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한국인의 장과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

서울스카이병원 강세훈 병원장 '공복시 프로바이오틱스 건강에 도움'

이권구 기자 | kwon9@yakup.com     기사입력 2014-04-24 10:31     최종수정 2014-04-24 23:58

몸 속 면역 세포의 70%가 장 속에 들어 있는 것이 알려지면서 장은 단순한 소화 기관이 아니라 우리 몸의 건강을 지켜주는 중추적인 기관으로 인식되고 있다.

장 속 면역력을 높이는 데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장내 세균’이다. 장 속에는 100조 마리 이상의 세균이 살고 있는데, 장내 세균의 균형이 파괴되면 유익균의 수가 적어지고 유해균이 많아져 독성 물질이 장 점막을 통과해 만성염증을 일으키고 면역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배변 활동을 원활하게 하고, 장내 면역 세포를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장내 유익균과 유해균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육식을 하지 않고 곡물과 채소를 주로 섭취했던 고려시대 스님들은 평균 수명이 71세 정도였으며, 육식을 즐겼던 고려의 귀족들은 평균 수명이 40세 정도였다고 한다. 장 속 유익균은 탄수화물과 식이섬유를 먹이로 삼아 번식하고, 유해균은 단백질과 지방을 먹이로 삼아 번식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증명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는데, 장내 유익균을 증가시켜 유해균을 억제하는 것이 수명에도 영향을 준다는 의미이다.

최근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이 유해균의 증식을 억제해 면역력을 높여주고 우리가 미처 소화시키지 못한 음식물들을 분해하여 제2의 소화가 이뤄지도록 도와주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 제품을 구입할 때는 위장과 소장에서 작용하는 락토바실러스균과 대장에서 작용하는 비피더스균이 모두 포함돼 있는지 확인해야 하고, 한국인에게 꼭 필요한 유산균이 들어 있는 제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곡류와 채소를 위주로 섭취하는 동양인의 장은 육류를 많이 섭취하는 서양인의 장보다 1m 이상 길다고 한다. 육류, 곡물, 채소를 모두 섭취하는 인간의 장이 사자와 같은 육식동물의 장보다 3배나 길고, 코끼리, 기린 같은 초식동물의 장보다는 짧은 것과 같은 맥락이다.

오랫동안 곡류와 채식 위주의 식단을 유지해 온 한국인의 장 건강을 위해서는 식물성 유산균과 동물성 유산균이 골고루 배합된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위장과 소장에서 작용하는 락토바실러스균은 대표적인 식물성 유산균이다. 이중에서도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룸(Lactobacillus plantarum)과 락토바실러스 브레비스(Lactobacillus brevis)는 김치유산균이라고도 불리는 데 잘 발효한 김치에서 만들어진 유익한 김치 유산균을 섭취하는 효과가 있다. 식물성 유산균은 동물성 유산균보다 산이나 알칼리 환경 등 가혹한 조건속에서도 생존력이 강하다.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룸과 락토바실러스 브레비스균은 항염 작용을 통하여 헬리코박터균의 위점막 공격을 약화시켜 위점막세포 염증을 감소시킨다. 또한 담즙산과 위산에 강하여 대장까지 생존하여 내려가는데, 대장내 유익균인 비피더스균의 생식을 도와주고 대장균과 같은 유해균의 성장을 억제한다.

헬리코박터 유병률이 높은 한국인에게 동물성 유산균인 락토바실러스 람노서스균(Lactobacillus rhamnosus)이 주목을 받고 있다. 락토바실러스 람노서스균은 위산에 생존하는 능력인 내산성이 강해 대장까지 생존해 내려가 면역 조절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유명하다.

성장기 청소년들이나 뼈 건강이 염려되는 중장년 층의 경우 칼슘 섭취를 위해 우유를 많이 마셔야 하는데, 한국인 약 80%는 서유럽 백인들과 비교했을 때 우유에 들어 있는 당분인 유당을 분해할 능력이 없어서 유제품을 섭취한 후 불편함을 가지는데 이때 도움이 되는 균주는 스트렙토코커스 써모필러스균(Streptococcus thermophilus)이다.

우리 몸 속에서 이로운 활동을 하는 유익균을 증식 시키기 위해서는 유익균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유익균의 먹이가 되어줄 식이섬유가 풍부한 통곡류와 채소, 과일의 섭취를 늘려야 한다. 식이섬유가 없는 식사는 유해균을 증식시키게 된다.

토스트에 우유 한 잔으로 아침 식사를 대신해야 하는 사람이라도 식이섬유가 풍부한 사과 한 개, 바나나 한 개를 함께 챙겨 먹는 노력이 필요하며 식이섬유가 많은 식단을 하는 사람이라도 정기적으로 우리 몸 속에 유익균 군락을 조성해 줄 수 있도록 8주씩 집중적으로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을 섭취해 주는 것이 좋다.

또한 제왕절개로 출산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멸균제와 항생제의 오남용이 심각하여 유익균이 부족한 장내세균총을 가진 현대인들에게 출산 후부터 노년기까지 프로바이오틱스 섭취는 장건강뿐만 아니라 100세건강을 위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특히 락토바실러스와 비피더스균이 골고루 배합된 프로바이오틱스의 선택이 중요하며 아침마다 공복시 물 한잔과 함께 섭취하는 프로바이오틱스는 가족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서울스카이병원 강세훈 병원장)

이 기사 주소https://www.yakup.com/news/news.html?mode=view&nid=1738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