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르탄 사태 아직 꺼진불이 아니었다

약업신문 기자 | news@yakup.com    

기사입력 2019-08-21 09:34     최종수정 2019-08-28 09:56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복지부가 불순물함유 발사르탄 의약품을 판매한 제약사 여러곳에 대해 수십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키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발사르탄 사태 발생 이후 기존처방 중 잔여기간에 대해 교환조치를 해주는 과정에서 투입된 건강보험 재정을 제약사들로부터 돌려받겠다는 것으로 이는 일종의 구상권 청구와 같은 의미로 보여 진다. 해당 제약사들은 이 사건 발생이후 확인된 올 상반기 해당제품 처방액 손실만도 수백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데 여기에 보태 정부에 건강보험 손실금까지 배상해야 하는 상황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식약처는 지난해 말 NDMA가 검출된 발사르탄 완제의약품을 실제로 복용한 환자의 개인별 복용량과 복용기간을 토대로 조사한 결과 추가로 암이 발생할 가능성은 무시할 만한 정도의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고 밝히고 이후 두 차례에 걸쳐 판매중지 발사르탄 의약품 175개 품목 중 134개 품목의 판매재개를 허용했다. 제약사들은 비록 판매중지가 풀렸더라도 이미 불순물 고혈압약으로 낙인찍혔다는 점에서 진료 현장에서 신뢰를 회복하기 힘들며 판매중단 조치를 받은 상당수 업체들은 발사르탄 시장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애로를 호소한다.  손배의 근거로 삼는 제조물책임법에 대한 법적 해석도 정부와 업계는 서로 판이하다. 

제약사들은 허가관청으로부터 적법하게 허가받았고 인체에 유해하지도 않은 것으로 사후 판정된 약을 다른 제품으로 교환해주는 과정에서 발생한 관련 비용을 제약사에 청구하는 것은 매우 불합리하다며 억울해하고 있다. 또 검출된 발암가능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은 애초에 발사르탄 원료에서 규격기준이 없는 유해물질로 정부와 제약업체 모두 발사르탄 원료에서 NDMA 검출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결국 발사르탄 사건 발생 직후 취해진 식약처의 성급한 조치가 국민불안감을 키우고 제네릭의약품에 대한 불신감을 키웠다는 비판이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제품을 생산 판매한 제약사들이 판매금지, 시장퇴출에 이어 손배배상 까지 2중, 3중의 피해를 입게 된 것은 결국 행정편의주의, 혹은 너무 여론을 의식한 나머지 성급한 판단을 할 수밖에 없었던 착오행정의 결과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런 결말은 이미 이전에도 여러 차례 반복된 바 있다. 우지(牛脂)파동과 만두소파동이 그랬고 의약품의 경우 수년전 탈크사태도 결국 모든 책임은 제조업체가 덮어 쓸 수밖에 없었고 사후 책임소재가 밝혀진다 한들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영원한 을(乙)일 수밖에 없다는 자조감은 토종 제약바이오업체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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