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허명(虛名)을 넘어서
기자 플러스 아이콘
입력 2008-04-16 06:51 수정 2008-04-16 10:42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스크랩하기
작게보기 크게보기
▲ 이순훈(소설가, 서울시약사회 문화복지위원장)

"… 그래, 여기서 산단 말이지? 참 가엾기도 해라. 밤낮 이렇게 외로이 세월을 보내자니 얼마나 갑갑할까…" 알퐁스도테가, 별이 쏟아지는 뤼르봉 산을 찾은 스테파네트로 하여금 목동에게 건네게 한 말이다.

위 문장을 차용한 후 '외로이'라는 어절을 '시끄러운'으로 바꿔 써보자. 지금 우리 사회의 적나라한 묘사가 되지 않는가.

경계 밖의 것들은 모두 공(空)이고 자신만이 참(眞)이라는 주장들이 떼로 몰려다니던 지난 몇 주다. 입후보자들과 그 선거운동원들은 물론이거니와 그에 편승하여 얼굴 알리기에 나선 여론조사기관들, 거기에 지지도 혹은 당선 가능성이라는 숫자의 변위를 내세워 독자나 시청자들을 붙잡고자 득시글거리던 미디어 매체들 간의 경쟁까지….

섬김의 리더니 맞춤형 리더를 표방하며 그렇게 왕왕거리는 소리들은 우리에게 공과 참, 정보와 앎을 혼동하게 만들 뿐 아니라(여기서 말하는 정보란 주체와 객체 간의 사정이나 정황에 관한 보고를 뜻하고, 앎이라는 것은 그 보고된 것에 대한 이해까지를 포괄한다.) 반복되는 그 소음들은 그 나물에 그 밥을 연상시켜 오히려 투표 기피라는 역작용을 유발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등을 향해 올인하는 그 치열한 부르짖음들 중 우리가 주목해봐야 할 것은 그들을 일어서게 한 시대적 상황이다.

난세가 영웅을 부르듯 불안정한 오늘, 불확실해 보이는 내일이라는 우울이 그 저변을 흐르고 있다. 개인적 성취를 떠나 유권자와 함께 가겠다는 공유의 리더십(shared leadership)을 열변하는 그들의 주장도 같은 맥락이다.

하여, 세계경제포럼이 선정한 2008년 차세대 글로벌 리더,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의 소회가 새롭다. "음악계는 너무 잔인한 곳이다. 내가 바이올린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후에 제대로 쉰 적은 한 번밖에 없다. 그나마도 그 3개월 중 1주일을 제외한 모든 날은 혼자서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10곡 전체를 다 익히는 공부에 매진했다. 차이코푸스키콩쿠르 등 세계적인 콩쿠르에 입상만 하면 커리어가 보장되는 사회는 이미 지나갔다."

어디 음악계에만 적용되는 무한경쟁의 첨예함이겠는가.

부디, 4.9총선을 거쳐 국회로 입성하는 우리 약사선량들이 개인적인 성취감을 넘어, 공인받은 자격 자질 역량을 증명해 보임은 물론이거니와, 약사사회 곳곳에 울체된 병소의 제거에 매진해주기를, 나아가 국민보건 향상의 버팀목이 되는 올바른 보건의료체계 확립에 헌신해주기를, 그리하여 보다 긍정적인 약사상   건강한 미래사회를 꿈꾸게 하는 정촉매 역할을 해내주기를 기대해본다.

전체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인기기사 더보기 +
약업신문 타이틀 이미지
[]허명(虛名)을 넘어서
아이콘 개인정보 수집 · 이용에 관한 사항 (필수)
  - 개인정보 이용 목적 : 콘텐츠 발송
- 개인정보 수집 항목 : 받는분 이메일, 보내는 분 이름, 이메일 정보
-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 기간 : 이메일 발송 후 1일내 파기
받는 사람 이메일
* 받는 사람이 여러사람일 경우 Enter를 사용하시면 됩니다.
* (최대 5명까지 가능)
보낼 메세지
(선택사항)
보내는 사람 이름
보내는 사람 이메일
@
Copyright © Yakup.com All rights reserved.
약업신문 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약업신문 타이틀 이미지
[]허명(虛名)을 넘어서
이 정보를 스크랩 하시겠습니까?
스크랩한 정보는 마이페이지에서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Copyright © Yakup.com All rights reserved.
약업신문 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