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신약 매출 1천억고지 그 다음 과제는?
입력 2022-01-26 08:33
수정 2022-01-26 08:34
연간매출 1천억이 넘는 의약품을 업계에서는 소위 '블록버스터'라고 말하는데 이는 그만큼 달성하기가 쉽지 않은 고지로 그동안 여겨져 왔다. 국내 의약품시장의 규모도 규모이지만 다빈도 처방약 대부분이 외자사 제품 중심으로 이뤄진 상황에서 국내기업 입장에서는 1천억대 매출을 올리는 제품 출현은 사실상 기대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만큼 불과 몇 년전만해도 '국산 블록버스터'의 출현은 그야말로 꿈이자 희망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꿈이 이제 현실이 되었다. 최근 일부 시장조사업체들이 발표를 시작한 지난 2021년 한해 주요제품 매출실적에 따르면 국내제약사가 자체개발한 일부 의약품들이 연간 1천억 처방실적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되었다. 고지혈증치료제 로수젯(한미)과 역류성식도염치료제 케이캡(HK이노엔)이 그 주인공이다. 뒤이어 당뇨병복합제 제미메트(LG화학) 뇌기능개선제 글리아티린(종근당) 등도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어 조만간 1천억클럽 대열에 합류하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015년 말 출시된 로수젯은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 2개 성분으로 구성된 고지혈증 복합제로 해당 기업이 에제티미브 사용권리를 특허권자(MSD)로부터 사들여 경쟁사들보다 시장에 먼저 진입한 이후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동일성분 시장 1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에 대한 의료진과 환자의 선호도가 높다. 2019년 3월 발매된 케이캡은 출시 3년만에 국내개발 신약 중 단일성분 브랜드로 연간 처방실적이 1천억 최초 달성이라는 기염을 토했다. 이제품은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라는 새로운 계열의 항궤양제로 기존 PPI계열 제품과 비교 약효가 빠르게 나타나고, 식전후 상관없이 복용이 가능하다는 특장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다. 내수시장 기반으로 매출1천억 고지를 넘어서고 '1천억클럽'에 가입했다고 해서 신약개발을 통한 블록버스터 반열에 올라섰다고 할 수 없다. 글로벌시장에서 통하는 혁신신약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이 지점에 도달해야 비로소 투자대비 이익극대화도 가능하고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글로벌 경쟁력도 구축할 수가 있다 하겠다. 위탁생산(CMO)이나 기술수출도 중요하지만 온전한 R&D를 기반으로 하는 확실한 파이프라인 구축에 올인하는 전략수립을 통해 글로벌 혁신신약의 꿈을 이어가는 토종기업들의 분발이 촉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