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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 거지덩굴(Cayratia japonica)

편집부

기사입력 2020-11-25 09:00     최종수정 2020-11-25 12:09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식물은 생김새도 다양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식물이름 또한 다양하다. 어원을 전혀 알 수 없는 경우도 적지 앉지만 대개는 그 이름으로 불리게 된 사연이 담겨있다. 거지덩굴이라고 하는 식물이 있다. 아마도 대부분의 독자들은 거지덩굴에 대해서 처음 접하게 되어 생소하리라 짐작된다. 이 식물명을 듣는 순간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 길래 이런 고상하지 못한 이름을 얻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앞서게 된다.

거지덩굴은 울릉도와 제주도를 비롯해서 남부 도서의 풀밭이나 빈터에 무리지어 자라는 포도과에 속하는 덩굴식물로 주변의 풀대나 나무를 타고 올라가면서 자란다. 원래 널리 분포되어 있는 식물은 아니고 중부이북 지역에서는 볼 수 없었으나 기후 온난화 영향인지 근래 서울 한강 둔치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줄기는 모가 지고 잎은 어긋나며 기다란 잎자루를 갖고 있고 잎자루 끝에 5개의 타원형 모양의 작은 잎이 새의 발모양으로 배열하고 가장자리에는 톱니가 있다. 7-8월에 줄기에 잎과 마주보고 돋아난 꽃대에 지름 2mm 정도의 작은 꽃이 피는데 연한 오렌지색(황록색)이며 여러 개의 꽃이 수평을 배열한다. 꽃받침과 꽃잎이 각각 4개이고 수술 4개 그리고 암술은 1개이다.

암술은 꽃 중앙에 송곳처럼 뾰족하게 돌출되어 있는 것이 독특하다. 꽃에는 꿀이 많이 분비되어 있으며 개미가 주 고객이고 꽃가루받이가 끝나면 꽃 색은 서서히 퇴색되어 흰색(미색)으로 변한다. 열매는 장과로서 검게 익는다.

거지덩굴 식물명은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제 힘으로 살 능력이 없어서 밥 빌어먹는 사람을 ‘거지‘라 한다. 하지만 우리가 평소 사용하는 거지같다는 표현은 어떤 일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물건이나 사람이 좋게 느껴지지 않을 때 사용한다. 지역주민에 의하면 실제로 남부지방에서는 거지덩굴은 환영받는 처지는 아니고 잡초로 인식되어 제거대상 영순위라고 했다.


꽃이 워낙 작아서 눈길을 사로잡을 정도도 못 되지만 그런대로 정상적인 꽃을 피우는 온전한 식물인데 왜 하필이면 ‘거지’라는 단어가 동원된 것일까 라고 누구나 한 번쯤 의문을 던져 봄직하다. 덩굴이 이웃에 자라는 식물에 걸쳐서 자란다고 해서 ‘걸이덩굴’이라고 부르던 것이 세월이 지나면서 ‘거지덩굴’이 되었다고 풀이하기도 한다.

거지덩굴의 일본명은 야부가라시(ヤブカラシ, 藪枯) 또는 빈보가주라(ビンボウカズラ, 貧之葛)라고 하는데 야부가라시는 번식력이 너무 강해서 주변식물을 말라 죽이는 덩굴 이라는 뜻이 있다고 하고 빈보가주라는 이 식물이 번지면 주변 숲이 거지처럼 너덜너덜해 진디는 뜻이라고 한다. 거지덩굴의 일본명도 주변식물에 해를 끼친다고 못마땅해서 붙여진 이름인 것으로 이해된다.

미국 남부 열대지역에서도 거지덩굴이 주변식생을 파괴하는 사례가 많아 문제 식물로 인식되고 있고 영어 이름도 주변 숲을 죽인다는 뜻의 부쉬킬러(bushkiller)이다. 거지덩굴은 주변식물을 덮어버려 햇볕이 차단되어 탄소동화작용을 할 수 없어서 고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거지덩굴은 한국뿐만 아니라 외국의 명칭도 긍정적인 좋은 의미가 아니다. 식물 중에는 다른 식물의 발아와 성장을 방해하는 성분을 방출해서 해로운 작용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알레로파티(alleropathy) 또는 타감작용(他感作用)이라 한다.

한방에서는 뿌리 말린 것을 오렴매(烏蘞每)라 하고 광범위하게 활용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부기를 가라안치고 이뇨작용이 있으며 소염, 해열, 해독, 진통의 효능이 있고 방광염, 류머티즘, 황달,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올 때 사용한다. 물로 달인 액은 항균작용이 있다. 벌, 독사 또는 독벌레 물린 환부를 해독하는데도 사용한다. 뿌리에는 알칼로이드가 함유되어 있고 밝혀진 성분은 아라반(araban), 점액질(mucilage)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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