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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석 교수의 약업혁신
<68> 약국의 미래: 약학정보원 기능의 고도화
편집부
입력 2022-09-14 09:23 수정 최종수정 2022-09-14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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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약국의 미래: 약학정보원 기능의 고도화

원격진료, 전자처방전, 약배송, 커뮤니티 케어 등에 대한 정부의 입법화 시간표와 실시 예정일이공개되는 가운데 약업계는 어느때보다 미래지향적, 실질적 대응전략을 수립하고 실천하는 행동력의 확충이 시급하다. 하지만 약업계가 진정한 개정개혁을 추진하려면 8만 약사의 의견을 대표하는 대한약사회의 리더십과 정무, 행정 기능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대한약사회 산하에는 약사공론, 의약품정책연구소, 약학정보원, 약사교육연수원 등의 주요 기관이 맡은 소임을 열심히 진행을 하지만, 찬찬히 내부를 살펴보면,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역할보다는 현실적 이슈사항을 지원하는 기능에 더 치중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미래 약사직능의 고도화와 약국의 디지털화된 플랫폼을 동시에 기획, 제공할 수 있는 인프라는 ‘약학정보원’이 적격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약업계로 하루가 멀다 하고 급격히 밀어닥치는 디지털 변환 요구에 보건사회적, 기술경제적, 법제적 측면에서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약학정보원의 개혁과 역량강화가 시급하다(그림1).
그림1. 국내 공익법인 현황 및 사업유형별 현황(단위: 원, %) 출처: 한국가이드스타

약학정보원의 역할
약학정보원(이하 약정원)은 재단법인(공익법인)으로서 국내생산 및 수입 의약품 정보 DB를 만들어 약학 및 보건의료제도의 발전과 국민건강증진에 기여하였고, 정부기관, 대형병원, 스타트업, 일반 국민이 의약품 정보를 활용하도록 도와주고 있다.

픽토그램 복약정보를 비롯하여 성분정보, KPIC 약효분류정보 등을 제공하며 약국에 무상제공 중인 약국경영관리프로그램(Pharm IT 3000 및 PM+20)을 개발, 유지하기도 한다. 또한 대한약사회의 사이버교육시스템 및 회원, 면허 신고사이트를 개발, 운영함으로써 팬데믹 상황에서도 회원의 학습 욕구를 충족시켰고 민원처리의 편리성까지 갖추었다.

특히 약국경영프로그램은 의약분업의 시작과 더불어 회원의 처방조제, 보험청구, 복약정보, 판매 등을 지원하는 약국경영의 동반자로서 전국적으로 1만여 약국에서 사용하고 있다. 또한 임상현장에서 접하는 부작용 사례를 보고하는 편의기능까지 탑재함으로써 약사가 의약품과 환자의 안전을 책임지도록 지원에 힘쓰고 있다.

약학정보원의 취약점
약사 사회에 지금은 약사의 일상 업무에 필수불가결한 기능을 제공, 유지관리하는 약정원도 그 기능을 보다 원활히 하면서 더 확대하려면 몇 가지 개선할 사항이 있다. 

첫째, 약정원은 약사회 산하 기구이므로 독립성과 자율성이 부족하다. 특히 약사회의 정치적, 정무적 관여가 상존하는데 특히 전국의 크고 작은 약사회들의 세부적인 요청까지 모두 수용하다 보면 큰 틀에서 효과적이거나 효율적인 경영활동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더불어 약정원의 이사 및 임원진은 경영적 측면의 효율적인 의사결정보다는 정무적 의사결정에 치우치기 쉬우므로 현행 정관이나 운영 세칙을 정비함으로써 관행은 지양하고 투명하고 신속한 업무시스템으로 재구축할 필요가 있다(그림2).
그림2. 비영리 법인이 적용 받는 세법

과도한 정무적 의사결정이 누적되어 초래하는 전문성의 약화와 시의성(타이밍)의 저하는 심각한 결과까지 초래할 수 있기에 약정원은 현대적 경영기법을 적극 채용하면서 IT엔지니어링은 물론, 약사회가 결정할 정무적 기능을 보좌하여 미래 약국의 디지털 혁신 설계도를 선제적으로 작성할 역량까지 갖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기업에게 IT엔지니어링 보다 더 중요한 분야가 ‘서비스 기획 영역’이다. 무엇을, 왜, 어떻게,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제공할지 충분한 고민의 시간과 명확화 하는 능력이 취약하면 디지털 시대의 약국과 약사의 혁신적 서비스의 방향과 심도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혼선이 거듭될 수 있다. 

둘째, 약정원은 ‘공익형 재단법인’이므로 향후 다양한 종류의 수익사업을 진행하기 적합하지 못 한 한계점을 가진다(공공성). 일개 경영조직은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면서 성장해야만 직원의 처우를 향상시키며 동시에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신제품을 개발할 투자 여력도 생긴다(기업성). 결국 약정원은 입은 옷은 공익재단이지만 실제 몸은 수익을 창출하고 지속적 성장을 해야 하는 기업체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공기업으로서 약정원은 약사업무를 지원할 제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작, 개선하여 공급해야한다. 그래서 약사회로부터 예산지원도 받지만 자체 사업도 추진하여 수익을 창출하는게 필요하다. 하지만 매출과 사업에 의한 수익은 비용 및 투자액과 수지를 맞춰야 한다. 따라서 공기업과 사기업의 특장점을 동시에 보유한 경영조직으로 운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그림3). 
그림3. 비영리조직 회계기준(출처: 한국회계기준원, 2013)

셋째, 약정원의 기능과 역할이 제한적이다. 본디 약정원은 약사의 업무를 약국에서 수행하기 수월하도록 각종 프로그램과 정보를 만들어 제공하는 기관이다. 하지만 작금의 디지털 환경은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고 있으며 약사 업무와 약국 환경의 디지털화를 위해서는 매우 정교한 분석과 예측을 기반으로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방안까지 도출해야 한다. 

그러려면 정책, 경영, 기술, 사회 환경변화를 파악하고 여기에 적합한 대응방안을 유기적인 협조하에 수립해야 하는데, 솔직히 약사사회에는 이런 씽크탱크 기능과 기술적, 정무적 실행 기능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있지 않다. 그렇다면 가장 합리적인 대안은, 이런 기능을 가능하도록 기존의 유사조직을 재설계하고 기능을 보완해보는 것이다(그림4). 

한 예로써, 내년 6월이면 약배송을 가능케 하도록 약사법을 개정하겠다고 한다. 우리나라 법률은 6개월 전에 입법 예고되므로, 어쩌면 올 연말이면 약배송의 범위와 한계, 세부사항을 담은 약사법 개정을 위하여 약사회 측의 구체적 요구사항이 정부 측에 전달되어야 한다. 

그림4. 대기업 집단이 보유한 공익법인 현황과 공익활동 조직 유형

약정원의 미래상
학생시절에 해부학과 생리학을 학습하며 깨달은 원칙이 있다면 그것은 생명체의 구조와 기능은 불가분의 관련성이 있다는 점이다. 무거운 하중을 견디고 외부의 충격에 완충력이 높은 것이 돔구조체이다. 그래서 인체에서 중요한 기능을 하는 장기인 두뇌와 폐부를 보호하는 두개골과 흉곽이 돔 형태를 가진다고 한다. 

공기업과 사기업의 성격을 균형 있게 갖춘 조직은 매우 드물다. 형태와 기능이 배치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약정원의 수익창출 능력을 향상시키고 역할도 확장하고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혁하려면 구조를 바꾸든지 아니면 구조에 적합한 기능만을 기대하는 것이 옳다.
책상 앞에서 공부만 한 학생은 현실세계 속에서도 이론적 원리와 원칙의 틀 안에 갇히기 쉽다. 때론 상식의 틀을 뛰어 넘는 ‘창조적 파괴’가 필요하고 파괴적 혁신이 필요하다. 약정원의 가치와 필요성을 인정하면서, 그 기능을 강화함과 동시에 확장까지 원한다면, 약정원의 공적 기능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미흡한 기능은 이를 발휘하기에 적합한 새로운 구조를 갖추는 것이 합리적 대안일 것이다. 

이전에 필자가 특수목적법인(SPC)을 약사회 산하에 또는 약정원과 병렬적으로 소유하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약정원이 공익성을 최고의 가치로 보장하면서 신뢰도 높은 약국경영, 약료실행, 환자(고객)관리, 의약품 정보, 기타 부가기능을 포괄하는 표준 프로그램을 개발, 보급하는데 집중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다. 

대신 아직 시장에서 선택 받지 못한 시험적 성격의 신생 프로그램이 그 가치를 인정받고 기존의 공공적 프로그램과 서비스가 가지지 못한 상업적 요소를 보완하고 강화할 수 있도록 생태계를 갖추는 것은 어떨까? 시장원리와 자본주의 원칙에 충실하되 공익성이 훼손되지 않고 균형을 갖춘 소위 ‘K-약업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모두의 상생을 위하여
시장원리에 충실한 플랫폼 산업이 약국을 포함한 의료영역에서는 과도한 경쟁을 유발하고 기존 질서를 어지럽힌다는 명목으로 비판을 받고있다. 고객과 소통하고 더불어 발전하는 기업과 비즈니스 모델은 과연 어떤 것일까? 필자는 학생들에게 환자소통이론을 강의할 때, “환자에게 말하지 말고, 환자와 말하라(Do not talk TO patients, but talk WITH patients)”고 강조한다. 

시장과 소통하지 못하는, 아니 적극적으로 소통하지 않으려는 기업이나 재물 지향형 비즈니스 모델은 시장의 구성원으로부터 환영 받지 못한다. 근래 우후죽순격으로 등장하는 스타트업 기업들과 일부 대기업이 플랫폼 지향적 사고방식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며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기업체를 운영하면서 고객의 필요 만을 충족시킨다는 일차원적 자세를 벗어나 먼저 환자와 소통하고, 사회와 소통하고, 산업생태계와 소통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칭찬과 더불어 따가운 비판과 저항의 목소리가 들릴 때 전혀 겁낼 것이 없다. 왜냐하면 동료들에게 검증 받으며 소통하면서 천천히 내딛는 것이 사실은 옳고 바른 길이기 때문이다.

<필자소개>
방준석 교수(숙대약대)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약국, 병원, 제약회사, 연구소 등에서 활동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약학대학의 임상약학 교수이자, 경영전문대학원의 헬스케어MBA 주임교수로서 활동하고 있다. 약사이자 약학자로서 약과 약사, 약국과 약업은 물론, 노인약료와 스마트헬스케어 분야의 혁신과 발전방안을 연구하여 사회의 각계 각층과 교류하며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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