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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길거리가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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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7-15 09:48 수정 2009-07-18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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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병원약사회 홍보위원장 최혁재

미국에서 부통령까지 지냈고, 최근까지도 환경운동가로 활발한 강연과 계몽활동을 하면서 전세계에 지구온난화로 인한 위험성을 설파하고 다녔던 앨 고어. 최근 미국 정계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는, 뛰어난 자질을 가진 그에게도 어린 시절 아픈 기억이 있다.

그의 아버지는 담배농장을 운영하면서 많은 돈을 벌었고, 고어가 유복한 집안에서 자라게 해주었지만, 고어에게 잊을 수 없는 이별도 안겨주었다. 고어보다 10살이 많았던 누나 낸시. 무척 고어에게 따뜻한 온정을 보였던 낸시는 10대부터 흡연을 시작했고, 결국 젊은 나이에 폐암으로 가족들의 곁을 떠났다. 이 일로 인해 고어의 아버지는 평생 운영해 온 담배농장을 접어야 했다.

한 해, 직간접적으로 흡연으로 인한 질병 등으로 국내에서만 5만명 이상이 사망한다는 통계를 놓고도 여전히 흡연은 그다지 줄어드는 티가 나질 않는다.

사실 더 위험한 것은 흡연자보다는 간접흡연자이다. 필터를 거치지 않은 채, 타고 있는 담배에서 직접 내뿜어져 나오는 부류연(생담배연기)에는 주류연(필터를 통해 걸러진 채, 흡연자에게 흡입되는 연기)보다 독성물질이 훨씬 많다.

발암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다고 알려진 타르는 1.7배, 니코틴은 2.7배, 일산화탄소는 2.5배, 암모니아는 무려 73배, 페놀은 2.6배, 디메틸니트로사민은 26배 등 유독물질이 간접흡연자에게 훨씬 많이 전달이 되는 것이다.

실제로 흡연을 하지 않는 여성 폐암환자의 80% 이상이 간접흡연에 의해서 병을 얻은 것이며, 2002년에는 유럽연합에서만 8만명 이상이 간접흡연으로 사망했고, 미국은 연간 3천명, 중국은 10만명이 간접흡연으로 사망한다.

특히 평소 심장혈관이 안 좋은 사람은 30분 정도만 간접흡연에 노출되면 심장발작을 일으켜 사망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으며, 흡연하지 않는 여성이 흡연자 남편과 30년간 여생을 같이할 경우 폐암 발생률이 3배까지 높아진다는 보고도 나왔다.

아이에게도 이 사실은 적용된다. 즉, 베란다에서 안전하게 담뱃불을 껐다고 생각하는 아버지의 입가에 남은 유독물질이 아이한테 전해지면 아토피 피부염, 알레르기성 비염에 대하여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훨씬 더 높은 발병율을 나타낼 수 있다.

아침 출근길에 보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러 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괴로운 것 중의 하나가 아침마다 아주 맛있게 담배를 피우시는 분들이 앞에서 길을 가고 있을 때이다.

필자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지라 이런 분들이 앞에 있을 때마다 헐레벌떡 뛰어서 앞질러가고, 앞질러가고 하는 것도 한 일이다. 더 괴로운 것은 건널목에서 교통신호를 기다릴 때이다. 이도 저도 못 움직이고 서있어야 하는 상황에서 여기저기서 담배연기가 흘러오면 괴롭기가 그지없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하루 3분정도만 노출된다면, 1주일에 5번씩 잡을 때, 1년이면 간접흡연에 12시간 노출되는 것이다. 결코 간과할 상황이 아니다.

아침에 피우는 담배가 애연가에게는 삶의 행복일지는 몰라도 비흡연자 다수에게는 삶을 위협하는 흉기일 뿐이다. 국민을 생각한다고 많은 것을 챙기고, 국민을 위한다면서 두리번거리는 분들에게 이 간접흡연의 피해는 그냥 그러려니 지나가야 하는 것인가? 아니면 내일처럼 생각하고 해결해줘야 할 일인가? 묻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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