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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리엘 김의 모멘텀 클래식

예상치 못한 아기상어의 급습

편집부

기사입력 2021-11-26 10:47     최종수정 2021-11-29 10:04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존 케이지 (John Cage). 출처: Smithsonian Magazin

알레아토릭(Aleatorik)에 대하여

미국 오클라호마주의 전직 교도관들이 민사 소송을 당했다. 수감자들에게 수갑을 채운 채 '아기 상어'를 몇 시간동안반복 재생해서 정신적 고문을 가했다는 이유에서. 어쩌다가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있는 한국의 깜찍한 인기 동요 ' 아기 상어'가  그들에게 '고문'으로 인식되었을까.  아무리 좋은 노래도 무한반복하면 넌더리가 날 수 있다는 방증이 아닐까.

클래식은 매년 레퍼토리가 거의 비슷한데 같은 작품만 연주하면 실증이 안나냐는 최근 만난 클래식 문외한 친구의 질문에 클래식의 정의를 장황하게 설명하다가 떠오른 장르 ' 알레아토릭(Aleatorik) 음악'. 알레아토릭은 예술작품에 우연성을 도입한 것으로 그 어원은 라틴어로 주사위를 뜻하는 alea이다. 20세기 중반 이성을 음악에 철저히 반영한 음열주의에 대한 안티테제로 몇몇 작곡가들이 일정한 틀안에서 연주자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며 작품에 우연성이라는 여지를 허락했다.악보에는 음정, 강약,음가등이 명확하게 주어져있지 않으며 주어진 틀 안에서 연주자가 악구를 자유롭게 연주할 수있다. 그 결과 디테일 속에 매번 다른 예술적 결과물이 도출된다.

알레아토릭은 20세기 음악의 산물은 아니다. 18세기 주사위를 던져 우연성에 기댄 작곡기법이 게임처럼 성행한 적이 있다. 모짜르트의 음악적 주사위 놀이로 알려진 K.516f는 주어진 176개의 악절을 바탕으로 주사위를 던져 서로 조합하는 형식의 알레아토릭이다.

                     알레아토릭 기보의 예  출처: https://forums.steinberg.net

20세기의 알레아토릭은 이보다 진지한 기법으로 사용되었다. 그 중심에 서있는 미국의 작곡가 존 케이지를 빼놓을 수 없다.그는 엄격히 체계화된 음열주의(Serialismus)에 회의를 느끼고 음악에 우연성을 도입하였다. 중국의 역경(易經, I Ching)을 작곡원리에 대거 활용할 정도로 동양사상에 심취해있던 그는 서양식 필연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의 이치를 담은 동양철학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가변적인 '우연성'을 도입하였다
 
'Music of  Changes for Piano'는 1951년 작곡된 곡으로 그의 대표작이다. 전체적인 형식은 정해놓고 음고, 음가와같은 음악적 요소들이 주역의 8괘와 세개의 동전을 던져서 발생하는 경우의 수로 정해지는 것이다.
 
Credo in us라는 작품은 피아니스트, 타악기주자외에 기존의 클래식 음악,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들을 무작위적으로 선별하여 틀어주는 사람이 더해진다.임의로 고를 수 있는 클래식 음악과 더불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들, 예를 들어 라디오 토크쇼, 광고등  모두 음악적 재료로 쓰일 수 있다. 이는 그때 그때 쓰이는 음악적 재료와 조합이 달라지면서 듣는이로 하여금 예측불가능한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연주자에게는 재량권을, 듣는 이는 매번 참신함을 경험하는 것이다.존 케이지 외에도 슈톡하우젠, 루토스와프스키, 펠트만등 적지 않은 작곡가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알레아토릭을 풀어냈다.

알레아토릭이라는 개념의 대중화에 기여한 작곡가 피에르 불레즈가 알레아토릭을 활용한 자신의 작품에 대해" 작품의 진행이 한 방향이 아니라 여러 방향으로 흘러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같은 듯 다른 듯, 색다른 참신함을 선사하는 알레아토릭. 클래식의 비밀병기다.

사실 케이지의 작품이 예기치 않은 흥미를 유발한다는 점에서는 매력적이지만 그의 '소리예술'이 일반 대중들이 듣기에는 익숙치 않을 수 있다. 폴란드를 대표하는 비톨트 루토스와프스키(Witold Lutosławski )의 작품속에는 클래식의 전통적인 사운드 속에 알레아토릭이 적절히 녹아있다. 체인(Chain)은 그의 대표작으로 음악적 요소들이 서로 포개지며 흐름을 이어가는 작품이다. 어느정도 콘트롤된 형식속에 연주자들이 임의로 연주를 변주해낸다. 들을 수록 내면에 새로움이 꿈틀거리는 음악이다.

Yutube Link:  비톨트 루토스와프스키 'Chain(체인)'
https://www.youtube.com/watch?v=yB5zNed3HGI



<필자소개> 
아드리엘 김은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에서 지휘와 바이올린을 전공, 졸업(석사)했으며 도이치 방송 교향악단 부지휘자와 디토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를 역임한바 있다, 현재는 지휘자, 작곡가, 문화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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