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의약품 분야, 전공 거쳐야 취업할까? 석·박사는?

청년멘토링서 고민 해결…일정한 자격조건보다 '명확한 목표설정' 강조

이승덕 기자 | duck4775@yakup.com     기사입력 2018-06-30 06:00     최종수정 2018-07-02 01:23

바이오의약품 분야 종사자로 활동하기 위한 특정한 자격 요건이 있을까?

현업에서 종사하고 있는 전문가들의 의견은 저마다 조금씩 달랐지만, 같은 산업군이라도 분야가 매우 넓어 '케이스 바이 케이스'인 만큼 명확한 목표설정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했다.

(왼쪽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손여원 교수, 신진호 의료관, 박진호 팀장, 조익환 전무, 윤진원 상무, 방혜련 상무, 이현아 연구소장▲ (왼쪽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손여원 교수, 신진호 의료관, 박진호 팀장, 조익환 전무, 윤진원 상무, 방혜련 상무, 이현아 연구소장

식품의약품안전처·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는 지난 29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청년멘토링-바이오의약품, 내일을 부탁해(2018년 글로벌바이오콘퍼런스 연계행사)'을 개최하고 학생들을 위한 조언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청년멘토링에서는 WHO 서태평양사무소 소속 신진호 의료관리관을 비롯해 △손여원 서울대 교수(전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 △박진호 LG화학 팀장(임상분야) △조익환 휴젤 전무(품질관리) △방혜련 MSD 상무(RA) △윤진원 제넥신 상무 △이현아 파미셀 연구소장(연구개발) 등이 참여했다.

아래는 약업신문이 재구성한 청년멘토링 질의응답.


바이오의약품 분야는 직무마다 적합한 인재상이 다르다?

-제넥신 윤진원 상무(NO):
신약개발을 위한 여러가지 직업분야가 있는데, 뽑기 가장 어려운 것이 지원·총무 등입니다.

이들을 채용할 때에도 신약개발에 대한 이해를 확인하는데, '꽃'이라고 불리는 R&D 파트만큼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은 아니더라도 신약개발의 의미를 알고 자기 역할을 알 때  그 사람들의 질은 다릅니다.

또한 저는 회사를 자주 옮겨왔습니다. 원하는 방향이 회사에서 충족이 되지 않아아 찾아다녔기 때문인데, 결국 인재상이라는 것은 회사가 찾는 것이 아니라 내가 회사에 맞는 방향을 찾아나가기 때문에 주도성을 가져야 합니다. 제 경험으로 볼때 어느분야든 주도성을 가져야한다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MSD 방혜련 상무(YES or NO)
: 직무마다 원하는 인재상이 같다고 말할수도, 다르다고 말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같다고 말하는 부분은 MSD의 경우, 전직원을 대상으로 커뮤니케이션, 콜라보레이션, 도덕성 등이 포함된 핵심역량(Core competency)을 매년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기능역량(Functional competency)의 경우는 직원 분야에 따라 제품지식(Product knowledge), 프로젝트관리(Project managment) 등 저마다 다른 기준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한 회사에서도 요구하는 역량은 각각 다르다고 볼 수있습니다.

-서울대 손여원 교수(NO):
실제로 오신 분들이 대학생이거나 졸업한 분들인데, 그러면 결국 그분야에 4년밖에 안 있었어요. 제 경우에는 공무원 생활 27년 동안 그 안에서 다양하게 할 수있는 경험이 있었습니다.

즉, 어떤 것을 처음 시작할 때, 내가 원래 알고 있던 기본지식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일정 시점 이후부터는 자기가 맞는 부분을 찾아가야 합니다. 일에 대해 공통적으로 필요한 역량은 사물에 대한 호기심을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소통해 해결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파미셀 이현아 연구소장(YES):
연구소 안는 크게 GMP와 의약품 연구영역두 가지 업무를 함께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GMP 경우는 테크닉이 필요하고, 연구는 새로운 분야에 대한열린 마음이 필요해 본인 성향에 따른 적성이 다르게 작용합니다.

일례로, 연구소에서도 인재를 뽑을 때 가능성을 보고 선별했지만, 막상 GMP 배치됐을때 숙련된 일을 못 버티고나가는 경우도 있었고, 연구소에 보냈는데 자기 의견을 제시하지 못하고 시키는 일만 따르는데 익숙하면 적응을 어려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인재상이 다르다고 할 수 있겠네요.


이런 인재와는 일하고 싶다(혹은 일하고 싶지 않다).

-휴젤 조익환 전무:
직장생활과 학교생활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친구 중에 꼴보기싫은 타입이 있다면 그런 사람은 직장에서도 별로겠지요.

반대로 좋아하는 인재상을 생각했을 때는, 휴젤의 경우 처음 직원이 올때 '백지상태'인 사람을 좋아합니다. 물론 여러가지 준비가 돼 있는 친구도 분야에 따라서는 필요하겠지요.

그러나 회사에서 막상 와서 트레이닝을 하게 되면 4년간 배운 것들이 업무에 적절하지 않다는 것을 본인도 알고, 회사는 더욱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회사 트레이닝을 백지처럼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LG화학 박진호 팀장:
사회생활이 '흑과 백'으로 이분적으로 나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실력은 좋은데 협업이 0점인 친구'와 '실력은 나쁜데 협업이 좋은 친구' 중 누가 나은가"를 안팎에서 많이 묻습니다.

사실 면접때는 협업과 똑똑함(회사에서 원하는 능력평가 수행능력)을 직접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저희 팀 업무 특성상 자기 혼자 잘나서는 할 수 없기 때문에 굳이 선택하자면 협업여부를 중요하게 살피고 있습니다. 똑똑함은 나아질 수있으나, 협업능력은 어느 정도 탑재돼 있는 측면이 있으니까요.

-WHO 신진호 의료관리관:
요즘에는 인터넷이 발달해서 다들 모르는 게 없어졌지만, 지식만 갖고는 이 사람이 똑똑한지 몰라요.

'지식견해(知識見解)'라는 말이 있습니다. 지식을 들었으면 글과 말로 설명할 수있어야 하고, 자기 견해를 밝히면서 현장에서 해결책을 제시할 수있는 사람-즉 전문가-입니다. 

혼자 고민한 사람은 견해를 갖기 위해 노력한 모습이 과거 흔적에 녹아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똑똑함'이란 현명함에 포함된다고 볼 수있겠습니다.



바이오의약품 분야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석·박사 학위가 필수적이다? 

-LG화학 박진호 팀장(NO):
저도 취업을 위해 석사 과정을 마치고 들어오긴 했지만, LG화학의 경우 석·박사가 아니라도 기회가 많습니다.

현재 기능직·특수직 등이 필요한 R&D 분야에서도 석박사가 선호되긴 하지만 학사 출신도 있습니다.

물론 모두가 아시다시피 필수는 아니더라도 석박사 과정이 취업에 유리할 수는 있겠다 할 수있습니다.

-MSD 방혜련 상무(NO):
바이오의약 분야는 너무 넓고 한 회사에서 기업이 운영되는데도 굉장히 많은 기능이 있습니다. 모든 기능에서 석박사를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사람을 뽑을 때 가장 안좋은 평가가 '오버퀄리파이드(Overqualified)'로, 부족한 능력은 뽑아서 트레이닝하면 되지만, 이미 다른 분야로 훈련이 많아 장애가 될 수있습니다. 취업공고를 봐도 석박사 우대가 있는 직종이 몇개나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WHO 신진호 의료관리관(YES):
바이오산업은 생명을 다루는 일이 많습니다. 석박사 과정을 떠나 전문직으로 생각할 때에도 의·약학 4년 과정은 기본적 소양과정일 뿐 부족한 감이 있습니다.

자기가 바이오분야에 전문적으로 종사한다고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있는 사람은 최소한 자격요건이 필요합니다.

이미 세계 모든 나라에서 석사급에 해당하는 5, 6년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타 일반자연과학 분들이 바이오진출하려면 논문을 쓰고읽는 기본적 스킬을 석박사 과정을 거쳐 숙련해야 한다고 봅니다.

-제넥신 윤진원 상무(NO):
석박사 과정이 취업에 유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교육이 필요하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선행학습 효율이 떨어지는 셈인데, 의미를 모르는 상태에서는 효과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목표점을 분명히 그릴 수 있다면 돈이나 학력 등은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울대 손여원 교수(NO):
제약업계의 CEO를 보면 여러 직능중에서도 영업직에서 시작한 분들이 많은데, 영업직은 항상 인력이 필요한 만큼 전공불문하고 다양한 인원을 받습니다. 그렇게 온 사람들이 애착을 갖고 노력해 10~20년 후 CEO가 된 것입니다.

사회에 나오기는 이르고 공부를 계속하고 싶으면 석박사를 계속 해도 되지만, 그만큼 시야가 좁아질 수 있는 우려가 있습니다. 너무 학문적으로만 가다보면 회사에서 필요로하지 않는 오버퀄리파이드가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휴젤 조익환 전무(NO):
석박사가 취업시 도움되는부분은 학부 출신보다 월급여 30~40만원 더 받고 시작한다는 점입니다. 말하자면 그 정도의 값어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저의 경우, 식품공학을 전공과로 들어와 QC를 담당하는데, 통계학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방송통신대학교에서 응용통계학 배우고 회사에서 필요한 부분을 맞춰 공부했는데, 그 효과가 너무 좋았습니다.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하는 공부와 단순히 관련과 수업이라 공부하는 것은 그 효율면에서 전자가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의약분야를 전공하지 않아도 바이오의약품 분야에 진출할 수 있다?
-참여 패널 모두 '가능하다'는 입장.

-MSD 방혜련 상무:
사실 신입직원이 들어와서 새로 트레이닝 받고 배워나가는 부분이 굉장히 많습니다. 대학까지는 새 지식과 사회적 요구를 빨리빨리 캐치 업 해서 업무에 적용할 수있는 자질을 갖추는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타전공에 계셨던 분들도 업무를 매우 잘하고 있습니다. 입사 후 한정된 분야에서 깊게 스페셜리스트로 살아갈지, 제너럴리스트가 돼서 조직관리를 할 사람이 될지에 대한 나의 길을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취업준비생을 보면 여러 스펙을 준비하는데, 이것이 물론 도움이 되겠지만 한편으로는 '시험범위 아닌데서 시험공부하고, 과목아닌데 과목공부하는 느낌'입니다. 일단 사회에 나가서 작은일이라도 맡아서 해보면 그다음에 눈이 열리고 내가 무슨일을 할지 아이디어가 생긴다고 조언해 주고 싶습니다.

-제넥신 윤진원 상무:
현재 휴젤에서는 물리학과 나온 분이 신약개발에 참여하고 있고, 공동연구를 하는 동료 중 화학공학과를 나온 친구도 있습니다.

화학공학과 특성은 프로세스의 학문으로, 인풋에 A,B를 넣으면 결과가 나오는 식으로 계량화가 돼 있는데, 이 동료는 바이올로지(Biology)는 왜 그렇게 되지 않느냐는 의문에서 출발해 파라미터를 조사해서 계량화가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결국 전공마다 바라보는 포인트가 다르기 때문에, 질병을 고치고자하는 의지가 있다면 오히려 '다른 관점'이 목표점에 도달하기에는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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