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점령군

기사입력 2002-07-16 17:06     최종수정 2003-05-10 15:32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임완호〈풍전약품 회장〉

지난 7월 11일 경질된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경질사유에 대하여 世間의 공방이 뜨거워지고 있다. 7. 11개각에서 경질된 李 前장관은 자신의 경질사유로 다국적 제약사의 로비설을 제기함으로써 제약업체의 로비가 청와대까지 미치지 않았는지 의혹이 일고 있어 정치권이 이의 실체를 밝혀야 한다며 문제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청와대와 28개의 다국적 제약협의회(KRPIA)는 로비설을 즉각 부인함으로써 실체의 규명이 쉽지 않음을 예측케 하고 있다. 李 前장관이 주장하는 다국적 제약사의 로비내용은 그가 추진하던 의약품 가격인하를 위한 약가재평가 사업과 고가의약품사용 억제책으로 내놓은 참조가격제에 대한 다국적 및 국내 일부제약산업의 반발로 요약할 수 있는 것이다. 약가재평가 사업은 건강보험 재정의 적자폭을 줄이기 위한 방안뿐 아니라 제약업계의 전문의약품 판촉을 위한 로비자금이 연간 1,000억원대에 이르러 일반국민에게 고스란히 전가됨으로써 거품가격을 제거해야 한다는 정책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적 의약분업은 1911년 영국을 효시로 하여 프랑스·독일·네덜란드·미국·일본 등의 선진국들이 영국의 분업제도를 모델로 하여 실시하고 있으며 우리는 지금 의약분업 실시 만 2년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분업이전 준비의 미비로 인하여 醫와 藥의 사회적 갈등, 건강보험 재정의 적자, 유통 및 가격질서의 혼란을 겪고 있으나 다국적 제약산업은 의약분업이후의 우리 시장을 완벽하게 예측·분석하고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가고 있는 것이다. 다국적 제약사는 의약분업을 目前에 두고 다국적 제약협의회(KRPIA)를 만들어 의약품 시장에서 공동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독자적인 대 정부 기구를 마련하였으며 다국적 유통업체인 쥴릭社를 통하여 유통을 독점시키거나 언필칭 특정도매를 선정, 협력 도매라는 이름아래 외자기업의 입장에서 최선의 물류유통조직을 쉽게 확립한 것이다. 또한 분업이전 의약품의 선택권이 소비자, 약사, 의사에 공유되던 것이 분업으로 인하여 의사와 의료기관에만 주어지게 됨으로써 이를 위한 마케팅을 대폭 강화하였으며 이는 의사와 의료기관에서 자사제품의 처방이 최대한 발행되도록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다. 다국적 제약이 선정한 국내협력 도매의 현실은 어떠한가. 협력도매 업소의 선정이라는 전제조건은 선담보 확보, 회전단축의 정지작업에 기본 5%의 마진을 제공하였으나 최근에 이르러 일방적으로 1∼2%의 마진을 축소해 나가고 있어 분쟁이 일고 있는 것이다. 유통업계에 대한 유통정책은 철저한 란체스타 판매전략 즉, 판매를 위한 조직과 기능을 유지하기 위하여 최저마진을 제공하여 도산하지 않도록만 마진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오래 전부터 의약분업을 실시하고 있는 다국적 제약 모국의 유통마진은 10%내외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것이다. 기본 5%의 마진을 줄여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로비 및 마케팅비용으로 20%정도의 거품 약가가 존재한다면 이는 다국적 제약의 두 얼굴인 것이다. 李 前장관이 추진하려고 했던 약가재평가 사업이나 참조가격제는 건강보험 재정의 적자폭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이는 선진외국에도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고가약품 억제책으로 고가의약품 처방시 소비자에게 일정액수를 부담토록 하는 것이나 최근에 이르러 독일에서 상품명 처방을 성분명으로 처방토록 한 것 등은 이미 다국적 제약산업의 모국에서 부분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李 前장관의 주장대로 다국적기업의 로비가 장관의 경질사유에 영향을 미쳤다면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가. 다국적 제약사의 모국에서 건강재정의 건전화를 위하여 실시하는 제도의 일부를 우리정부에서 실시하고자함에 자사의 이익을 내세워 반대 로비를 하였음이 사실이라면 이 또한 다국적 제약의 이중적 모습인 것이다. 개혁과 개방·세계화·선진사회보장제도의 도입 등은 이 시대 우리가 당면한 큰 과제인 것이다.  의료시장개방과 관련한 WHO 카타르 도하 협약에 따르면 2004년 협상 마무리, 2005년 개방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약국시장의 개방, 법인약국의 허용, 외자대형 체인본부의 등장이 目前에 있는 것이다. 의약분업이후 취약했던 국내의약품 유통시장에 이미 다국적 제약기업이 점령군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면서 개방·세계화에 대한 사전준비가 더욱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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