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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어스'냐, '와이자'냐?
이덕규 기자 플러스 아이콘
입력 2009-03-11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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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어스'(Pfizer+Wyeth)? 아니면 '와이자'(Wyeth+Pfizer)?

지난 1월말 빅딜의 전격성사로 깜짝쇼를 터뜨린 화이자社 및 와이어스社와 관련해 혹자는 웬 또 하나의 '뜬금뉴스'냐며 눈을 치켜뜰는지 모를 일이다. 실은 작명작업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는 얘기가 아니라 양사가 화학적 결합을 마친 이후를 가늠해 본 비유일 뿐이다.

화이자는 소수 블록버스터 드럭 의존형 제약기업 가운데 동급최강으로 손꼽혀 왔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간판제품인 콜레스테롤 저하제 '리피토'(아토르바스타틴) 하나가 전체 매출에서 점유한 몫을 보면 25%를 웃돌았을 정도다. 매출 2위 제품인 항경련제 '리리카'(프레가발린)조차 기여도는 6%에도 못미쳤고,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실데나필)는 아예 명함을 내밀기에도 힘이 부쳐 보인다.

반면 와이어스의 얼굴격인 항우울제 '이팩사'(벤라팍신)의 비중은 17% 남짓한 수준이어서 '리피토'와 비교하면 아무래도 중량감에서 차이가 적잖다. 하지만 정작 화이자와 확연한 차별성이 눈에 띄는 부분은 지난해 회사의 '빅 3'를 형성했던 폐렴 예방백신 '프리베나'와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 '엔브렐'(에타너셉트)도 전체 매출에서 기여한 몫이 각각 11%대에 달했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와이어스는 몇몇 덩치 큰 제품들에 목을 매기보다는 고만고만하지만(?)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축으로 승부수를 띄웠던 다탄두형 제약기업이었던 셈이다.

때마침 화이자號의 캡틴 제프리 B. 킨들러 회장은 지난달 미국의 메이저 신문에 속하는 '시카고 트리뷴'紙와 가진 인터뷰에서 "몇몇 블록버스터 드럭에 의존하는 방식은 이제 좋은 사업모델일 수 없다"는 말로 추후 '화이자의 재구성' 항로가 '와이자' 쪽으로 방향을 틀었음을 시사했다.

그렇다면 화이자의 와이어스 인수는 바야흐로 글로벌 제약업계의 대세를 이루는 물줄기가 '소품종 대량생산 시대'로부터 '다품종 소량생산 시대'로 옮겨가고 있는 현실에 도장을 찍은 상징적인 사건이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딴은 화이자가 나홀로 기존전략의 고수를 선언했더라면 아마도 이런 질문공세에 진땀 꽤나 흘려야 했을 법하다.

화이자, W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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