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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에서 가장(家長)으로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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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1-10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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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규 (주)동우들 대표이사▲ 고용규 (주)동우들 대표이사

한 예능프로그램에 방영된 초등학교 2학년생의 시가 대한민국 아빠들을 슬프게 만들고 있다고 한다. 지난달 26일 MBC의 예능 프로그램인 ‘일요일 일요일 밤에 - 오늘을 즐겨라’에 소개된 초등학교 2학년의 시가 그 주인공이다. 시 제목은 ‘아빠는 왜?’ 이고 이 시는 “엄마가 있어 좋다 / 나를 이뻐해 주어서// 냉장고가 있어 좋다/ 나에게 먹을 것을 주어서// 강아지가 있어 좋다/나랑 놀아 주어서//아빠는 왜 있는지 모르겠다” 라며 아빠의 존재에 의문을 품는 심경이 담겨 있다. 사실상 이 시는 냉장고 보다 못한 대한민국 아빠의 무력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 시를 듣고 아마도 평범한 대한민국의 가장이라면 누구나 씁쓸해하면서도 반성하게 될 것이다.  특히 윗세대들에게는 억압받고 아랫세대들에게는 무한정 베풀기만을 강요당하는 50대 가장들의 애환은 더 절박한 현실로 다가오며 이미 여러 시사 프로그램을 통해 이슈화 됐었다. 

가정과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이면서도 어깨 위에 얹힌 삶의 무게로 언제나 외로움을 느끼며 살아가는 우리 아버지들. 이들은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온전히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강박감과 책임감에 짓눌리어, 스스로 고립되어 가족과의 소통 부재로 진정한 가족의 소중함을 놓치고 그저 하루하루를 보내고 만다.

인생의 뚜렷한 목표를 갖지 못하고 부표처럼 떠돌며 가정과 사회로부터 설 자리를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혹자는 한국의 가장들이 가장 불쌍하다고 한다. 사회에서는 뼈빠지도록 일하지만 사실 제대로 인정받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들은 집안에서는 자신의 냉엄한 처지를 차마 말하지 못한다. 특히 한국의 40, 50대 가장들은 자녀 교육과 부모 부양에 허리가 휘더라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알아주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부인의 불만은 40대를 넘어서면서 급격히 늘어난다.

'남자다워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속 시원하게 털어놓지도 못한다. 이렇게 표현하지 못해서 오히려 권위적이며 가부장적인 모습으로 군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노년에는 가족들로부터 사랑 받지도 못하고 울타리 밖에서 겉도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어느 순간 가장이라는 존재는 가족에게 있어서 그렇게 ‘그림자’와 같은 존재가 되어 버렸다.

그러나 단순히 조연으로 치부되기엔 그들의 자리가 매우 크다. 가장 없이는 온전한 가정이 성립되지 못한다. 한 가정이 집이라면 가장은 기둥이다.

경제위기며 세대교체며, 가장으로서 한 가정을 책임지기가 더 팍팍해져가는 요즘이다. 제약사와 도매업소들도 쌍벌제니 저가구매인센티브제도니 가장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더욱이 도매업계는 유통일원화가 폐지되면 50% 이상이 도산 및 폐업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하루하루가 고단함의 연속이다.

고단한 삶에 대한 가족 구성원의 따뜻한 시선이 절실하다. 살가운 ‘마누라’와 토끼 같은 자식들의 애교에 없던 힘도 솟아나는 사람들이 가장(家長)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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