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생존의 조건과 대형화·물류비 절감
이권구 기자 플러스 아이콘
입력 2009-09-15 10:36 수정 2009-09-15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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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악화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인수합병, 물류비 절감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9월11∼12일 일본에서 열린 ‘한·일 의약품유통포럼’에서 일본의약품도매연합회 벳쇼 요시키 회장은 일본 도매업계의 현실과 앞으로 나갈 방향을 이 같이 요약했다.

국내 의약품도매업소들이 어렵지만, 한 단계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일본 도매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영업이익률은 0.3%로 떨어졌고, 택배사 진출 등으로 업권 자체도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다.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지속적인 대형화 노력으로 현재 도매연합회 소속 회원사는 104개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계속되는 약가인하, 대형 요양기관들의 바잉파워, 외부 업계의 도매업 진출 등 다양한 외부 환경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수익성 악화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약가인하, 저가입찰, 제약사들의 직거래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와 별반 다르지 않다. 다른 점은 리베이트가 설자리가 없고, 1,700여 개에 육박하는 국내와 달리 100개로 짜여졌다는 점이다.

하지만 가장 큰 차이는 인수합병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일본 도매는 아직 매출 1조 도매가 출현하지 않은 국내와 달리, 매출이 수십조 되는 도매상들도 여럿 있고 대형 도매상들이 지금도 계속해서 인수합병을 진행하고 있다. 포화상태에 이르러 도매업소들끼리 제살 깎아먹기 경쟁을 하며, 인수합병이 ‘하늘에 별 따기’인 국내 상황과 너무나 다르다.

제약과 유통 모두 선진국으로, 특히 의약품물류에 대해서는 세계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다고 평가받는, 리베이트가 없음에도 경영이 악화되는 일본 도매업계의 현실은 국내 도매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형화와 물류비 절감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시키지 않고서는 생존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역할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좀 더 빠르고 안전하게 의약품을 배송할 수 있는지를 연구하고 고민하며 계속 진화할 것”이라는 벳쇼 회장의 말이 국내 제약 및 도매업계에 ‘강한 울림’으로 다가와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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