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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민의 공연예술 글로벌 Now !
편집부
입력 2021-12-03 17:59 수정 최종수정 2021-12-06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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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요마 연주장면> 
2021년 3월, 특별한 연주가 유튜브에 공개되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소도시의 지역 대학에 설치된 코로나 진료소. 진료소의 구석에 자리잡은 중년의 남자가 조용히 첼로를 꺼내 연주를 시작했다. 널찍이 떨어져 앉아 접종 순서를 기다리던 사람들이 하나 둘 의아한 눈길로 그를 바라보기 시작했고 이내 첼로의 선율이 진료소 전체를 따스하게 감싸 안았다. 바흐의 무반주 모음곡과 아베마리아가 울려퍼지는 동안 사람들은 그의 연주에 가만히 귀 기울였고 연주가 끝남과 동시에 박수갈채가 터져나왔다. 검은 헌팅캡과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구석에서 15분의 연주만으로 진료소를 근사한 콘서트장으로 변신시킨 사람은 과연 누구였을까. 그는 바로 첼로의 거장 요요마. 조회수 28만을 기록한 그의 영상은 진료소를 넘어 코로나로 인해 몸과 마음이 지친 전 세계 사람들을 위로해 주고 있다.
 
요요마는 한국과도 깊은 인연이 있는 첼리스트로 1955년 프랑스에서 출생해 미국에서 교육 받은 중국계 미국인이다. 하버드 대학교에서 인류학을 전공해 인문학 학사 학위를 받은 음악가로서는 제법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18번의 그래미 수상과 자신의 이름을 딴 앨범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첼리스트로도 알려진 요요마의 앨범을 살펴보면 일반적인 협주곡•실내악곡•독주곡 레퍼토리 뿐만 아니라 초연곡도 상당수이며 다양한 장르와의 협업도 심심챦게 찾아볼 수 있다. 
 
그의 음악적 탐구심은 클래식계와 대중음악, 민속음악을 자유자재로 넘나들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요요마와 실크로드 앙상블의 활동을 들 수 있다. 전 세계 약20개국에서 모인 음악가들로 구성된 이 앙상블은 클래식, 비(非)클래식, 민속음악 등을 접목시키는 데 주저함이 없다. 
 
그는 음악의 장르적 융합에 대한 높은 관심 뿐만 아니라 사회의 의미있는 행보에 적극적으로 음악을 활용하는 인물로도 알려져있다. 앞서 언급한 코로나 진료소의 연주 역시 “음악인으로서 더 나은 세상을 꿈꾸고 만들 수 있도록 돕는다”는 그의 신조를 옆볼 수 있는 사례이다.
  
그의 인간적인 행보는 이전에도 한 차례 크게 주목받은 바 있다. 2018년부터 2년간 진행된 바흐 프로젝트에서 그는 “Culture Connect Us"라는 슬로건으로 6개 대륙에서 36번의 바흐 무반주 곡을 연주했다. 그는 전 바흐의 음악에 전 세계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음에 주목했고 이 프로젝트를 통해 음악이 문화를 어떻게 연결하며 더 나은 미래에 도움이 되는지 보여주고자 했다.
 
시작에 앞서 요요마는 “우리는 모두 문화적 존재입니다. 문화가 어떻게 우리를 연결하고 더 나은 미래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알아봅시다.”라고 전했으며 칠레에서는 유럽남방 천문대를 방문해 우주와 지구의 연결을 의미하는 연주를, 레바논에서는 최악의 전투를 경험한 도시에서 표현의 자유라는 주제로 연주를 진행했다. 또, 2019년 9월에는 한국 비무장지대를 찾아 의미있는 시간을 함께 했다. 대성동 초등학교에서는 리기태 민속연 명장과 함께 어린이들과 미래의 소원을 담은 공연을 꾸미고, 도리산역에서는 정부 관계자, 이산가족, 탈북자, DMZ  주민 등이 참석해 남한과 북한을 음악으로 있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방한기간중 DMZ를 방문한 요요마>
 
그는 바흐의 음악에는 분열된 세상을 구원하는 힘이 있다고 믿고 공연 구성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더 많은 사람들이 바흐를 즐길 수 있도록 실내 공연장이 아닌 야외 공연장을 선택했고, 연미복이 아닌 야구모자와 와이셔츠만으로 무대에 등장하기도 했다. 음악을 매개체로 사회 이슈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노력 역시 마다하지 않았다. “행동의 날(Days of Actions)"로 이름 붙인 특별한 행사에서는 지역 사회의 이슈를 프로젝트의 화제로 삼아 각 나라와 지역의 상황에 따라 교육ㆍ기술ㆍ정치ㆍ환경 등 다양한 사회 문제를 음악과 연결해 교류하는 장을 열었다. 
  
이처럼 그는 자신의 음악적 행보를 통해 지속적으로 음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소신을 드러내 왔다. 2019년 미국이 멕시코 접경에 장벽을 건설할 당시에도 “문화는 벽이 아니라 다리를 만드는 것”이라며 건설 현장에서 연주를 했고, 코로나 진료소 연주 이후 이어진 조선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도 음악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서든 연주해야 한다는 것이 자신의 생각이라며 “음악인이라는 내 직업이 지닌 사회적 책무는 과학자와 화가, 작가와 결코 다르지 않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고 만들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요요마 역시 뛰어난 클래식 연주자, 첼리스트 중 하나로 그쳤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음악을 통해 사회통합의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전했고 대중들에게 분명한 울림으로 닿았다. 실크로드 앙상블을 통해 그는 음악 간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하모니를 만들어냈고, 바흐로 분열된 사회에 분명한 공감대를 형성했으며, 코로나 사태로 지쳐가는 사회에 따뜻한 위로를 전했다. 그리고 이 모든 행보의 저변에는 그의 뛰어난 공감 능력이 있었다. 사회에 대한 공감, 아픔을 감응하는 능력, 자신의 능력을 십분 활용해 사회의 주요 문제들에 많은 사람의 관심을 유도했다. 그리고 사회는 그의 음악에,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우리는 그를 통해 예술이 사회의 중요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음을 배운다. 그리고 사회의 건강한 움직임을 위한 목소리는 공감능력을 통해 더 멀리 퍼져나갈 수 있음을 배운다. 
 
코로나 펜데믹 동안에는 'Songs of Comfort and Hope'라는 주제로 관객들을 다시 찾아왔다. 이 프로젝트는 코로나로 지친 사람들에게 첼로로 부르는 위안과 희망의 노래이다. 그는 팬데믹이 사람들 간의 교감을 빼앗아 갔지만 음악은  마치 실제로 우리를 만져주고 편안한 마음을 갖도록 한다고 했다. 그가 또 한번 음악으로 어떻게 우리를 어루만져 줄지 기대가 된다.

<필자소개>
박선민씨는 한국예술종합학교(예술경영)와 홍콩과학기술대학(MBA)을 졸업한 후 미국 뉴욕필하모닉 기획팀 및 싱가포르 IMG Artists에서 근무한 바 있다. 현재는 선아트 매니지먼트 대표를 맡고 있으며 한양대학교에서 예술경영을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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