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재훈의 알아두면 쓸데있는 신비한 약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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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삼키면 안 되는 약이야기

정재훈 약사

기사입력 2019-10-02 09:40     최종수정 2019-10-02 10:09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정재훈 약사▲ 정재훈 약사
약을 사용하다보면 이걸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애매한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액체 성분의 약이 그렇다. 입에 넣었다고 무조건 삼켜서는 곤란하다. 구강청정제처럼 입을 씻어내는 약은 뱉어야 할 수도 있고 때로는 삼켜야 할 수도 있다.

삼키지 말아야 하는 약으로 치과 치료를 받고 나서 자주 사용되는 클로르헥시딘액이  대표적이다. 이 약은 주로 치과에서 수술 후에 살균 소독이나 염증 완화에 자주 사용된다. 보철(의치)에 의한 염증, 아구창 등의 구강내 칸디다감염증, 치은염, 인두염, 아프타성 구내염에도 사용한다.

이 약은 구강용으로 입안에 작용하도록 만들어진 것이므로 삼켜서는 안 된다. 만약 실수로 삼키면 어떻게 될까?

크게 긴장할 필요는 없다. 클로르헥시딘 구강용은 농도를 0.5%로 희석시켜놓은 것으로 실수로 한두 모금 삼켰다고 특별히 큰 문제를 일으키진 않는다.

대부분의 약성분이 체내로 흡수되지 않고 그냥 빠져나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양을 삼키거나 구강용이 아닌 손소독용의 고농도 제품을 삼키면 자극이 심할 수 있다.

먹을 수 있는 약이지만 삼키면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약의 용도 때문이다. 먹을 수 있는 약성분이 들어있지만 입안에만 작용하도록 제형이 설계된 약은 먹을 필요도 없고 삼켜서도 안 된다. 요즘 자주 광고되는 약 중에 구내염으로 입안이 헐어서 아플 때 입안을 헹구어 내거나 가글하는 액체 성분 소염진통제가 그런 경우다.

여기에는 디클로페낙이라는 소염진통제 성분이 들어있는데 약성분 자체는 먹는 소염진통제에 들어있는 것과 동일하다. 하지만 용도가 구내염을 위한 것이므로 입안에서 헹구거나 가글했을 때 효과가 있고 이에 대한 인정을 받아서 약으로 승인된 것이므로 가글 뒤에는 뱉어내야한다.

그러나 실수로 삼킨다고 해서 크게 위험하진 않다. 일단 약이 적게 들어있다. 먹는 약으로 나온 경우 한 알에 이 성분이 50mg 들어있는데 이 약은 한 포에 11mg 정도로 1/5 정도가 들어있다. 삼켜서 특별히 문제가 될 양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켜서 유익한 효과를 볼 정도의 양도 아니며 원래 용도대로 가글했을 때 효과를 볼 수 있는 약이므로 사용법에 따라 사용을 권한다. (가글 뒤에 뱉어내도 약성분 일부가 흡수되기는 한다. 하루에 두세 번씩 일주일을 이 약으로 가글을 해도 먹는 약 한 알을 삼켰을 때 흡수되는 약에 비해 흡수되는 약성분의 양이 1/50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약이 적게 흡수된다.)

이런 약을 삼켜서는 안 되는 것은 약성분 외의 다른 성분이 먹는 용도로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구강용 약에는 입안에 상쾌한 느낌을 주기 위해 소르비톨과 같은 당알코올, 보존제로서 벤조산나트륨과 같은 성분이 들어있는데 먹는다고 크게 해가 되지는 않지만 굳이 삼킬 필요도 없다.

구강청정제는 제품에 따라 알코올을 함유한 경우도 있어서 삼키면 안 된다. 구강청정제를 쓰고 나서 음주 단속에 걸렸다는 이야기가 종종 들린다. 대개 20% 내외, 해외 유명브랜드 제품의 경우에는 알코올이 26.9%까지 들어있다. 전보다 알코올 도수를 낮춘 요즘 소주보다 더 센 술인 셈이다.

그러니 알코올 함유 구강청정제로 입을 헹구고 나서 음주 측정기를 불면 입안에 남아있는 에탄올 때문에 술을 마신 것으로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술을 사기도 쉽고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국내와 달리 규제가 엄격한 북미에서는 알코올 중독자가 술을 못 사 마시니까 구강 청정제를 사서 마시기도 한다.

구강 청정제 속 향료로 인해 위장점막에 엄청나게 자극적인데도 그렇게 해서까지 알코올을 섭취하려는 걸 보면 알코올 중독이 무섭긴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구강 청정제는 가급적 알코올이 안 들어있는 게 음주 운전 오해를 막기 위해서도 더 안전하지만 구강 건조를 막고 입속 세균총 균형을 유지하는 면에서도 낫다.

하나만 더 살펴보자. 입에서 헹군 뒤에 삼켜야 하는 약도 있다. 니스타틴이라고 하는 약을 구강캔디다증 치료에 종종 사용하는데 이때는 진균감염이 주로 구강점막에 있지만 위와 장의 점막에도 감염이 있을 수 있으므로 입에서 충분히 헹군 뒤에 삼키도록 한다. 이 경우는 삼킬 것을 미리 감안하여 제형이 만들어졌으므로 안심하고 삼켜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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