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약업 의료계, 리베이트에 자신 있는 모습 보일 때다
요즘 제약 도매업계에는 리베이트가 여전히 화두다. 약업계 리베이트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최근 사정은 좀 다르다. 지금까지 리베이트가 제약사와 의사의 리베이트에 집중한 면이 있었다면, 최근에는 도매상과 병원, 도매상과 약국에 치우치는 면이 강하다. 때문에 이전에는 도매상들이 어느 제약사가 걸릴 지를 예의주시했다면, 지금은 제약사들이 어느 도매상과 어느 병원이 연루될 지를 주시하는 형국이다. 상황에 따라 제약사들이 연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간 리베이트에 대해서 제약사보다 상대적으로 안심해 왔던 도매업계가 느끼는 부담감은 더 크다. 최근 정부 합동수사반이 대형 병원에 납품하는 도매상 3곳을 전격 압수수색한 이후 도매업계 내에서는 이 얘기가 폭넓게 회자되고 있다. 이들 3개 도매상 외 ‘기부금’ 형식의 리베이트로 보건복지부가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나머지 4개 병원의 납품 도매상에 대해서도 각 병원이 소재한 곳에서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사적인 조사가 시작되는 형국이다. 도매업계의 초점은 어느 정도의 수위로 진행되고, 대상이 어디까지 확대될 지 여부다. 만일 이들 병원 도매상이 별 탈 없는 것으로 결론나면 다행(?)이지만, 연결고리들이 나오면 파장이 겉잡을 수 없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부가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리베이트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쉽게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많이 나온다. 사실 그간 리베이트 초점이 제약사에 맞춰졌을 뿐, 도매상도 리베이트에서는 자유롭지 못했다. 도매상을 겨냥하는 리베이트 ‘칼 끝’에 대해 도매업계에서도 한 번은 ‘치고 가야 한다’ 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제 제약사든 도매업소든 리베이트가 설 자리는 없다. 마찬가지로 병원과 의사 약사들도 부당한 요구가 무조건 통하는 시대는 지났다. 제약사와 도매상, 의사와 약사 병원이 리베이트에 대해 걱정만 하지 말고, 자신있는 모습을 보여줄 때다.
이권구
2013-06-12 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