳이 또 있을까. 8월엔 보다 한가로이 우리 전통 음악과 함께할 수 있는 장소로 도서관을 소개해본다.
 
서울 종로구 지도를 들여다보다 보면 대한민국 역사 문화 중심지는 단연 종로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최근 개방한 청와대부터 종묘와 경복궁, 창덕궁 그리고 대한민국역사박물관과 서울역사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과 국립고궁박물관까지 모두 종로구에 있다. 국립현대미술관과 서울공예박물관, 아트선재센터와 대림미술관, 박노수․김환기․고희동 화백의 이름을 내건 미술관들을 비롯해 우리소리박물관과 돈화문국악당이 위치한 국악로, 소극장들이 즐비한 대학로가 있는 곳도 종로다.

2010년부터 종로구는 이러한 지역적 특색을 반영해 각 분야를 특화한 구립도서관들을 설립해왔다. 생태와 역사, 영어, 전통문화 등등에 중점을 두고 만들어진 종로구 도서관 중 2017년에 열일곱 번째로 개관한 곳이 ‘우리소리도서관’이다. 우리소리도서관이 들어선 자리는 종로구가 지정한 명예도로 ‘국악로’ 부근이다. 국악로 주변은 예로부터 내로라하는 명인․명창들의 자택과 국악 관련 기관 등이 밀집해 있던 동네다.

우리소리도서관은 국악 전문 도서관을 표방하고 있는 만큼 국악 관련 책들을 열람할 수 있는 열람실 외에도 CD, LP, DVD 등 풍부한 비도서 자료들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공간들이 마련되어 있다. 국악누리방, 소리사랑방 등 다목적실과 옥상의 야외 공연장에서 진행하는 교육 프로그램과 공연을 기획하기도 한다. 8~9월에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겨레소리, 어디까지 배워봤니?’라는 제목의 서도 소리 강좌와 공연이 준비되어 있다. ‘서도’는 황해도와 평안도를 두루 이르는 말로, 8월에 열리는 교육 프로그램에서는 평안도 배뱅이굿 예능보유자인 박정욱 명창이 강사로 나서 재담․잡가․입창․민요 등 서도의 다양한 노래를 익혀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어 9월에는 8월에 배운 서도 소리를 명창들의 소리로 들어보는 공연 <평양날탕패, 서울에 배뱅이를 전하다>도 개최할 예정이다.

다채로운 국악 체험 프로그램들(출처: 종로문화재단 누리집) 
 
이밖에 국악 자료를 다량 보유한 공간으로, 서초구 국립국악원의 국악박물관 3층에 자리한 ‘공간 이음’과 지난해 개관한 경기도 평택 한국근현대음악관 2층의 ‘한국근현대음악도서관’ 등을 꼽을 수 있다. 두 곳 모두 도서관과 박물관, 아카이브의 기능을 통합한 ‘라키비움’을 지향하는 공간이다. 국립국악원 소장 자료를 찾아볼 수 있는 공간 이음 안쪽에는 북한음악자료실이 있다. 다른 곳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북한의 전통 음악 자료들을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비치해두고 있다. 한국근현대음악도서관에는 평택에서 태어난 해금과 피리 명인 지영희 선생의 기증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음악관 1층의 지영희국악관에서 민속악 명인의 기증 자료를 만나볼 수 있다. 국악 자료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음악을 보다 다채롭게 만나볼 수 있는 곳으로는 의정부 음악도서관이 있다. 음악 제작 스튜디오와 공연이 열리는 오픈스테이지, 음악 감상 공간인 오디오룸, 뮤직홀 등이 갖추어져 있고, 비도서 자료로 CD, LP, DVD, 악보 등도 이용할 수 있다.
 
열대야로 잠 못 드는 여름밤이 당분간 계속될 테다. 전자책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지만, 종이 책이 꿀잠을 부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한다. 국악 공연장에 숙면을 취하는 관객이 많은 것을 보면, 국악 역시 우리의 심신을 안정적이고 편안한 상태로 만드는 데 일조하는 것이 틀림없다. 또 우리 전통 음악은 책을 읽는데 방해가 되지 않는, 훌륭한 배경 음악이 되어주기도 한다. 이래저래 가쁜 일 많은 여름이다. 국악 그리고 책과 함께 잠시나마 숨을 고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기를 바라본다.

<필자소개>
김보람 씨는 동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와 영상대학원 문화콘텐츠학과를 졸업했으며, 국립국악원에서 소식지 국악누리 제작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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