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인생 결정짓는 과민성방광,'어떻게?'

쉬는 시간마다 화장실행, 긴장하면 증상 더 심해져

이권구 기자 | kwon9@yakup.com     기사입력 2011-10-18 17:17     최종수정 2011-10-18 17:17

고3 수험생인 A양은 매 쉬는 시간마다 화장실로 달려간다. 언제부턴가 소변이 자주 마렵고 조금만 마려워도 잘 참기가 힘들어서 이제 습관처럼 화장실을 가게 된 것이다. 얼마 전 모의고사를 치던 날은 더했다. 수업시간보다 긴 시험시간에 긴장을 하니 평소보다 더 소변이 마려워서 결국 시험시간 중간에 화장실을 다녀올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시험 치는 내도록 화장실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으니 시험성적은 당연히 엉망. 게다가 이런 경험이 있고 나니 곧 있을 수능을 제대로 치를 자신이 없어졌다.

A양처럼 소변이 자주 마렵고 소변이 마려운 것을 잘 참지 못하는 증상이 있다면 과민성방광을 의심해 봐야 한다.

과민성방광은 방광의 감각신경이 너무 예민해져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방광이 과도하게 수축하면서 빈뇨, 절박뇨, 절박성요실금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화장실을 자주 가야 하니 화장실이 없는 곳은 불안해서 외출을 줄이거나 대중교통 이용을 꺼리게 되며,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와 같은 마음의 병을 동반하기도 한다. 수능을 치르는 수험생의 경우 과목당 한 시간이 넘어가는 시험시간을 버티기가 힘들다 보니 성적에도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과민성방광의 증상 자체는 방광염과도 비슷하지만 방광염과 과민성방광은 그 원인부터 다르기 때문에 치료 시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과민성방광 전문 인애한의원 강남점 정소영 원장은 “방광염의 경우 배뇨 시 통증이 있는 경우가 많고 구분이 애매한 경우 소염제 복용 후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과민성방광을 의심할 수 있다. 방광염은 염증으로 인한 질환으로 소염제 및 항생제로 쉽게 치료되지만 과민성방광은 그 발병 원인과 치료법이 전혀 달라 소염제를 복용한다고 해서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과민성방광의 원인은 무엇일까. 현대의학적으로는 방광이 왜 예민해져서 과민성방광이 발병하는지에 대해 명확한 원인이 밝혀진 바가 없다.

때문에 치료도 단순히 방광의 감각신경을 둔화시키거나 방광의 수축을 억제하는 약물치료가 주가 되는데, 이는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완치가 힘들고 약을 중단하면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한의학에서는 과민성방광이라는 명칭이 아닐 뿐 빈뇨, 절박뇨, 야간뇨 등 증상 자체에 대해서는 아주 오래 전부터 치료해온 기록이 남아있다. 한의학에서는 과민성방광의 원인을 방광이 약해진 것과 신장의 기운 약화, 스트레스 등으로 보고 치료한다.

과민성방광의 가장 큰 원인은 방광이 차가워지고 약해진 것이다. 마음이 약한 사람이 더 예민한 것처럼 방광이 약하기 때문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또한 방광에 에너지를 전달하는 신장 기운이 약화된 경우에도 과민성방광 증상이 나타난다.

신장이 약화되어 과민성방광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신장의 에너지를 받는 또다른 장기인 자궁도 함께 약해져서 생리통이나 냉대하 등의 여성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과민성방광의 원인을 따져보면 수험생이 과민성방광에 걸리기 쉬운 이유를 알 수 있다. 수험생의 경우 시험준비로 인해 과도한 긴장과 스트레스가 지속되는데다 잠을 쫓기 위해 방광을 자극하는 커피를 많이 마시기 때문이다.

게다가 추운 입시 한파 속에서 수능을 치르게 되면 방광이 더 차가워지고 약해지기 때문에 과민성방광 증상이 더 심해지게 된다.

수험생의 과민성방광은 학업성적을 좌우하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하다. 다만 지금은 수능이 불과 한 달도 남지 않았기 때문에 치료를 시작하기에는 늦은 감이 있다.

정소영 원장은 “해마다 수능이 다가오면 과민성방광 증상이 참을 수 없을 만큼 심해져서 찾아오는 수험생 환자들이 있다. 안타깝지만 이러한 경우 수능을 마치고 치료할 것을 권한다. 공부를 하면서 치료를 병행하기가 쉽지 않고 긴장과 스트레스는 치료 효과를 더디게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격적인 치료는 수능이 끝난 다음 시간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여유가 있을 때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고 조언했다.

또 " 수능 당일에는 패드를 착용해서 불안감을 해소하도록 한다. 실수할까봐 긴장되면 과민성방광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는데 패드를 착용하면 심리적으로 안정되어 오히려 화장실에 덜 가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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