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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Prologue !

시조와 가사

편집부

기사입력 2021-11-19 10:19     최종수정 2021-11-19 10:29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국악과 대중음악의 크로스오버 경연 프로그램인 ‘풍류대장’에는 다양한 전통 성악 장르의 소리꾼들이 등장한다. 그중에서도 평소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만나기 어려웠던 ‘정가正歌’를 부르는 이들이 등장해 이목을 끌고 있다. 정가는 가곡(歌曲)과 가사(歌詞), 시조(時調)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국악 프롤로그에서는 이전에 가곡 태평가를 소개한 바 있다.

시조를 노랫말로 하는 시조

우리나라 고유의 정형시를 일컫는 ‘시조’는, 시조를 노랫말 삼아 부르는 ‘노래’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국어사전에는 문학과 음악에서 쓰이는 시조의 뜻풀이가 각각 등재되어 있는데, 음악으로서의 시조는 ‘조선 시대에 확립된 3장 형식의 정형시에 반주 없이 일정한 가락을 붙여 부르는 노래’라 기술하고 있다. 
시조에 곡조를 붙여 부르는 노래로는 시조 외에도 가곡이 있다. 가곡 ‘우조 초수대엽’과 시조 ‘동창이~’는 제목과 곡조는 달라도 같은 노랫말을 쓴다.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소 치는 아희 놈은 상기 아니 일었느냐
재 너머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나니

조선 후기 남구만의 시조는, 가곡과 시조를 비교하는 예로 음악 교과서에도 실려 있다. 관현악 반주에 맞춰 전문 가객들이 주로 부른 가곡에 비해 시조는 선율이 단순하고 반주 없이도 부르는, 대중적인 성악곡이었다. 최근에는 시조도 전문 가객들이 부르고 반주 악기도 다채로워졌지만, 가곡 한 곡을 부르는 데 10분 가까이 걸린다면 시조는 5분이 채 되지 않는다. 이러한 시조의 특성은 여러 지역으로의 보급을 용이하게 했고, 곳곳으로 퍼져나간 시조는 서울․경기 지방의 경제(京制)를 비롯해 충청도의 내포제(內浦制), 전라도의 완제(完制), 경상도의 영제(嶺制) 등으로 지역적 특성을 지니게 되었다.

가사(歌辭)를 노랫말로 하는 가사(歌詞)

가사(歌辭)는 고려 말 혹은 조선 초에 나타난 것으로 보는 문학 작품의 한 갈래다. 정극인의 ‘상춘곡’, 정철의 ‘관동별곡’ 등이 교과서에 실린 가사 문학 작품들이다. 길이의 제한은 없으나 음보율을 살려 쓴 경우가 많아 운문과 산문의 중간 형태로 보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형식적인 제약이 적고 내용적 측면에서도 다채롭다. 옛 문헌에는 가사(歌辭)와 가사(歌詞) 등을 혼용해 썼으나 현재는 문학 작품인 가사와 성악곡 가사를 구분해 한자를 달리 쓴다. 

이런 가사체의 사설(노랫말)에 곡을 붙여 부르는 노래를 ‘가사(歌詞)’라고 한다. 백구사, 죽지사, 어부사, 황계사, 춘면곡, 상사별곡, 길군악, 권주가, 수양산가, 처사가, 양양가, 매화타령 등 총 12곡이 전해진다. 초장․중장․종장으로 그 틀이 정해져 있어서 같은 가락에 여러 사설을 얹어 부를 수 있는 시조나 가곡과 달리, 가사의 노랫말은 길이가 제각각이고 길며 음악적 구성 또한 다양하다. 

대부분 작자 미상이나 ‘어부사’의 경우는 전해오던 시가를 개작해 자신의 문집에 수록한 농암 이현보를 작자로 보는 견해가 많다. 5박자 또는 6박자를 한 주기로 하는 장단을 쓰는데 ‘권주가’는 정해진 장단 없이 자유로운 장단의 반주에 맞춰 부른다. ‘죽지사’와 ‘길군악’에는 ‘노나 너니나루 노나니루 너니루너~’, ‘어히요 이히요 이히요 이히야~’ 등 구음과 같은 입타령 부분이 들어 있다. 
한편 국가무형문화재 제41호인 가사는 지난 2016년, 전승과 보급이 시급한 국가긴급보호무형문화재로 지정되기도 하였다.

     시조 '청산리 벽계수야'를 모티브로 한 창작 시조 '쉬어간들' (여창 박진희)  ⓒ국립국악원

판소리와 민요, 민요 중에도 경기․남도․서도 등으로 장르와 지역에 따라 소리꾼이 나뉘어 있는 민속 성악과 달리 가곡과 가사, 시조는 모두 정가 가객들이 부른다. 국악 장르 중에서도 덜 대중적이고 가창자 수도 적다. 하지만 꾸준히 자신의 영역을 만들어가는 이들이 적지 않다. 오래전부터 다른 분야와의 협업을 활발히 해온 강권순 명인을 비롯해, 영화 음악으로 이름을 알린 정가 앙상블 소울지기, 공연뿐 아니라 방송에서도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하윤주 등이 모두 정가를 노래하는 이들이다. 

최근 아쟁 연주자 진민진은 「아쟁, 정가와 마주 닿다」라는 제목의 음반을 내기도 했다. 원래 정가 반주 악기에 편성되지 않는 아쟁으로 반주 음악을 편곡해 박진희의 노래에 버무렸다. 이러한 시도들이 꾸준히 이어져 이제껏 알지 못했던 우리 노래 정가의 풍류와 멋을 더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필자소개>
김보람 씨는 동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와 영상대학원 문화콘텐츠학과를 졸업했으며, 국립국악원에서 소식지 국악누리 제작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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