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준석 교수의 약업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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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약업경영은 조경(造景)인가, 원예(園藝)인가?

편집부

기사입력 2020-07-09 08:40     최종수정 2020-07-09 09:25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약업 종사자들은 스스로 잘 느끼지 못하는 사고와 화법(話法)상의 특성이 있다. 그것은 외부자가 보건의료경영의 관점에서 약국의 문제를 제기하면 주로 약료의 관점에서 대답하고, 약료의 관점에서 질문하면 거시적 보건의료경제 혹은 경영의 관점에서 대답한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당연히 약사에게는 약국약료와 약업경영이 불가분의 관계이며, 약국이란 의료제품(의약품 및 의약외품 등)과 약료서비스의 제공과 약업경영활동이 동시에 발생하는 현장이기 때문이다. 

조경(造景)의 관점에서 개개의 약국은 멋지게 꾸며야 할 공원지대 한쪽 모퉁이 땅에 불과하겠지만, 원예(園藝)의 관점에서는 관리해야 할 땅과 식물의 식생은 절대적인 가치를 지닌다. 이렇듯 조경전문가(산림청 공무원, 보건의료산업 기획자, 보건의료 시민단체)와 원예전문가(과수원 농부, 분재예술가, 약업경영자)의 시야와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은 비슷한 듯 하지만 때로는 매우 다르다(그림1).


사전적으로, 조경(造景, Landscape Architecture)이란, 아름답고 유용하고 건강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인문적·과학적 지식을 응용하여 토지를 계획·설계·시공·관리하는 예술이다. 조경의 용도는 해당 장소를 보다 아름답고 편안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다. 현대적 의미의 조경은 19세기말 맨해튼의 센트럴 파크를 설계한 Fredrick Law Olmsted가 스스로 조경가(Landscape Architect)라고 하면서 시작되었다. 학문으로서의 조경학은 국가과학기술표준분류체계에서 농림축산식품 대분류군에 속한다. 이는 조경에 대한 설계, 시공, 관리로 구성되는데, 세부적으로는 조경에 관한 계획, 설계, 생태/복원, 시공/재료, 식재, 관리학, 기타 등으로 나뉜다.

한편, 원예(園藝, Horticulture, Gardening)란, 라틴어 hortus(園)와 cultra(藝)에서 유래한 농업의 한 분야로서 채소, 과일, 화초 등을 심어서 가꾸는 일이나 기술을 말한다. 원예학(Horticultural science)은 원예를 잘하는 방법에 대한 학문으로 기술적 측면에서 식물학과 경제성 측면에서 경영학이 혼합된 학문이다. 그래서 과실나무만 집중적으로 기르는 과수원예, 채소를 재배하는 채소원예, 재배지와 소비도시간 거리에 따라 근교원예와 수송원예로 나뉜다. 약사는 본질적으로 원예와 비슷한 관점에서 약료와 약업(약국경영)을 바라본다. 농업은 전통과 경험을 바탕으로 뚝심이 중요한 반면, 농부는 자신이 소유한 농지환경 이상의 사고방식이나 활동전략을 가지기가 어렵다. 
지난 번에는 필자가 조경전문가 영역에 가까운 ‘약업의 외부환경 분석’을 설명했다면 이번에는 원예농업자와 비슷한 관점을 지닌 약업경영자가 꼭 시행해야하는 내부환경분석과 조직체계분석이란 경영기술에 대해 고찰해보고자 한다.

내부환경분석이란?

이것은 약국이 보유한 다양한 역량을 경쟁자와 객관적으로 평가하여 전략적 장단점을 찾아내는 활동이다. 약국의 내부환경이란 구조(structure), 문화(culture), 내부자원(resources)으로 나누는데, 내부환경 분석방법에는 (1)약국의 전형적 기능인 상품과 서비스의 생산, 판매, 유통을 파악하여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는 방법, (2)약국의 문화나 조직구조를 분석해서 강약점을 분석하는 방법 (3)약국이 보유한 자원을 분석하여 강점과 약점으로 구분하는 방법 등이 있다. 

1) 자사역량 분석
경영학적으로 개별 약국역량을 잘 표현해 주는 것이 재무제표(財務諸表, Financial Statements, Financial Reports)이다. 내부적으로 경영성과를 파악할 목적으로 작성하지만, 상장기업은 매년 결산기에 대중에게 공개해야 한다. 재무제표는 재무상태표(舊 대차대조표), 포괄손익계산서(舊 손익계산서), 자본변동표, 현금흐름표로 구성되는데, 재무상태표는 한 시점을 기준으로 작성하며, 포괄손익계산서, 자본변동표, 현금흐름표는 일정기간을 기준으로 작성한다. 예전에는 재무제표의 한 종류로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가 있었으나 K-IFRS (한국이 채택한 국제회계기준)하에서는 삭제되었다. 

2) 재무비율 분석
재무비율을 측정하면 약국의 재무적 건전성과 효율성을 파악할 수 있다. 약국(기업)의 건전성은 단기 및 장기 지급능력으로 나타내고, 효율성은 자산 및 비용의 효율성으로 표시한다. 단기지급능력은 ‘유동성’, 장기지급능력은 ‘안정성’, 자산의 효율성은 ‘활동성’, 비용의 효율성은 ‘수익성’이라고 부른다. 각 지표를 표현하는 비율의 종류는 다양한데, 유동성은 유동비율과 당좌비율이, 안정성은 부채비율과 이자보상비율이, 활동성은 매출채권회전율, 재고자산회전율, 수익성은 매출액영업이익률, 매출액순이익률, 자산순이익률, 자기자본순이익률 등을 측정한다(그림2). 

재무비율을 직접 계산하거나 공식을 암기하는 것보다 재무비율에 대한 해석과 응용이 더 중요한데 이는 상대적 수치이므로 비교대상 약국과 자신의 실제값이 있어야 제대로 활용된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가져야 할 이상적인 값은, 유동비율 150%, 당좌비율 100%, 부채비율 200%이하, 이자보상비율 3배, 매출채권회전율 6회, 재고자산회전율 18회, 자산회전율 1회, 매출액영업이익률 10%, 매출액순이익률 5%, 자산순이익률 5%, 자기자본순이익률 10% 정도이지만, 우리나라 약국들은 입지, 규모, 역량의 스펙트럼이 워낙 넓어서 보편적으로 참고할 만한 표준수치가 아직은 없다(그림2).

3) 투자수익률(Return On Investment, ROI) 분석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경영성과의 측정기준인데, 약국이 창출한 순이익을 투자액으로 나눈 값이다. ROI분석은 투자수익률이 경영성과의 종합척도가 된다는 해석에서 투자수익률 결정요인을 수익성과 회전율로 분해한 다음 각 결정요인 세부항목을 관리함으로써 약국의 경영성과를 계획·통제할 목적으로 실시한다. 또한, 시간이나 인력도 중요한 자원이므로 ‘투자’라 볼 수 있지만, 투자대비 수익을 측정하는 ROI분석에서는 시간이나 인력을 계산하지 않고 대신 여기에 들어간 ‘돈’으로 환산한다. 시간은 인력과 비례하는 자원이므로 약국경영에 소요된 시간의 대가를 측정하는 등 ROI는 철저하게 계측 가능한 유형자산에 대한 투자수익분석에만 활용된다.

조직체계분석이란?

산업생태계속에서 전략을 수립하고 경영활동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려면 조직체계분석이 필요하다. 이는 신규사업을 새롭게 추진할 목적뿐 아니라 과연 이 조직이 경쟁에 적합한지를 진단할 때도 사용한다. 여기에 사용하는 기술에는 조직체계 모델(Diamond model), 적합모델(Congruence model) 등 매우 다양하지만, 이중에서 ‘Six-box 모형’과 ‘7-S 모형’은 약업경영 현장을 파악할 목적으로 활용해 볼만 하다.

1) Weisbord의 Six-box 모형
아래의 6개 요인에 대한 평가질문을 활용하면 (1)다양한 유형의 조직 진단, (2)차원이 다른 조직의 융합 여부, (3)두 조직간 괴리 정도를 판단하는데도 유익하다.
1. 목적(목표): 목표의 명확성 및 목표에 대한 의견이 일치하는가?
2. 구조: 조직구조가 경영목표와 잘 조화를 이루는가?
3. 관계: 개인간 관계, 부서간 관계, 개인-개인 담당업무의 성격 및 요구되는 기술은 무엇인가?
4. 보상: 조직의 공식적 보상과 조직구성원의 보상에 대한 기대가 조화를 이루는가?
5. 리더십: ①목표설정을 명확히 해주는가? ②목표와 각 프로그램이 조화를 이루는가? ③조직내 통합이 잘 되도록 노력하는가? ④갈등을 잘 해결하여 조직의 질서가 유지되는가?
6. 지원장치: 계획, 통제, 예산과정, 정보체제들 중에서 어떤 제도가 조직의 목표달성에 도움을     주고 장애가 되는가?

2) 맥킨지의 7-S 모형
조직은 공유가치를 중심으로 움직이는데, 공유가치는 조직의 전략에 직·간접적 영향을 주며, 전략은 다른 5개 변수의 구성에 영향을 준다는 이 모형의 특징으로는 환경적 측면을 명시적으로 제시하고 있지 않다는 것인데 실제로 조직 및 경영진단에 가장 빈번히 사용되는 기법이다(그림3).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 약업현장은 내부역량분석의 형식은 비교적 잘 갖췄지만 이를 미래전략으로 승화시키지 못하는 아쉬움이 여전하다. 마음이 통하고 경쟁관계가 아닌 약국경영자끼리 자신의 재무제표와 제반 지표를 산출한 뒤 공유하고, 이를 근간으로 경영진단과 컨설팅을 받아야 한다. 100~200개 단위로 약국경영데이터를 수집하고 패턴을 분석하여 우리나라 지역별 약국의 표준경영지표값을 도출하면 더 유익할 것이다.

대기업에서는 경영전략기획과 신사업개발은 백지 위에 그림을 그리는 작업이라고 표현한다. 이는 기존의 사고방식이나 자원의 제한을 두지 않고 전략기획에 임한다는 뜻이지 무작정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추상화를 그리는 것이 아니다. 또한, 기업에서 전략기획팀은 그 조직의 최고 브레인들을 모아놓은 곳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약업현장은 개별 약사가 조제와 복약지도는 물론, 경영전략수립, 재무·세무, 마케팅·영업, 구매·재고관리, 광고·홍보, 인사·노무, 교육·훈련, 조직·운영, 상품기획·서비스개발, 고객응대까지 담당하면서 얼마나 합리적, 실용적, 혁신적 방안을 창안하여 이른바 약업혁신을 달성할 지 신중히 고민해야 한다.

오늘날에는 노동집약적 산업의 대명사였던 농업조차 미래형 혁신산업으로 변모 중이다. 드론으로 작황을 예측하고 씨앗과 농약까지 살포한다. 땅에서는 무인화 농기구가 자동으로 농지를 경작한다. 수많은 센서를 통하여 수집된 정보는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더 똑똑한 인공지능체로 변하여 농업플랫폼을 관리한다. 당연히 수익성도 높아지고 농업에 대한 인식도 변한다. 현재의 약업은 전통농업과 비슷하게 노동집약적 요소가 많다. 하지만 미래의 약사는 원예농업전문가의 관점과 방식을 뛰어넘고 조경의 관점을 가진 국민과 헬스케어산업 이익공유자집단을 설득하면서 공동번영을 위한 여정을 함께 떠나야 한다. 

<필자소개>
방준석 교수(숙대약대)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약국, 병원, 제약회사, 연구소 등에서 활동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약학대학의 임상약학 교수이자, 경영전문대학원의 헬스케어MBA 주임교수로서 활동하고 있다. 약사이자 약학자로서 약과 약사, 약국과 약업은 물론, 노인약료와 스마트헬스케어 분야의 혁신과 발전방안을 연구하여 사회의 각계 각층과 교류하며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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