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제약바이오업계 경영진 개편은 지난달말 마무리된 주총을 기점으로 대부분 매듭지어졌다. 제일 눈에 띄는 변화는 상장사중 스무곳 이상의 기업들이 최고경영자를 교체하고 상당수 회사들의 오너2세 3세가 회사경영의 전면에 나섰다는 점이다. 이는 3년째 계속된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과 향후 전개될 엔데믹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는 방법으로 회사형편에 따라 오너경영 체제를 강화한 경우도 있고 일부 기업은 전문경영인을 통한 책임경영을 채택하는 등 선택의 방향이 달라졌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제약바이오협회 이사장사를 맡게된 휴온스의 경우 윤성태 회장 취임과 함께 그룹내 전 계열사에 대해 전문경영인체제를 구축했다. 회사측은 이에 대해 급변하는 글로벌 정세와 정책 등에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응해 나가기 위한 방침이라고 밝히고 지주사 휴온스글로벌은 전 그룹사의 경영체제 혁신과 개혁을 총괄하고, 각 사업회사의 독립적 경영을 지원함으로써 사업 회사들이 외부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역량과 잠재력을 끌어올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모멘텀을 확보해 지속 성장을 이뤄나가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오너2세의 회장취임은 동국제약을 통해서도 확인된 바 있다. 2002년 대표이사 선임후 20년만에 회장에 오른 오너2세 권기범회장은 2025년 매출 1조 달성이라는 회사 비전을 선포하고 헬스케어사업의 미래 성장동력 발굴과 제약 부문과 연구개발(R&D) 강화에 중점을 인사를 단행했다. 사옥이전과 함께 헬스케어사업부 핵심 브랜드 리뉴얼과 화장품 해외시장 진출 등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 발굴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며 R&D 부문 강화를 통한 글로벌 신약 및 개량신약 개발 등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점차 늘어나는 인력과 조직의 효율적이고 투명한 윤리경영을 위해 법무와 감사 업무를 담당할 감사실을 신설하기도 했다.
위에 언급한 두 제약바이오기업의 경우 1조매출을 향한 구체적 사업목표와 비젼 실행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타회사들과 대비, 시사하는 점이 한 둘이 아니다. 창업주가 현역에서 퇴진하고 오너일가의 부자가 경영일선에서 동시에 물러나는 최근의 사례도 상기하고 이전 한국제약기업의 대표적 기업이었던 유한양행과 한미약품이 걸어왔던 성공의 실패, 도전과 응전의 역사를 지켜본 한국제약바이오 업계로서는 모처럼 불기 시작한 경영권구도 변화의 새 바람을 통해 또 한번의 퀀텀점프를 기대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