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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은 함께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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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12-11 17:34 수정 2007-12-1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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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순훈 (소설가, 서울시약사회 문화복지위원장)

12월의 초하루 자정을 너머선 시각, 조금은  조급하고 조금은 허허로운 마음을 추스르며 서재로 들어선다. 스위치를 올린다. 책상 위에 널브러진  읽다 만 책들이며 겹쳐진 원고더미들을 옆으로 밀쳐놓고 오디오 전원을 켠다. 친숙한 조수미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카테리나행 기차는 8시에 떠나가네. 11월은 내게 영원히 기억 속에 남으리. 내 기억 속에 남으리….

 노랫말 속의 그 카테리나행 기차처럼 오래두고 잊히지 않을 하루, 그 만남의 장을 떠올려 본다. 지난 11월 25일, 제4차 전국약사대회가 펼쳐진 일산 킨텍스! 그날  우리들의 표정은 어딘가 닮아 있었다. 닮음이란 기하학에서 유래된 용어로, 두 도형 중 한쪽을 일정한 비율로 확대 또는 축소한 것이 다른 쪽과 합동이 되게 될 때를 지칭하는 말이다.

 그 모임의 시작과 끝 어디쯤, 우리들  마음의 깊이 어디쯤에서 서로 합동이라  묶어볼 수 있는 닮은 표정들이 배어나왔을까. 한 뿌리를 가진 '약사'라는 공통의  속성이 그 근원이었을 것이다. 그날이 그날, 그 일이 그 일인 권태로운 일상의 나태함을 떨쳐내고,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들의  힘찬 귀향처럼 개국약사도 병원약사도 공직약사도 제약유통 약사도 모두 하나의 약사라는 동질성 복원으로의 회귀!

 네 번째 치른 이 행사를 두고, 회원결속과 약사회 조직력의 현시 및  정치권의 이목 집중 등 세 마리 토끼를 다 잡은 대회였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국민과  함께 건강한 세상을'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약사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천명하기는  했지만, 치사를 위해 찾은 대통령 후보들의 선거유세장 내지는 약사회라는 거대한  집단의 무서운(?) 응집력을 보여준 각별한 시위의 장이 되었다는 평가들이 이어졌다.

 수긍 가능한 평가들이다. 서울지부를 대표하는 '서울시약사회합창단'을 인솔하여  무대 위로 올라서 바라보던 끝간 데  모를 객석의 환호성, 70명의  단원들이 곱고 조화롭게 쏘아 올린 혼성4부 합창이 울려 퍼지던 그 넓은 킨텍스 광장의 열기는 거대한 약사조직의 현시로든, 각별한 시위 형태로든, 뜨거운 한 순간의 흔적으로 모두의 가슴에 나이테 하나 굵게 그어놓았으려니….

 깨어 있던 어제가 하품을 하며 잠을 청하고 있다. 이제는 제자리로 돌아가 자신만의 고유 업무를 정성스레 맡고 있을 우리 6만여 약사들의 가슴 속에, 뿌리를 찾아 모여들었던 그날의 그 일체감이 서로를 향해 열려진  소통의 물길로 늘 트여 있기를, 그래서  언제든 함께 흐르는 하나의 물살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보며 어제의 문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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