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순경 교수의 '야생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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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기생꽃(Trientalis europaea)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기사입력 2019-08-28 09:38     최종수정 2019-08-29 15:13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기생꽃은 6~7월 한여름에 꽃을 피우는 여름꽃이다. 앵초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식물로서 우리나라에서는 설악산, 대암산, 지리산, 가야산과 같은 높은 산 정상의 응달진 바위틈에 자라는 북방계 식물이다.

세계적으로도 러시아와 몽골, 유럽 등 북반부 고위도 지방에 주로 분포한다. 자생지가 높은 산 정상으로 제한된 희귀식물이어서 일찍부터 멸종 위기 생물 2등급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따라서 기생꽃은 평지에서는 볼 수 없고 직접 보려면 높은 산에 올라야 하므로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식물이 아니다.

기생꽃은 가느다란 줄기가 10~20센티미터 정도 높이로 곧게 자라고 가지가 갈라지지 않으며 줄기 윗부분에 5~10장의 잎이 돌려나 있다. 잎 모양은 타원형 또는 계란형으로 끝이 뾰족하고 잎자루가 거의 없다.

6~7월에 줄기 끝에 1~2개의 가늘고 긴 꽃대가 돋아나고 그 끝에 흰색 꽃이 한 송이씩 위를 향해 수평으로 핀다. 꽃받침은 7개로 갈라지고 꽃잎은 대개 7개로 갈라지지만 5~9개로 갈라지기도 한다. 수술은 7개이고 꽃잎 위로 돌출되어 있고 꽃밥은 노란색이며 암술은 1개이다.

앵초과 식물 특징인 8각형 구멍이 꽃 중심에 있고 둘레가 돌출되어 있으며 푸른색을 띠고 있고 중심에 암술대가 수직으로 뻗어 있다. 참기생꽃도 있는데 기생꽃과 차이가 있다, 없다 학자들 간에 의견이 분분하다. 원인은 모르지만, 곤충의 방문이 거의 없어서 꽃가루받이가 비효율적이다. 열매도 잘 생기지 않아서 번식이 제한적인 것으로 얼려져 있다.


꽃잎의 순백색이 마치 분 바른 일본기생의 뽀얀 얼굴처럼 희다고 해서 기생꽃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전하기도 하고 꽃 모양이 이조 말엽 기생을 비롯한 여염집 마나님들이 쓰던 가채(假髮)와 닮아서 붙여졌다는 설도 있다.

어떻든 꽃 이름이 기생과 연관 지어 만들어진 것은 꽃의 이미지가 매우 세련되어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속명 트리엔탈리스(Trientalis)는 ‘3분의 1피트’라는 라틴어에서 왔다. 식물의 크기를 나타낸 것으로 1피트가 30센티미터 정도이니 10센티미터 정도 크기라는 뜻이다.

영어명은 ‘북극의 별을 닮은 꽃’이라는 뜻의 ‘아크틱 스타플라워’(arctic starflower) 또는 칙위드 윈터그린(Chick-weed wintergreen)이라고 하는데 ‘늘 푸른 병아리풀’이라는 뜻이다.

멸종 위기에 놓이게 된 식물들의 원인을 살펴보면 식물마다 각기 달라서 몇 가지 부류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첫 번째 부류에 속하는 것이 남획으로 인해서 멸종에 이르는 식물이다. 이 부류에 속하는 식물은 꽃이 유별나게 아름답거나 또는 귀한 약재인 경우이다.

개불알란, 광능요강꽃, 해오라비난초 같은 식물은 누구나 탐낼 정도로 꽃이 아름다워 집에서 키워 볼 요량으로 캐어가고 싶은 충동을 받게 된다. 또는 상업목적으로 채취한다. 이런 식물은 야생에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아 멸종에 이르게 된다. 불행히도 옮겨 심을 경우 거의 생존하지 못한다.

귀중한 약재로 알려진 식물도 역시 남획으로 인해서 남아나지 못한다. 인삼, 가시오가피를 비롯한 많은 약초가 이에 해당한다. 두 번째 부류로서 개발로 인한 경우인데 매화마름, 황근, 섬현삼과 같은 식물은 과거에는 개체 수가 많았지만 각종 개발로 생육지가 훼손되는 바람에 멸종 위기로 내몰리게 된 것이다. 주택지 개발과 도로 건설 등으로 많은 식물의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기생꽃은 위에서 예로 든 경우와는 사정이 다르다. 사실 기생꽃은 이름은 요란하지만, 미모가 대단한 것도 아니고 약재로서 뚜렷한 용도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남획으로 인한 멸종 위기에 처한 것은 아니다.

본디 개체 수가 적은 데다 북방계 식물이어서 기후 온난화로 인해서 생육 조건이 점점 불리해지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해서 아름다운 꽃들이 하나둘씩 우리 주변에서 사라지고 있으니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기생꽃은 용도가 알려진 것은 없고 성분도 알려진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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