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5일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블랙먼데이’로 기록될 만큼 충격적이고 안 좋았던 하루로 기억되고 있다. 코스피 코스닥 할 것 없이 주가는 바닥을 모를 만큼 곤두박질 쳤고 이날 하루 동안 약 50조원에 달하는 시가총액이 증시에서 사라졌다고 한다. 그만큼 충격적인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날의 주가폭락사태에 대해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삭제 등 한국 경제봉쇄와 함께 미국의 중국에 대한 관세인상과 이로 인한 국제 주요통화의 환율변동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날 특히 의약품을 비롯한 제약바이오관련주는 타업종보다 더 큰 주가폭락을 가져와 관련업계 종사자들과 투자자들의 마음을 어둡게 했다. 주가폭락의 주요인으로는 무엇보다 직전에 터져나온 신라젠의 신약 임상중단 발표와 이로 인한 연이틀 하한가소식은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분위기를 얼어붙게 만들었고 이같은 시장 분위기는 결국 최근 2년만에 최대치인 5%대에 달하는 업종지수 하락을 가져왔다.
코스피에 상장된 의약품 전 종목이 하락세를 기록하고 날아간 제약바이오업체의 시가총액만도 거의 10조원에 달했다고 한다. 주가하락의 주범(?)역할을 했던 신라젠의 경우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이하 DMC)가 펙사벡 간암 대상 임상3상시험의 무용성 평가결과 임상시험 중단을 권고했다는 소식이 공시되고 향후 면역항암제와의 병용 임상에 집중하고, 라이선스 아웃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한번 무너진 신뢰는 되돌리기가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 신라젠 주가는 단 사흘만에 거의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지고 알테오젠, 메디톡스, 인트론바이오, 안트로젠 등의 주가 하락률도 최대 20%에 육박하는 등 그야말로 멘탈붕괴 그 자체였다.
경험에 의하면 일시적 주가하락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제자리를 찿아가는 것으로 그리 크게 허둥댈 일은 아니다. 다만 이번 사태가 이제 막 불붙기 시작한 제약바이오업종에 대한 미래가치가 훼손되거나 신약개발 가능성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상황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거듭 언급된 사항으로 신약개발 과정은 무척이나 힘들고 실패가 반복되지만 이러한 과정 없이 결과는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점 또한 유념해야 한다. 시장의 일시적 침체분위기가 자칫 제약바이오업계 전체의 활기를 앗아가는 상황은 어떻게든 막아야한다.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표현처럼 지금은 희망을 붙들고 가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