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제약바이오기업들은 이달 중 개최된 주총을 통해 대표이사를 비롯한 경영진과 이사진용을 새롭게 짜거나 사업계획에 대한 주주추인을 받고 새 출발선에 섰다. 그동안 수차례 연임을 통해 기업을 이끌어 왔던 대표적 장수CEO들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새로운 인물이 경영진으로 교체되기도 했다. 특히 오너2세 3세들의 등기이사 등재와 대표이사 선임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그만큼 세대교체가 빨라지고 급변하는 외부환경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절박한 판단이 인사에 반영된 것으로 보여 진다.
이달 들어 식품의약품안전처장도 교체됐는데 현직 약대교수 출신이다. 지난 1998년 식약청이 발족된 이후 모두 16명이 임명장을 받았지만 절반에 해당하는 8명이 약사출신이었다는 점은 시사하는바가 크다. 공무원ㆍ연구원ㆍ대학교수ㆍ개국약사 등 다양한 경력과 이력을 가진 자격 있는 인사들이 철저한 검증과 확인을 거쳐 차관급 정부기관장으로 발탁되었겠지만, 이 분야에서 약사가 가진 전문성과 능력, 공헌도를 인정받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결과로 보여 진다. 신임처장 역시 약무 식품 행정 전반에 걸쳐 국민안전과 관련산업 발전을 위한 균형 있는 시각을 강조해 귀추가 주목된다.
약사회도 지난해 12월 직접선거를 통해 임기3년의 새 회장을 선출해 3월 대의원 정기총회를 치룬 후 새 집행부로 정식 출범했다. 조용한 행보로 인수위원회를 통해 조직과 주요회무를 들여다본 신임 회장은 3년간 함께 할 집행부 인선을 순차적 진행하고 마무리했다. 실무능력을 중심으로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재를 발굴하고 선거과정에서 불거진 불협화음을 해소해야 한다는 점에서 지역과 출신학교를 배제한 책임회무 중심의 인선이 이뤄졌다는 비교적 긍정적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연령면에서 젊어져 일단 일하는 약사회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새해 시작은 1월 1일이지만 약업계는 3월 들어 이제 다시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약가제도를 비롯한 각 분야에서 진행되는 변화와 혁신은 거부할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이 말이 단순히 인적교체나 청산에만 있다는 의미가 아닐 것이다. 미래를 위한 첫 걸음은 과거로부터의 단절이 아니라 현재를 딛고 앞으로 전진 할 때 가능해진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 3월29일로 창간 65주년을 맞는 약업신문 역시 1954년 창간 당시를 되돌아보고 새 출발을 다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