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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리엘 김의 모멘텀 클래식

진저브레드의 힘

편집부

기사입력 2021-09-10 06:57     최종수정 2021-09-10 11:33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바이올린 여제 안네 소피 무터의 끈질긴 구애

음반작업중인 존 윌리엄스와 안네 소피 무터▲ 음반작업중인 존 윌리엄스와 안네 소피 무터

세계 최고의 바이올린 여제라 불리는 안네 소피 무터(Anne Sophie Mutter). 그녀가 처음에 영화음악의 거장 존 윌리엄스로부터 들은 대답은 "노(no)"였다. 탱글우드 페스티벌에서 존 윌리엄스를 만난 무터는 단 몇 마디라도 자신을 위해 작곡해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존 윌리엄스는 바쁘다는 핑계로 거절하고 자신은 곧 잊어버렸다고 한다.

하지만 어린시절 영화 <스타워즈>를 접한 이후부터 존 윌리엄스의 팬이었던 무터는 그와의 만남 이후 그를 설득하기 시작한다. 그녀는 한 인터뷰에서 "크리스마스에 존 윌리엄스에게 독일식 진저브레드를 보내줬는데 그게 통했던 것 같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는데 진저브레드 덕분인지 그녀의 끈질긴 구애는 점차 결실을 맺기 시작한다. 존 윌리엄스는 그녀를 위해 "Markings"라는 곡을 헌정했으며 2017년 탱글우드 페스티벌에서 보스톤 심포니의 연주로 초연되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이 공연은 끝이 아닌  멋진 서막이었다. 그 이후가 무터가 스타워즈 시리즈의 테마들을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형식으로 편곡해달라고 그에게 의뢰한 것이다. 이에  존 윌리엄스는 화답했다. 결국 그들의 협업으로 스타워즈 시리즈에  등장하는 러브테마 Across the stars, 레아 공주의 테마를 비롯해서 해리 포터, 사브리나등 주옥과같은 영화음악으로 엮어만든 음반이 도이치 그라모폰을 통해 발매되었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뿐만아니라 2020년 존 윌리엄스의 지휘아래 빈 필이 연주하고 무터가 협연자로 참가한 실황 음반  는 그 해 오케스트라 음반부문 베스트 셀러에 등극하며 대성공을 거두었다.

무터의 끈질긴 구애 끝에 성사된 두 거장의 협업. 정통 클래식의 정점에 선 무터가 존 윌리엄스와 함께한 공연뿐 아니라 음반 또한 성공시키며 그녀의 꿈을 이뤘다는 사실도 의미가 있지만 존 윌리엄스도 큰 수혜자임엔 틀림없다.

안네 소피 무터는 1963년생으로 13세의 나이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에게 전격 발탁되어 베를린 필과 데뷔한 클래식 무대의 정점에서 단 한번도 내려온 적이 없는 바이올리니스트이다. 그녀는 바로크, 고전으로부터 현대음악에 이르기까지 레퍼토리에있어 폭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한다. 예를 들어 클래식 아티스트로는 이례적으로 네 번의 그래미상을 수상했는데 베토벤 소나타를 비롯한 고전음악 뿐 아니라 림, 펜데레츠키와 같은 현대음악 작곡가들을 망라한다. 그 밖에도 폴라 뮤직상, 독일 레코드상등 수많은 상을 휩쓸었고 흥행에 성공한 베스트셀러 음반도 수두룩하다. 

클래식의 대표적인 아이콘 무터가 상업영화 작곡가로써의 이미지가 짙은 존 윌리엄스에게 손을 내밀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바로 존 윌리엄스가 클래식에서 존재감있는 작곡가로써의 빠른 안착이 가능했다는 사실이다. 무터는 한 인터뷰에서 "존 윌리엄스의 음악이 21세기의 현대음악이다"라고 했는데 영화음악 작곡가라는 국한된 이미지를 불식시키는데 앞장선 인물이 무터였던 것이다. 일각에서는 그가 현재 클래식에서 주목받는 이유를 클래식 연주자들과의 긴밀한 작업과 더불어 현대음악도 꾸준히 선보였던 말년의 존 윌리엄스를 위한 예우로 규정짓기도 하는데 어불성설이다. 

2019년 존 윌리엄스가 최고인기 현대음악 작곡가 아르보 패르트를 제치고 가장 많이 연주되는 현대음악 작곡가에 등극했다는 사실. 2019년은 존 윌리엄스와 무터의 음반 'Across the stars'가 출시된 해이기도 하다.  무터는 거절하기 힘든 여자라는 존 윌리엄스의 너스레처럼 클래식의 중심에 선 무터의 부탁이었기에 가능했던 또 하나의 단비같은 희소식. 음반의 성공에 이어 탄력을 받은 그들의 협업이 지난 7월 탱글우드 페스티벌에서 초연된 바이올린 콘체르토 2번의 탄생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이다. 

현대음악 범주에 포함된 이 작품을 통해 존 윌리엄스는 클래식 작곡가로써의 면모를 클래식계에 더욱 각인 시켰다. 최근 탱글우드에서 존 윌리엄스의 지휘아래 초연된 이 작품은 영화음악적 요소와 현대음악의 어우러짐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호평을 받으며 고착화된 클래식 레퍼토리에 참신한 작품으로 기대감이 높다.진저브레드로 존 윌리엄스를 꼬셨던? 무터가 아니었으면 가능한 일이었을까?

음반으로 출시되며 베스트 셀러를 기록한 빈필과의 공연의 매진사례에 이어 2021년 10월 예정된 베를린 필과의 공연 또한 한시간안에 매진시키며 존 윌리엄스는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제 그는 세계 최고반열의 오케스트라들을 섭렵하며 클래식 팬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것이다.

클래식을 대표하는 바이올리니스트와 영화음악의 거장의 만남이 이벤트성 이슈몰이로 끝난게 아니라 의미있는 결실로 이어졌다는 사실은 매우 고무적이다. 무터도 윈(win), 존 윌리엄스도 윈, 결국 음악을 향유하는 우리가 윈이다. 진저브레드가 그토록 매력적인 맛이었을까.

무터가 연주한 해리포터의 '헤드위그의 테마'는 원곡과 또다른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무터는 단순한 편곡이아닌 "바이올린을 위해 재탄생된 작품"이라고 표현했는데 적절한 표현이다. 바이올린이 연주하는 테마는 매력적인 사운드를 자아내며 바이올린 특유의 테크니컬한 묘미를 십분 살린 협주곡으로 손색이없다.   무반주 독주 부분은 카덴짜형식으로 현대적인 음악어법의 매혹적인 해리포터 판타지를 그려낸다. 영화 테마를  다채롭게 변주해내는 존 윌리엄스의 마법이 놀랍다.

유튜브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qsCZP3wdF4w



<필자소개> 
아드리엘 김은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에서 지휘와 바이올린을 전공, 졸업(석사)했으며 도이치 방송 교향악단 부지휘자와 디토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를 역임한바 있다, 현재는 지휘자, 작곡가, 문화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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