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 출신 복지부장관 식약처장 동시 등판(登板).
입력 2022-05-31 08:32
수정 2022-05-31 08:32
새정부 출범후 첫 번째 보건복지부장관과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 두 명의 여약사가 동시에 기용됐다. 인사청문회를 거쳐 김승희 후보자가 복지부장관에 취임하게 되면 이는 노태우 정부시절 김정수 장관 이후 근 30여년만에 맞게 되는 경사가 아닐수 없다. 약사사회는 이번 인사로 의사출신 후보자가 자진사퇴한 장관자리에 약사출신 후보자가 들어섰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이다. 여기에 더해 인사청문 절차 없이 대통령의 임명으로 바로 취임하게 되는 식약처장에 역시 약사가 발탁됨에 따라 한껏 기대에 부푼 모습이다.
약사회 역사상 유례가 없었던일로 일로 일단 축하를 보낸다. 하지만 약사출신 장관과 처장의 등장을 무조건 반색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전례를 되돌아볼 때 공직에 나선 이후에는 자신이 속한 직능을 챙길만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약대를 졸업한 여성이기에 여약사 출신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지만 단지 약사라는 직능과 여약사로 국한하기에는 이들 두 명의 개인적 경력과 이력, 발탁배경을 살펴보면 상황이 순탄치 못하다. 식약처장 국회의원 의정활동 과정에서 야기된 막말 등 자질논란에 휘말린 김 후보자와 그동안 제약·공직·교육분야에 재임하며 최초(?)타이틀을 갱신해 온 오유경 내정자는 이제부터 엄정한 평가기준의 잣대를 제대로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사발표 직후 대통령실은 복지부장관 후보자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등을 역임한 보건의료계의 권위자라고 소개하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 코로나19대책특별위원회 간사 등을 역임하며 국가 보건복지 정책 수립과 코로나19 위기에 대한 정책적 대안을 제시해 온 만큼 현장과 정부, 국회에서 쌓아온 경륜과 전문성이 새 정부의 보건복지 분야 국정과제 달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주변에서는 하마평이 거의 없었던 의외의 인선이라는 반응과 함께 한 차례 낙마로 후임 인선 물색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검증이 완료된 정치인 출신이자 식약처장을 역임한 전문성을 가진 인물이란 점에서 적임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보건의료와 허가규제 관련 제도와 정책을 관장하는 보건복지부와 식약처 수장으로 약사 출신 인사를 동시 발탁한 것은 약사 출신 전문가로 하여금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현상황에서 행정전문성과 더불어 보건·방역에 지속적으로 힘을 쏟으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정치적 정무적 판단보다는 과학적 배경을 가진 전문성에 좀 더 높은 점수를 둔 인사로 보여지는 만큼 보건의료 분야 전문성을 발휘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두 약사의 동시 등판은 약사사회의 기대감과 의사사회의 아쉬움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결국 국민 눈높이에 맞는 국정과제 수행능력을 어떻게 발휘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