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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임사가 취임사보다 더 주목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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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5-18 08:43 수정 2022-05-18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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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 출범과 함께 복지부장관과 식약처장이 새인물로 바뀌게 된다. 여러가지 정치적 변수와 돌발상황을 배제할 순 없지만 아무튼 기존 두 기관의 수장은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게 됐다. 인사청문회를 통해 후보자 검증이 한창인 복지부의 긴장된 분위기와 달리 식약처는 후임처장의 내정이나 인선 하마평에 상관없이 차분한 분위기이다. 공위공직자 또는 기관장의 이임사는 임기를 마무리하고 떠나는 입장에서 대체로 간단한 소회를 남기거나 아쉬움이 묻어나는 공치사 수준에 머무는것이 일반적이라 큰 기대를 갖고 경청하거나 세간의 주목을 받는 일은 거의없다. 

이런 이유들로 슬쩍 묻힐수도 있고 별반 새로울것도 없는것이 퇴임 기자회견이나 이임식이다. 하지만 이번에 물러나는 식약처장의 이임 기자회견 내용을 살펴보면 그간의 경험과 공직복무 원칙은 물론 한 개인의 판단과 결정을 넘어 주목할만한 몇가지 시사점과 공적 가치를 전해주고 있다는 생각이다. 비록 과학적이라는 수사가 붙었지만 규제기관인 식약처가 정치적 판단이 불가피할수도 있는 일련의 상황을 앞에 두고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하는지, 판단의 근거와 기준은 물론 국민을 위한 최선의 선택은 어떤 프로세스를 거쳐 결정돼야 하는지를 되돌아 보게 했다.

김 처장은 새 정부가 강조하는 '합리적 규제 완화'에 대해 지극히 상식적 입장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규제를 무조건 뽑아버려야 하는 '손톱 밑의 가시처럼' 대하는 주장은 필요한 규제인지, 불필요하고 불합리한 규제인지를 구분해야만 하는 본질을 훼손할 수 있음을 지적했다. 과학적 기반으로 합리성과 근거로 규제 당사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객관적 근거들을 바탕으로 규제의 틀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뜻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등 떠오르는 뉴 아이템에 대해 해당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는 전문가를 키워내지 못한다면 식약처는 걸림돌이 될 뿐이라는 뼈있는 말도 남겼다. 

전문가 육성을 위한 투자, 동기부여에 대한 고민을 깊이 해야 한다고 지적으로 지금까지 대한민국이 발등의 불을 끄는 단계였다면 제품화지원단이 앞장서 이끌어나가는 역할에 집중하는 게 중요한 과제이자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다시 직임을 맡게 되더라도 지금보다 더 잘할수는 없을 것 같다는 자부심으로 최선을 다했다는 퇴임 공직자의 고백은 현직 또는 차기 공직자가 되새겨야 할 부문이 아닐까 싶다. 취임사는 앞으로 이렇게 저렇게 잘해 보겠다는 식이라면 이임사는 지난 과거 실적에 대한 반성과 아쉬움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어느쪽에 더 무게를 둘 수 있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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