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품질관리는 개발단계부터 허가,생산,유통,소비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관리요소일뿐 아니라 역내(域內)는 물론 국가간 수출에서도 가장 엄격하게 고려되는 사항이다. 때문에 품질관리와 관련된 규정과 제도는 끊임없이 손질 되어 왔고 사후관리 측면에서도 한 치의 빈틈도 허용되어서는 안 되는 부문이다. 이런 점에 비추어 볼 때 최근 우리나라 제약기업과 베트남간에 불거진 의약품 품질논란은 비록 원인이 어디에 있었던간에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수 없다. 다만 해결과정에서 보여준 해당 제약기업과 제약바이오협회, 식약처를 포함하는 민관(民官)협력은 바람직한 선례를 남긴 것으로 보여져 그나마 다행이 아닐수 없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의약품 품질관리 중요성에 대해 다시한번 되돌아 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일례로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제약기업간 지식과 경험의 공유도 CSV(Computer System Validation)를 통해 확인 된다. CSV는 GMP를 기반으로 설계된 컴퓨터시스템이 의약품 생산과정에서 일관되게 운영되는지 검증하고 문서화하는 과정을 의미하며 이 시스템이 올바르게 작동한다면 의약품이 균일하게 생산된다는 것으로 보증하는 활동이다. 이러한 CSV는 이미 지난 2010년부터 국내에서도 의무화됐고 의약품 수출을 위한 보건당국의 실사시 허가를 위한 필수사항으로 자리 잡았지만 이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기업이 많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CSV를 먼저 구축하고 활용한 경험과 지식을 세미나를 통해 다른 제약기업에 이전하고 컨설팅까지 해 준것은 글로벌진출을 위한 업계내부의 협업으로 매우 가치가 있다 하겠다. 또 국내의 한 제약기업은 안전보건경영시스템과 관련된 새 국제표준(ISO45001)을 제약바이오 최초로 인증을 받기도 했다. ISO45001은 국제표준화기구에서 올해 3월 새롭게 제정한 기준으로 국제표준의 인증은 우수 의약품 생산을 위한 관리기준인 GMP 고도화와 함께 사내 안전문화 인식강화, 쾌적한 작업환경 조성을 통해 안전사고 없는 스마트공장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경영진과 임직원 모두의 의지의 표현으로 보여 진다.
전 세계적으로 의약품 품질규제과학은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우리나라가 비록 ICH(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 정회원으로 가입하고 PICs 회원국이 되었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식약처 산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최근 미국 약전위원회와 의약품기준규격 및 표준품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갱신했다. 이 또한 국내 제약업계의 품질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해외신인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로 보여 진다. 민관의 협력과 합심을 통해 우수한 품질의 의약품을 개발, 해외진출을 도모하고 있는 우리 제약바이오업계의 또 한단계 업그레이드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