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대한민국 의사 대표자 3백50여명이 서울시내 호텔에서 모임을 갖고 전국의사 총파업과 관련된 의견을 조율했다. 전국의사 대표자들은 정부의 불합리한 의료정책에 강하게 반발하며 총파업등 대정부투쟁에 더욱 가열차게 임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비록 투쟁방법은 결론을 내지 못했으나 현 의협집행부와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의쟁투)를 통해 전국의사들의 결집된 힘이 발휘 될 수 있게끔 구체적 로드맵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날 회의에는 의협을 비롯 대한의학회, 대한여자의사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등 각급의사단체들이 총 출동했다.
이날 의사들은 각종 의료정책 논의과정에서 의료계를 배제하고 있는 정부에 대해 작심한 듯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로하고 전공과 직역을 넘어 의료계의 대동단결과 총결집을 통해 의료계의 요구사항을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했다. 의협회장은 13만 의사를 대신해 감옥에 갈 각오가 되어 있다며 옥중에서도 투쟁의 고비를 늦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는데 일각에서는 지난 2000년 의약분업이후 간단없이 이어져 온 강경투쟁 노선으로 과연 제대로 얻은게 무엇인지 냉철하게 판단해 볼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도 나왔다.
의료계는 대표자모임을 통해 대책 없는 문재인케어의 전면적 폐기를 주장하고 진료수가 정상화, 의료전달체계확립, 건강보험에 대한 국가재정투입 정상화, 원격의료도입 즉각 중단을 촉구했는데 이는 현재 의료제도가 현장의 의사들을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잠재적 범죄자를 만들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 지금과 같은 의료경영환경은 모든 병원과 의원들이 문을 닫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라는 위기감을 표출하고 수가인상과 재정투입을 요구하고 있는데 내년 건강보험 수가는 결국 3.2% 인상으로 최종 결정되었다.
의료계는 문재인케어 시행 2년을 맞아 향후 즉각적인 건보재정 안정화 방안이 없다면 폭발하는 의료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결국 좌초하고 말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MRI 및 초음파 급여비 인하, 어르신·아동 진료비 감면 등 보장성 정책의 추진, 인구고령화, 만성질환자 증가 등으로 건강보험의 오랜 흑자행진이 지난해 당기적자로 전환된 것이 이를 반증하는 지표들이라고 한다. 의료계의 주장이 단순 엄포가 아닐 수 있어 정부는 차제에 출구전략을 만들어 둘 필요가 있다. 이는 대한민국이 자랑거리 건강보험 곳간을 채워둬야 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