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와인의 발암물질"에 대한 오해와 진실
지난해 10월 한 유명방송사는 9시 뉴스에서 <수입산 와인, 발암물질 심각>이란 보도를 하여 한동안 충격을 불러일으켰었다.
그러나 이 보도는 너무 성급하였고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실수의 하나였다. 결국 그 무렵 국가연구기관이 나서 이 보도의 적절치 못함을 설명하는 헤프닝을 초래하기도 하며 막을 내렸지만 그러나 그 후로 많은 사람들의 질문 대상이 바로 와인과 건강이라는 현실을 느끼면서 사람들이 얼마나 건강에 관심이 큰가를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다.
그때 보도된 바는 수입 포도주에 '에틸카바메이트(ethylcarbamate)'라는 물질이 많이 함유되어있어 이 때문에 와인을 마시면 암이 유발될 수 있다는 강한 메시지를 주게 된 것이었다.
심각하고 쇼킹한 내용이었다. 그러나 '에틸카바메이트'는 치즈, 발효유, 간장, 된장, 고추장, 왜간장, 김치 등 발효식품에는 어느 것에나 함유되어있고, 와인, 소주, 맥주, 막걸리, 청주, 위스키, 브랜디, 기타 증류주 등 대부분 술에도 함유되어있다.
하지만 그 함량이 모두 무시할 정도로 미량이라 건강상 문제가 없다. 만일 화학물질 그 자체만을 이야기 한다면 수돗물에 함유된 염소도 건강에 문제가 된다고 역설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아무도 그런 말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
엄격히 말하여 와인이라 함은 양조용 포도만으로 만들어 진 것을 말하지만 관례적으로 광범위하게 술의 대명사로 쓰이기도 한다.
좋은 와인은 설탕이나 유기산은 물론 한 방울의 물도 첨가하지 않고 100% 포도 알갱이만으로 만들며 다만 산화방지 등의 목적으로 최소한의 SO2만을 첨가하여 발효 숙성해 만든 것이다.
또한 알아야 할 주요 내용은 프랑스, 이태리, 독일, 스페인 등 소위 구세계와인(유럽 전통의 와인)은 대략 4등급으로 나누며, 최하위 4등급과 그 위 3등급을 제외한 상위 1, 2 등급, 예를 들면, 프랑스의 AOC(Appellation d'Origine Control e), 또는AOVDQS(Appellation d'Origine Vin De Qualit Sup rieure) 등급, 이태리의 DOCG 와 DOC, 스페인의 DOCa 와 DO, 독일의 QmP 와 QbA 등급의 와인들은 포도품종과 재배, 수확, 양조, 숙성, 출고에 이르기까지 국가의 엄격한 통제(control)를 받는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이들 와인에서는 어떤 첨가물도 허용되지 않으며, 발효, 숙성, 병입 등의 과정을 통해 국가검정기관의 법에 의한 철저한 성분 분석도 수행된다. 이런 사실을 이해하면 품질이 검정되지 않고 보증되지 않은 낮은 등급 와인은 어디서 어떻게 재배된 포도를 사용했는지, 기타 어떤 원료들을 어떻게 양조하였는지 또는 무슨 첨가물이 들어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있을 수 있어 문제가 될 수도 있을 법 하다.
와인의 품질을 좌우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것은 바로 수송과 보관이다. 와인은 살아있는 음료이므로 유통 저장 방법이 열악하면 변질 될 수밖에 없어 이때 건강에 해로운 제3의 화학물질이 생성될 가능성도 다분히 있지만 이 경우는 비단 와인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식품이 그러하다.
와인을 위시한 모든 술은 적당히 잘 마시면 좋은 약이 된다.
그러나 와인도 '알코올'을 함유하므로 마구 많이 마시면 해로울 수 밖 에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한다.
우리 문화가 아닌 와인에 대해 약간 알아두면 인생이 훨씬 즐거워 질 수 있기에 와인 공부도 필요하다. 새봄을 맞으며 우리 모두 즐겁게 잘 마시고,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기를 소망해 본다.
2008-03-12 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