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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재정 한 푼도 누수(漏水) 안 된다
입력 2020-07-08 10:09 수정 2020-07-08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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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을 앞두고 여러 주장이 난무하고 있다. 한의계는 이번 시범사업이 한의약 치료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경제적 부담을 완화 시켜 국민건강 증진에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아주 의미있는 결정이라고 평가하고 한의계 내부의 찬반 투표까지 거쳐 참여가 결정된 만큼 시범사업의 설계와 시행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적극적 공세를 펴고 있다. 반면 의료계와 약사회는 첩약의 급여화는 코로나19로 인해 가뜩이나 어려워진 건강보험 재정에서 수백억을 축내는 아주 잘못된 정책이며 검증되지 않은 한약으로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정책에 결사반대 의지를 밝히며 의사단체 결의대회까지 열었다.

앞서 복지부는 5백억 원의 재정을 투입, 3년간 3단계로 진행되는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안을 제시한 바 있다. 첩약보험 적용 질환은 대상 5개질환 중 1단계로 뇌혈관질환후유증, 안면신경마비, 월경통에 대해 환자 1명 당 1년에 한 번, 10일치 첩약을 건강보험으로 지원받게 한다는 것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시범사업을 통해 관련 관련질환 환자는 1년에 7~8만원 정도 한차례 첩약값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범사업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보이는 쪽에서는 이 점에 대해 주목한다. 대상질환이 만성질환인만큼 1회성 첩약으로 별반 치료 효과를 보기 어렵고 재방문부터는 결국 환자 부담이 커지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2012년 2천억 원의 예산을 투입, 노인과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치료용 첩약의 보험급여 시범사업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이 계획안은 의료계의 반대와 한의계 내부의 불협화음으로 인해 무기한 보류된 바 있다. 8년의 세월이 지나 대상 질환과 재정규모가 대폭 축소된 시범사업안이 또 다시 올라왔지만 제도시행을 놓고 벌어지는 찬반양론은 예전과 별반 다름이 없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시범사업 공급자중 한 축인 한의계가 내부투표를 거쳐 참여를 결정했고 국회공청회 등을 통해 다소 우호적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여전히 제도 시행의 전제조건이자 걸림돌이 된 한방분업에 대한 논의는 시작조차 못한 채 제자리걸음이다.

건강보험의 재원은 국민들이 낸 보험금으로 마련된 것이다. 따라서 이 재원은 꼭 필요한 곳에 적절히 사용돼야 하고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와 안전이 확인된 곳에 사용되어야 한다. 한약은 의약품의 기본요건인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조차 제대로 거치지 않았으며 또 한약의 부작용에 대한 감시와 분석 시스템도 마련돼 있지 않아 전반적으로 부실하기 짝이 없다는 주장이 여전한 만큼 한방첩약에 대한 시범사업에 건보재정을 투입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민약 건보재정에 여력이 있다면 현 시점에서는 한방의 과학화를 입증할 수 있는 연구나 임상에 지원하는 것이 훨씬 더 합당하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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