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제약바이오 인력부족 심각…숫자 늘지만 양질 인력 귀해"
우리나라 제약바이오산업의 전문인력 양성 문제가 여전히 산업 발전의 발목을 잡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12대 주력산업 중 인력부족이 2번째로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상원 성균관대 제약바이오산업 특성화대학원 교수는 14일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공동 개최한 ‘제약바이오‧의료기기산업 특성화대학원 10주년 기념 성과 토론회’에서 제약바이오산업의 전문인력 양성 문제가 산업 발전을 위한 중요한 화두라고 강조했다.
제약바이오‧의료기기산업 특성화대학원은 약학, 의공학 외에도 연구개발, 규제 및 인허가, 기술경영, 마케팅 등 다학제간 융합 교육을 통해 제약바이오‧의료기기 산업 전주기 역량을 갖춘 석사급 중간관리자 양성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다.
제약‧의료기기 산업은 일반 제조업과 달리 제품개발 단계부터 인허가, 보험 등재와 같은 규제과학 지식이 요구되는 규제산업으로, 복지부와 보건산업진흥원은 산업의 전 주기적 지식을 갖춘 인력이 필요하다는 산업계의 요청에 따라 2012년부터 특성화대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이상원 교수는 “제약바이오산업은 우리나라 12대 주력산업 중 소프트웨어 산업에 이어 2번째로 인력부족률이 높다”며 “인력수요는 2016년 2만8,000명에서 2018년 3만4,000명으로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에 따르면 제약바이오산업의 현재 고용 규모는 7만명 수준으로, 이 중 제약산업 종사자 수는 2019년 말 기준 약 7만2,000명 정도다. 국내 주요 바이오기업 종사자의 출신학과는 생명과학 전공자가 53%, 생명공학 전공자가 21%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제약산업의 신규 채용인력은 연간 5,000~6,000명 수준으로 공급과 수요의 균형이 맞지 않고 있으며, 질적인 측면에서도 기업들은 양질의 인력을 구하기 어렵다고 호소하는 상황이다.
그는 “제약바이오산업 전문인력이 크게 부족한 분야는 사업개발, 해외영업, 인허가, 마켓엑세스 등으로 이들 분야의 인력 미충원율이 가장 높다”며 “기업들이 양적 인원 부족을 크게 느끼는 직무 분야는 바이오공정, 약물감시, 해외사업, 임상개발, 기술가치평가 등이며, 질적 부족을 느끼는 분야는 해외사업, 임상개발, 바이오공정, 기술가치평가, 사업개발”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학 졸업생의 숫자가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제약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직무를 수행하기에는 부족한 경우가 많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산업계의 요청으로 탄생한 제약바이오산업특성화대학원은 10년간 성균관대, 충북대, 중앙대, 이화여대, 연세대, 동국대 6개 대학을 선정해 지원하고 있으며, 대학별 정부지원금은 연간 5억원 및 정부와 대학이 1대1로 장학금을 부담하고 있다.
또한 1,000명의 제약분야 인력에 대한 정규대학원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제약기업 종사자 70명 중 1명꼴로 특성화대학원 교육 경험자가 양성되고 있다. 현재 500명에 이르는 졸업생을 배출한 상태다.
이상원 교수는 “대학별 전문화된 영역을 특성화했으며, 실무 중심 교육을 통해 취업률은 87.6% 정도”라며 “재직자 역량 강화를 위한 맞춤형 교육도 제공하는 등 중간관리자 육성이라는 사업 목적에 부합하는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제약바이오산업 인재양성 시스템의 선진화를 앞당기는 성과를 거뒀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한국 제약바이오산업 인력양성의 미래 키워드는 바이오(B), 데이터(D), 글로벌(G)”이라며 “이 같은 트렌드에 맞춰 바이오의약품 개발 및 사업화에 대한 전문 역량과, 인공지능 활용 및 글로벌 사업화를 위한 실무역량을 더욱 키우는 등 산업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인력양성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 복지부 조귀훈 보건산업진흥과장은 “바이오헬스산업은 우리나라 미래를 이끌어갈 빅3 산업으로, 우리나라가 글로벌 선도국가로 진입하기 위해 바이오 분야 인력양성은 매우 중요하다”며 “높은 취업률 등 우수한 성과를 보인 특성화대학원을 지속적으로 지원해, 바이오헬스산업 전주기 역량을 갖춘 인재 양성으로 바이오산업 육성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주영
2021.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