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준석 교수의 약업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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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약국 및 약무의 혁신: 약국 생태계도 산업화 기반을 갖추자

편집부

기사입력 2021-07-29 16:54     최종수정 2021-07-29 16:57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세계 각국 정부는 치열한 경제전쟁터에서 자국의 미래산업을 책임지고 선도할 성장동력분야에 대하여 국운을 걸고 지원 중이다.

우리나라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선정한 ‘19대 미래성장동력’이란 산업분야가 있는데, (1)5세대 이동통신 (2)스마트 자동차 (3)실감형 콘텐츠 (4)착용형 스마트기기, (5) 지능형 사물인터넷 (6)지능형 반도체 (7)고기능 무인기 (8)지능형 로봇 (9)빅데이터 (10)융복합 소재 (11)심해저 해양플랜트 (12)가상훈련시스템 (13)맞춤형 웰니스케어 (14)스마트 바이오생산시스템 (15)신재생에너지 하이브리드시스템 (16)재난안전관리 스마트시스템 (17)멀티터미널 고압직류 송・배전 시스템 (18)초임계 CO2발전시스템 (19)첨단소재 가공시스템 등이다.

정부는 위키백과 등에까지 이러한 내용을 게시하여 국민과 산업계 종사자에게 홍보 중인데, 19개 각 분야별로 2020년 현재기준의 육성목표와 분야별 주요 제품·서비스의 예까지 간추려 놓았다.

필자는 위 19개 기술을 보면서 약 15개 분야가 미래 약국모델에 직, 간접으로 연계될 수 있는 기술분야라고 생각했다. 현재 및 미래에는 다양한 산업분야가 기술의 융복합 현상을 거치며 발전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나라의 약국은 현재 어떤 기로에 서 있을까? 

비즈니스 생태계

우리나라는 지난 1960년대에는 경공업, 1970~80년대에는 중화학공업 육성기를 거쳐 2000년 이후에는 IT산업을 통하여 급성장을 이뤄왔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제변동성이 커지면서 제조업 산업의 한계에 직면하자 각국의 정부는 지식서비스 중심의 선진국형 산업구조로 전환하기 위해 다양한 혁신방안을 추진 중이다.

스마트 기기의 활용이 증가함에 따라 기술적 융합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면서 신성장동력 기술은 선진국형 산업구조로 전환하는 데 있어 필수적 핵심요소로 부상하였다. 빠르게 변화하는 요즘, 우리 약업계도 기존의 주력 사업에 대한 혁신 및 고도화는 물론, 신산업을 창출하는 전략적 마인드를 고취하며 신속한 대응이 절실하다.

영화 ‘최종병기 활’의 끝 장면에 다음과 같은 명대사가 있다.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고 극복하는 것이다.”

이제 약업계도 주변 환경의 폭발적인 변화상을 극복하기 위해 약국은 독립된 산업적 구성요소를 갖추지 못하여 우리나라 의료전달체계 속에서 의약품 제조업과 유통업의 변두리에 머물러 있는 상태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비즈니스 내부의 성장동력 요인을 선정하여 연구개발, 전문인력양성, 금융지원, 제도개선 등 종합적인 육성책을 갖춰야 할 때이다.

비즈니스 생태계란, 공급자, 유통업자, 아웃소싱 기업, 운송서비스 기업, 기술 제조업자들의 느슨하게 결합된 상호 의존적인 네트워크의 또 다른 용어이다. 과거의 산업구조는 역할 별로 고정되어 그 경계가 분명하고, 또 하나의 산업분야에만 집중했지만 최근 선도 기업들은 하나의 산업분야에만 참여하지 않고 해당산업 전반에 참여한다. 그리고 비즈니스 생태계는 여러 산업 사이에서 발생한다. 더불어 핵심기업(keystone firms)으로 불리는 주체들은 비록 소수이지만 비즈니스 생태계를 지배하여 플랫폼을 제공하며, 틈새기업(Niche firms)이란 생태계 속에서 다수를 이루면서 핵심기업이 만든 플랫폼을 사용하는 기업이다(그림1).

그림1. 기업생태계의 정의(출처: 김기찬 교수)▲ 그림1. 기업생태계의 정의(출처: 김기찬 교수)

비즈니스 생태계의 건강성

산업부문의 주요 비즈니스 플랫폼이 성공하려면 매개 플랫폼으로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플랫폼 및 생태계 진화이론의 골격이다. 일반적으로 비지니스 생태계는 고객, 중개 및 유통 기업, 공급자, 그리고 자신을 포함하는 시스템으로 이를 구성하는 여러 주체들 간의 유연한 네크워크로 구성된다.

비지니스 생태계가 잘 구축되어 건강해진다는 의미에 대하여 이안시티 교수는 2004년도 하버드 비지니스 리뷰에 게재한 “Strategy as Ecology”라는 글에서 기업생태계의 건강성(Healthiness of Ecosystem)을 측정하기 위한 요소로 다음 3가지를 제시하였다.

첫째, 생산성(Productivity)은 생태계의 개별 주체들의 부가가치를 나타내는 것으로, 이를 높이기 위해서는 원가혁신을 통한 비용절감 능력을 갖추어 산출결과물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 이는 기업생태계의 ‘생존엔진’이라고 볼 수 있다.

둘째, 강건성(robustness)은 생태계내 개별 주체들의 유입과 퇴출에 의하여 결정된다. 유입되는 주체가 늘어나 기업수가 증가하면 생태계의 성장은 촉진되는 반면에, 기업수가 줄어들면 활력이 줄어들며 생태계의 부담이 증가한다. 소위 창업이 줄고 퇴출되는 기업이 많아지는 고령화 생태계로 변하는 것이다. 이는 기업생태계의 ‘유지엔진’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 혁신성(niche creation)은 생태계가 새로운 사업기회를 포착하여 확장해가는 능력이며 새로운 결합을 통해 새로운 분야를 창출하고 틈새를 확보하여 생태계의 범위를 넓혀갈 수 있어야 한다. 이는 기업 생태계의 ‘성장엔진’이라고 할 수 있다(그림2).

그림2. 생태계 건강성 구성요인▲ 그림2. 생태계 건강성 구성요인

국내 산업생태계의 건강성의 실례

세계 최고의 전자기업들을 보유한 국내 ICT 산업생태계의 건강성은 어떠할까? 이 주제의 연구결과는 거의 없다. 다만 ICT 생태계가 생각처럼 건강하지는 않을 것이란 추측만으로 디지털융합연구원이 발간한 ‘ICT 생태계의 진화와 글로벌 디지털 리더십’이라는 자료에서 우리나라의 ICT 산업 분야별 OECD 국가내 경쟁력을 엿볼 수 있다.

기기나 인프라, 서비스의 경쟁력은 상위에 속하지만, 정부와 국내시장 경쟁력은 중간수준, 그리고 가치공유 및 혁신능력, 글로벌 진출 경쟁력, 기업 경쟁력, 산업효율성은 하위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 평가결과를 생태계의 건강성 척도인 생산성, 강건성, 혁신성을 기준으로 평가해보면 국내 ICT 생태계의 생산성은 좋은 편인데, 시장과 이를 육성하는 정부 경쟁력인 강건성은 보통이며, 신시장을 창출하고 글로벌 하게 확장시키는 기업경쟁력은 낮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래도 현재 국내 산업분야 중 대내외적으로 자랑스러운 성과를 보여온 ICT 산업계가 이 정도 평가를 받는다면 과연 약국 중심의 의약품 유통업은 어느 정도의 산업 건강성을 보유하고 있을까? 

비즈니스 생태계의 건강성 지표들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배열하면, 한 생태계의 생존을 위해서는 ‘수익성’이 확보되고 난 뒤 ‘생산성’이 제고되어야 한다. 그 후에 생산성의 인프라가 되는 생태계를 이루는 구성원의 ‘강건성’을 높이는 것이 올바른 순서인데 이는 개방과 상생의 시장이 만들어지고, 이어 강건한 생태계 속의 구성원 간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혁신을 통해 생태계가 확장되어야 한다.

쇠퇴하는 생태계란, 단기적인 수익성에 몰두하여 독점적 이익을 추구함으로써 생태계 구성원의 강건성을 해치고 결국 생태계의 혁신 능력은 저하되어 쇠퇴의 길을 가게 된다. 마치 작은 숲 속에 호랑이 한 마리가 살면서 닥치는 대로 작은 동물들을 잡아먹어 결국 자기가 굶어 죽게 되는 것과 비슷하다. 따라서 중단 없는 성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종이 유입되고 신규 시장의 개척같은 혁신이 이어져야 한다. 그러므로 진화, 발전하는 생태계는 수익성보다는 강건성을 강조하고, 강건성보다는 혁신성이 강조되는 특성이 갖춰져야 한다(그림3).

그림3. 비즈니스 생태계 강건성-수익, 혁신성-수익의 상관관계(출처: DBR) ▲ 그림3. 비즈니스 생태계 강건성-수익, 혁신성-수익의 상관관계(출처: DBR)

기업 생태계 부등식

필자가 예전에 가톨릭대학교 약학대학 유치 및 신설 추진단의 PM으로 활동할 시, 이 대학교의 기획처장이며 경영학 전공자로서 자동차산업의 전문가이던 김기찬 교수는 필자와 신설 약학대학의 미래형 역할과 기능을 설계할 시 산업생태계 이론을 적극 활용한 바 있다. 이때가 2009년인데, 이때부터 필자는 우리나라의 약업생태계 속에서 미래의 약국이 갖춰야 할 모형과 약업의 국가 핵심 산업화를 위한 제반 환경조성을 위한 연구를 시작하였다.

김기찬 교수는 위에서 언급한 대로 성장, 진화하는 기업을 부등관계로 표현한 뒤 ‘기업생태계 부등식(business ecosystem inequality)’이라 정의한 바 있다. 김 교수는 기업생태계 부등식에 대한 실증연구를 통해서 건강한 생태계가 되기 위해서는 단기적 수익성을 추구하기 보다는 강건성과 혁신성을 진화의 원천으로 삼아 지속적으로 개발할 것을 강조하였다.

강건성은 수익성에 상관관계를 가지지만 일정수준이 넘어가면 수익성 제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반면, 혁신성은 일정수준까지는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그 이상이 되면 수익성에 영향을 준다. 이러한 이론에 따르면 어떤 생태계에 구성원의 유입이 많아지면 수익이 증가하지만, 어느 수준을 지나면 포화되어 버리는 반면, 혁신이 초기에는 효과를 보지 못하지만 네트워크 효과를 통하여 변곡점을 넘어서면 문지방 효과를 나타낸다(그림4).

그림4. 생태계 건강성 평가의 3요소 및 강건성의 포화효과와 혁신성의 문지방 효과(출처: DBR)▲ 그림4. 생태계 건강성 평가의 3요소 및 강건성의 포화효과와 혁신성의 문지방 효과(출처: DBR)

비지니스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당장의 수익이 필요하지만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생태계에 보다 다양한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개방성과 이들과 함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갈 수 있는 혁신과 상생의 기반을 만들어가야 한다. 이것이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기업생태계 부등식이 의미하는 성공하는 생태계의 비결이라 할 수 있다(그림5). 

그림5. 비즈니스 생태계 부등식▲ 그림5. 비즈니스 생태계 부등식

헬스케어 비즈니스 생태계의 미래 모형

필자는 약국을 포함한 보건의료산업이 ICT와 융합되어 새로운 생태계로 진화한다는 것을 주장하였다. 즉 e-헬스케어 형태가 기본형이 된다는 의미이며, 이 생태계 모형이 구축되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각종 신기술들은 상호충돌하면서 신시장을 만들어 낸다는 게임이론모델도 제시된 바 있다(그림6, 그림7). 우리나라의 약업생태계와 약국모델도 향후 새로운 기술의 도입과 환경변화를 겪으며 지속적으로 등장할 것이고 시장으로부터 검증 받을 것이다.

그림6. e헬스케어 비즈니스모델에 관한 연구: 비즈니스생태계 접근 중심으로(출처: 김영수 등, Asia-Pacific Journal of Business Venturing and Entrepreneurship 2019;14(1):167-85)                    ▲그림7. 진화게임이론을 이용한 시장생태계 선택모형(출처: 구글 이미지)▲ 그림6. e헬스케어 비즈니스모델에 관한 연구: 비즈니스생태계 접근 중심으로(출처: 김영수 등, Asia-Pacific Journal of Business Venturing and Entrepreneurship 2019;14(1):167-85) ▲그림7. 진화게임이론을 이용한 시장생태계 선택모형(출처: 구글 이미지)


<필자소개>
방준석 교수(숙대약대)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약국, 병원, 제약회사, 연구소 등에서 활동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약학대학의 임상약학 교수이자, 경영전문대학원의 헬스케어MBA 주임교수로서 활동하고 있다. 약사이자 약학자로서 약과 약사, 약국과 약업은 물론, 노인약료와 스마트헬스케어 분야의 혁신과 발전방안을 연구하여 사회의 각계 각층과 교류하며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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