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를 잡는 항체 아두카누맙이 FDA 자문위원 거의 전원이 승인을 반대하는 우여곡절 끝에 FDA로부터 신속 승인을 받은 이후 바이오헬스케어 커뮤니티에서는 효능, 부작용, 비용, 위험한 전례를 남기는 무책임한 일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으로는 아두카누맙 덕분에 그동안 불투명한 치매치료제 인허가 평가기준이 마련됐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앞으로 더 많은 후보치료제들이 첫번째로 승인된 아두카누맙을 비교기준으로 삼아 비교 임상결과를 제출하는 등 경쟁적으로 더 많은 임상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생태계 조성을 통해 아두카누맙보다 더 약효가 좋고, 더 안전하고, 더 저렴한 치료제가 향후 계속해서 시장에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기존 약물에 대한 새로운 적응증 추가 및 허가 후 시점에서의 임상연구 요건을 뒷받침하거나 충족시키는 리얼월드 데이터(RWD)와 리얼월드근거(RWE)의 인정과 사용이 빈번해지고 있다. FDA 역시 치료제 허가 의사결정에서 RWD와 RWE를 인정하는 사례를 추가하고 있다고 한다.
RWD는 전자의료기록(EHR), 보험청구자료, 치료제 및 질병 등록체계(레지스트리), 재택 환경의 환자 생성 기록, 모바일 및 웨어러블 기기 등 다양한 자료원에서 일상적으로 수집되는 환자 건강상태 또는 의료제공과 관련된 데이터를 포괄한다. RWE는 의약품 사용현황 및 잠재적 이득과 위험과 관련한 임상적 근거로 대규모 단순 임상시험(LST), 실용적 임상시험(PCT), 전향적 또는 후향적 관찰연구 등 다양한 연구 설계 또는 분석 결과로 생성된다.
RWD 분석을 통해 얻어진 RWE는 제약바이오기업의 임상시험계획(IND) 신청 및 규제당국의 의사결정 절차에 활용된다. 다수의 신약 IND에서 RWE가 상당 수준의 근거로 활용되며 이와 같은 시도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무작위배정, 이중눈가림 등으로 통칭되는 전통적 임상시험이 아닌 데이터 품질, 연구 설계, 통계적 접근 등의 당면 과제 해결과 기존 데이터 활용을 통한 신약 연구개발의 효율성 향상을 위해 필요한 이행조치로 풀이된다. 글로벌 혁신신약에 도전하는 우리 기업들이 실사용데이터의 장기축적을 요구하는 시대변화를 제대로 읽어야 하는 이유가 바료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