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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 젊은이에 건다

심창구 서울대 명예교수

기사입력 2019-07-17 09:38     최종수정 2019-07-17 14:07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심창구 서울대 명예교수▲ 심창구 서울대 명예교수
지난 64회 현충일 아침, 티브이로 기념식 중계 방송을 보면서 3.1 운동, 독립운동, 6.25 전쟁과 4.19 혁명 같은 우리나라 근 현대사의 변곡점에는 젊은이들의 용감한 참여가 있었다는 사실을 새삼 인식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젊은이의 혈기(血氣)가 역사를 바꾸는 구동력(驅動力)이 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또 우리나라가 오늘날의 선진국으로 도약하게 된 것은 ‘지금은 늙었지만 그 때는 젊었던’ 사람들의 희생이나 기여 덕분일 것이다.

세상은 엄청 바뀌었다. 과거 우리 세대에게 클리프 리차드나 엘비스 프레슬리, 그리고 비틀즈는 서양 우상(偶像)이었다. 그런데 최근 케이팝을 하는 방탄소년단 (BTS)이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공연을 하였는데 관중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받았다고 한다. 한국의 BTS가 세계인의 우상이 된 것이다. 한 마디로 기적이다.

잠깐 최근사를 돌아보면 올림픽 개최, 월드컵 축구 4강 진출, 박세리, 박찬호, 추신수, 김연아, 손흥민, 류현민 선수 등의 활약, 그리고 봉준호 감독의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등, 우리 세대는 꿈도 못 꾸어 본 기적들이 꼬리를 물어 일어나고 있다. 우리의 젊은이들이 이런 활약을 하는 나라가 최근의 우리나라인 것이다.

내가 1967년에 약대에 입학하여 다닐 때에는 정말 너나 할 것 없이 공부를 하지 않았다. 당시 서울대 공대는 우리나라 최고 수준의 수재들만 들어가는 대학이었지만, 공대 학생들도 매일같이 카드 놀이와 술 마시기, 남녀 미팅 등으로 세월을 축내고 있었다. 끊이지 않던 데모와 장기간의 학교 휴업도 학생들의 노는 풍조를 부추기고 있었다. 그래서 당시 대학생들의 전반적인 실력은 형편 없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대학은 사정이 전혀 다르다. 우선 거의 모든 대학의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한다. 우리 때에 많았던 휴강도 사라진 지 오래다. 그래서 오늘 날의 대학생은 우리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실력이 높다.

교수들도 달라졌다. 우리 때의 교수들은 국제 학술지에 논문을 내는 방법 자체를 몰랐다. 그도 그럴 것이 그분들은 대개 전문학교 출신들로 연구와 논문 투고에 대한 경험이 없는 채로 광복 후 갑자기 교수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10여년 전부터 서울대 약대 교수들의 논문 발표 실적이 세계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또 내가 학교 다닐 때 어떤 교수님은 우리나라에서 신약이 개발되면 손에 장을 지지겠다고 장담(?)을 하셨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가 개발한 신약의 개수가 30개를 넘고 있다. 이게 다 기적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대학만 달라진 것이 아니다. 초등학교 교육도 엄청 달라졌다. 내가 국민학교 다닐 때 어떤 선생님은 한글 맞춤법을 정확히 모르는 채로 국어를 가르치셨다.

벽지 학교에까지 실력 있는 정교사를 보낼 형편이 못 되었던 시절 탓이다. 또 우리 아들들이 초등학교에 다니던 1980년대에는 ‘가장 깊은 바다에 사는 물고기 이름’ 같은 쓸데없는 지식을 암기해야만 했었다.

그러나 요즘 초등학교에 다니는 손주들을 보니 이제는 학교에서 그런 쓸 데 없는 공부는 시키지 않는 것 같았다. 손주들이 다니고 있는 영어 학원에서도 문법 중심의 죽은 영어 대신 원어민을 통한 살아있는 영어를 가르치고 있었다.

이처럼 높아진 젊은 세대들의 실력은 ‘왕년에 놀기만 했던’ 우리 세대의 사람들에게 실감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그래서 이제 젊은이만 어른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어른들도 젊은이를 잘 모르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어른들은 때로는 젊은이로부터 배워야 할 대목에서도 오히려 젊은이를 가르치려 드는 우(愚)를 범하기도 한다.

오늘날 여러 부분에서 세대 간 갈등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었다. 그러나 이는 우리나라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는 반증(反證)일 수도 있겠다. 만약에 어른들이 젊은이를 가르침의 대상이 아니라 때로는 배움의 대상으로 바라봐 준다면 이 갈등이 조금은 해소되지 않을까?

아무쪼록 실력 있는 우리의 젊은이들이 올바른 세계관과 역사관으로 더 좋은 미래를 열고 나가기를 기원한다. 그 때 그 때 젊은이는 우리의 희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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