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신약의 등장에 오리지널 외자제약사가 긴장하는 등 전문약시장의 판도변화가 예사롭지 않다. 시장분석 기관에 따르면 국내제약사가 개발한 혁신신약(페암치료제)의 약진으로 이 시장을 주도해온 오리지널 제약사가 기자회견을 자청하는 등 이전에 보지 못한 예외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는 그동안 시장을 독점해온 외자제약사의 입장에서 그만큼 수성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반증이며 특히 해당제품의 차별점에 대해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나선것은 경쟁대상 품목의 시장지배력이 만만치 않다고 느끼고 있음을 인정한 것과 다름없다.
위에 언급된 상황 즉 EGFR변이 비소세포페암 치료제시장의 최강자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와 후발주자 렉라자(유한양행)간의 시장경쟁을 지켜주며 이후 전개될 두 제품간 진검승부에 대해 크게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글로벌제약사와 토종제약사간 영업력과 제품력 경쟁이 과연 어떤 결과를 초래할 것인지 시금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제품이 국내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로컬기업이 자체개발한 혁신신약이 비록 조건부 급여이기는 하지만 실제 임상현장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기회로 활용될지 지켜볼 일이다.
외자제약사의 국내시장 신약출시는 대규모 임상데이터와 의료현장의 치료사례를 무기로 국내시장 입성과 더불어 제네릭 발매 이전까지는 압도적인 처방 점유율과 시장독점을 유지해 왔다. 글로벌차원의 대규모 3상임상을 통해 임상적 유용성을 입증했다고 강조하며 글로벌 스탠다드를 앞세워 대규모 마케팅 파상공세를 펴 온 외자제약의 위세에 국내 로컬제약들은 제대로 된 경쟁상대가 될 수가 없었다. 이는 대부분 신약중심 치료약시장에서 토종제약사의 미미한 점유율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했다.
이번 경쟁에서 외자제약사가 기자간담회를 통해 자사제품의 차별성과 우위를 강조하는 발빠른 대응을 보인 것은 그만큼 후발주자의 등장에 긴장하고 있음을 자인한 것이다. 일전 의료계 일각에서 추진된 국산약 사용하기 등 일회성 캠페인에 힘입어 한두 품목의 시장점유율이 상승한적은 있지만 대형종합병원 DC를 통과해 외자제품과 당당히 어깨를 겨뤄본 사례는 아직까지 없었다. 의료진의 애국심과 국가적 지원책에 힘입은 봐주기식 불공정경쟁이 아닌 제품력과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제대로 된 한판승부를 준비하고 있는 한국산 혁신신약의 힘겨운 도전기를 지켜보고 응원하는 것은 참으로 흐뭇한 기억이 아닐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