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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사회 환경에 따라 보건의료 환경의 변화, 그에 따른 제도 변화의 속도도 빨라지고 그 변화에 적응하고 변화 속에서 생존해야 하는 각 주체 간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생존을 위해 한정된 자원을 놓고 벌이는 경쟁에서 한치 앞의 운명도 내다볼 수 없이 내달리고 있는 이들에게 서로에 대한 배려나 이해를 바탕으로 한 소통에 힘쓸 시간이나 여유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소통 불능은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함은 물론 에너지와 자원, 시간의 낭비를 초래해 사회 발전을 저해하게 된다.
그럼 지금 우리가 소통하지 못하는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 때문이며, 소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기주의'가 갈등 유발
전남대 최성식 교수는 '소통과 공존의 철학'이라는 저서에서 "의식발달의 3단계를 정리해 보면, 1단계는 공동체 의식을 기반으로 수직적 성향의 '우리'가 주인인 집단주의, 2단계는 개체 의식을 기반으로 수직적 그리고 수평적 성향이 혼재된 '나'가 주인인 이기주의, 3단계는 인격체 의식을 기반으로 수평적 성향의 '너'가 주인인 이타주의로 요약된다. <중략> 그렇다면 과연 오늘날 한국인의 의식은 의식발달의 3단계에서 어디쯤 가고 있을까? 의식의 현주소를 알기 위해 핵심 키워드를 우리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집단이기주의'라는 단어에서 찾게 된다. 본래 '집단이기주의'는 집단주의와 이기주의라는 두 단어의 합성어이다. 여기서 집단주의는 1단계 공동체 의식에, 이기주의는 2단계 개체 의식에 해당되기에 서로는 본질상 상극이다. 서로 상극인 단어가 함께하여 만들어진 단어가 '집단이기주의'이다. '집단이기주의'란 먼저 동질적성향의 무리들이 뭉쳐 흡사 한 사람인양 자신들의 이익만을 얻고자 하는 집단행동이라고 할 수 있겠다"고 설명했다.
즉, 전통사회에서 근대, 현대로 발전하는 과정 중에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의식에서 '집단이기주의'가 강해진 단계에 있기 때문에 소통이 어렵다는 견해로 파악할 수 있다.
'압축 성장'은 소통 배제 결과
전북대 강준만 교수는 '대한민국 소통법'이라는 저서를 통해 "한국은 '빨리빨리'에 중독된 사회다. 소통은 시간이 좀 걸린다. 한국인들이 사랑하는 '과감한 결단'과 '저돌적 추진'의 적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이다. 오늘날 한국인 다수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한국의 '압축성장'은 소통을 건너뛴 '시간절약'의 결과로 보는 것이 옳지 않을까? 소통의 귀결로 여겨지는 타협과 화합은 우선적으로 정치경제적 이해관계가 조정될 때에 가능하다"고 전제하고, 우리 사회 소통의 구조적 장애를 유발하는 세부적인 원인으로 ①오락공화국으로서의 대한민국을 대중매체가 주도하고 있다. 이 대중매체는 일방통행과 초강력 1극 구조를 조장하고 있다. ②'승자 독식주의' ③주의가 등장한, 또는 존재하는 사회적 필요는 뒷전으로 한 채 '주의' 자체나 정통성과 같은 것들이 우선되어 소통을 저해한다. ④높은 경제적, 사회문화적 대외의존도가 유발 한 각 세력간 동상이몽 ⑤문과와 이과로 구분되는 고등학교 교육으로부터 유발된 '두 문화' 문제와, 사농공상의 잔재와 정치과잉으로 인해 인문사회과학 문화가 일방적으로 자연과학 문화 위에 군림하는 현상으로 인한 한국적 '두 문화'의 비극 등을 꼽았다.
눈높이 맞추고 이야기 하자
그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 최성식 교수는 "서로가 같으면서도 달라야 한다는 것이 소통의 기본조건이다. 서로 같기만 하면 소통할 필요가 없다. 서로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소통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또한 서로 다르기만 하다면 소통은 필요하지만 불가능하다. 서로 전혀 다르기만 한 사람과 사물이 소통할 수 없듯이 이들 사이에서는 소통의 가능성이 없다. 결국 같음의 기반 위에서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구조에서만이 원활한 소통이 필요하고 가능함을 알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소통이 필요하고 가능한 조건이 바로 서로 같으면서도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소통의 기본구조는 서로의 눈높이가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눈높이가 맞아야 한다는 것은 서로가 평등한 여건에서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전제조건들이 갖추어지면 소통은 원활하게 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강준만 교수는 보다 구체적으로 들어가 ①'통섭' ②자신의 이해관계에서 한발짝 떨어져 여러 각도에서 분석하고 판단하는 능력과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과 남에 대한 관대함은 포괄하는 '성찰'의 함양 ②투철한 원칙에 준거한 부조리 한 것에 대한 '경계긋기' ②진영의식에서 벗어나 폭력이나 근본주의와 싸우며 우충좌돌하는 '기우뚱한 균형' 상태의 지향 ②스스로의 연고주의 성향에는 관대한 무조건적인 연고주의를 탈피한 '공공적 연고주의'의 장려 ②서울 1극 구조를 벗어난 '지역의 연인'이 되기 위한 노력 등을 제시하고 있다.
더불어 사회가 분열보다는 통합 지향적으로 가면 좋겠다는 건 모든 이들이 원하는 바지만 작은 우리의 양산과 같이 분열을 불가피하게 만드는 사회적 여건들이 자연스럽게 형성된 만큼 우리의 목표가 통합이 아니라 분열된 주체들 간의 '연대'가 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이들과 같은 철학적, 사회과학적 현상 분석이나 관념적 해법 제시에는 구체적인 전략의 개발과 사회적 합의,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 더불어 단순히 선언적인 당위를 외치기보다는 인간 속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문화를 형성할 수 있는 심리학의 응용이나 전문적인 협상스킬의 개발과 활용, 리더십과 코칭 교육, 사회 전반적인 인문학적이고 통섭적인 소양의 배양 등 현실적인 접근 또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