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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업계의 과제는 ‘데이터의 신뢰도와 체계’
비바 시스템즈(Veeva Systems; 이하 비바)는 2014년 처음 한국 시장에 진입해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제약사를 대상으로 약물감시, 인허가, 임상개발, 제조 및 품질 관리를 아우르는 Veeva Development Cloud 제품군의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한국에 설립된 법인에서는 호주를 포함한 아태지역의 R&D 및 Quality 제품군의 사업 총괄을 맡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제약사, CRO (Contracted Research Organization) 그리고 임상 IT 회사들을 비롯한 생명과학 분야에서 17년 이상의 경력을 가지고 사업 지휘를 맡고 있는 비바시스템즈 신은호 상무가 있다. 신약개발 과정에 첨단을 말하는 그는 비바의 핵심은 “제약사가 가고자 하는 목적지까지 더 빠르고, 정확하게 도착하는 것”에 있다고 말한다.
Q. 최근 MSD, 아스트라제네카, GSK, J&J, 모더나, 노바벡스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백신 연구개발을 위해 모두 비바시스템즈의 클라우드 소프트웨어를 활용하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 그들이 이를 도입하는 이유나 기대효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제약업계를 포함한 생명과학 업계의 과제는 신약이 개발되는 오랜 시간 동안 쌓이는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입니다. 후보 물질 중 수많은 실험과 시험을 통해 대상 물질을 좁혀가면서 최종 결과물인 새로운 약제를 선보이게 됩니다.
글로벌 임상 시험은 전 세계 수많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뤄지고, 그 안에서 세세한 데이터가 만들어집니다. 이 모든 과정이 종이로 기록됐지만 IT와 인터넷 발전으로 상당히 많은 부분이 컴퓨터로 처리되면서 글로벌 임상 시험의 진행 속도뿐 아니라 신뢰도가 향상됐기 때문에 많은 회사들의 선택을 받았으리라고 봅니다.
제약업계가 매우 정적이고 폐쇄적이기 때문에 한 번 시스템이 도입되면 이를 바꾸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비바의 클라우드 서비스는 임상 데이터 관리부터, 실제 임상시험의 운영 및 허가, 안전성, 이후 마케팅, 유통 과정의 고객관계관리(CRM)까지의 전 과정을 한 곳에 체계적으로 저장하기 때문에 ‘단일 플랫폼 전략’이 늘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Q.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제약 및 바이오 기업의 디지털 시대가 더 앞당겨지면서 디지털 전환을 위해 다양한 비즈니스 전략을 세우고 실천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비바의 비즈니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합니다.
코로나19는 신약개발 특히 임상시험 분야에 새로운 관점인 비대면 임상시험 진행이 필수불가결한 환경을 조성했습니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분산형 임상시험에 대한 요구가 크게 일어났습니다. 또한 해당 요구 사항 충족을 위한 기술 향상 및 진보로 데이터의 디지털화까지 연결되는 양상을 보인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는 확장성 및 접근성이 뛰어난 클라우드 방식을 통해 신약개발 분야에서 더 많은 고객들과 협업을 논의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비바의 Development Cloud Platform이 지원하고 있는 다양한 업무분야 (임상 데이터의 수집, 임상시험의 운영, 품질제조, 약물감시, 허가)에서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면서도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협업해야 하는 임상 내 상호 간의 협업, 정보 공유를 강화하는 장점이 부각되며 본 영역에서 비바가 더욱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 글로벌 제약사 중 비바의 제품, 서비스를 도입해 출시된 신약이 있나요?
코로나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주도하는 제약사인 모더나와 아스트라제네카가 저희 제품을 도입하여 사용 중에 있습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글로벌 제약사들이 비바와 협업하여 코로나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물론 비바의 전문성을 활용해 COVID-19 치료제 개발로까지 이어지기엔 아직 이른 감이 있지만, 이와 같은 제약사들이 비바의 제품을 도입해 임상시험의 설계부터 운영까지의 복잡한 프로세스를 간소화하여 앞으로 시장에 소개될 다양한 신약 출시 기간을 단축시킬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신약 개발에서 각 과정에 필요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한곳에서 관리하고 분석할 수 있는 것이 비바의 장점이라면 단일 시스템(Single Platform)을 도입했을 때 더욱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건지요? 관련한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주셔도 좋습니다.
현재 많은 제약사 및 바이오 기업들이 단일 시스템을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 도입하는 것을 선호하는 추세입니다. 이는 신약개발 업무가 한 부서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부서 (의학부, 임상운영, 데이터 관리, 통계 분석, 약물감시, 허가 팀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예로 임상시험계획서가 최종본으로 정리가 되어야 식약처에 승인 신청을 하고 임상을 진행할 수 있게 되지만, 해당 임상시험계획서는 다양한 부서의 협업으로 작성되며, 해당 완료본은 허가팀에서 식약처에 제출하게 됩니다. 임상을 진행하는 기업의 허가팀이 최종본을 전달받아야 식약처로 제출할 수 있는데 작성 단계에서 기업의 리뷰하는 담당자 한 명이 검토하지 않거나 리뷰 시간이 지연되게 되면 임상시험계획서 제출이 늦어지게 됩니다. 비바시스템은 단계별로 상당 부분을 자동화하도록 지원해 비바시스템의 사용자들이 즉시 리뷰 상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수월하게 진행되죠.
Q. 글로벌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하는 데 있어서 겪는 어려움이 있다면 어떤 내용인가요? 도움을 줄 수 있는 비바의 제품 및 서비스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만일 놀랄만한 신약 물질을 발견해냈다고 하더라도 이를 허가받는 과정까지 다양한 어려움이 있습니다. 일반 사람들은 신약개발 단계에서 제대로 된 물질을 개발하지 못해 신약으로의 발전이 어려운 것이라 생각하지만, 국내외를 통틀어 바이오텍부터 대형 제약사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회사들은 특히 임상단계에서 드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 면에서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회사들이 중도에 포기하거나 라이선스를 대형 제약사에 넘겨 개발 단계를 이관하거나 파트너를 모색하는 등 다양한 전략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에 비바에서는 업무의 효율성을 개선하여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하고 업무 진행을 보다 빠르게 수행할 수 있게 하고 이후 식약처 실사(audit) 등에서 문제가 없도록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합니다.
먼저, 임상시험의 포괄적인 데이터 관리하는 ‘CTMS’(임상시험 정보, 진행 상황 및 모니터링 등 임상 관련 모든 부분을 통합 관리하는 기능)의 경우 진행 중인 임상시험의 상태를 즉각적으로 확인해 사전에 리스크 발생을 차단하거나 파악해 더욱 신속하고 임상 연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합니다.
최근 신약개발 단계에서 발생될 수 있는 이상약물반응과 관련하여 임상데이터 수집 시스템인 EDC로부터 병원에서 직접 수집되는 이상약물반응 데이터를 약물감시 시스템인 Safety로 자동으로 전송함으로 해서 식약처에 문제점을 보고하고 보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해당 약물에 대한 안전성 자료를 토대로 향후 신약 개발의 방향성을 설정하거나 문제점에 대해 신속한 대처가 가능합니다.
Q. 비바시스템즈코리아 기업 및 주요 제품군에 대해 간략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일단 저희 회사는 글로벌 생명과학 산업을 위한 맞춤형 클라우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국가의 임상시험 데이터와 규제, 안정성에 대한 경험을 클라우드 시스템에 녹여냈을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 대한 자문과 전략을 세우는 과정까지 함께 하고 있습니다.
비바의 모든 애플리케이션은 하나의 클라우드를 통해 제공되기 때문에 데이터가 한 곳에 통합되고,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모두가 같은 데이터를 분석, 활용할 수 있습니다. 비바 클라우드는 비바 볼트 플랫폼(Veeva Vault Platform)을 반석으로 하여 제품 R&D를 돕고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디벨롭먼트 클라우드(Development Cloud)’ 제품 상용화 및 고객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업용 ‘커머셜 클라우드(Commercial Cloud)’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자동차 구매하실 때의 상황에 비추어 설명하자면, 이미 자동차의 재질, 엔진 크기 등의 기본 플랫폼은 정해져있고 소비자 관점에서 오디오나 타이어의 종류, 재질, 스펙 등에 따라 커스텀 변경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이와 같은 다양한 요구에 부합하는 기능(소프트웨어)을 탑재한 자동차를 갖춘 기업만이 신속, 정확하게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는 자동차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지요.
이런 구매/도입 방식의 장점은 신속성과 성능입니다. 다양한 Platform 기능을 공유할 수 있고, 동일한 Platform 내 기능의 향상 및 확장이 유연하기 때문에 비바의 제품군을 도입한 기업들은 좀 더 신속한 혁신 활동이 가능합니다. 또한 커스텀 개발이 아닌 설정 방식으로 구축하여, 이미 업계 공통의 글로벌 요구 사항이 반영된 기반 위에서 개발되어 있는 다양한 기능들을 설정을 통해 구축하기 때문에 빠르게 시스템 사용 시작이 가능합니다.
Q. 비바는 생명과학 산업에 필요한 클라우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클라우드 소프트웨어는 기존 소프트웨어 대비 어떤 점이 장점인가요?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클라우드는 기존 소프트웨어에 비해 확장성이 뛰어나고 업무 협업을 용이하게 합니다. 비바의 클라우드는 SaaS를 기반으로 하는 멀티 테넌시(Multi Tenancy) 소프트웨어, 즉 하나의 소프트웨어를 여러 사용자가 독립적인 환경에서 이용하는 것으로 이는 고도화된 기술 집약적인 소프트웨어이며 고객들은 지속적으로 프로세스/기능이 업데이트된 버전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비즈니스 협업 전략이 가능하다는 점은 제약사에서 큰 장점으로 발휘합니다. 제약사들이 신약 물질을 발견하고 임상연구의 운영 및 허가를 받아 신제품을 출시하기까지 제품 개발, 임상시험, 규제 등 각 분야의 이해관계자들이 협업하게 됩니다. 하나의 클라우드로 제공되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데이터가 한 곳에 통합되고 협업하는 이해관계자들이 모두 같은 데이터를 분석, 활용할 수 있어 신약 출시까지의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시스템 보안에 대한 유동적인 설정이 가능하여 다양한 비즈니스 협업 상황에 맞춘 접근 제한 권한 관리를 통해 보다 다양한 비즈니스 협업 전략 지원이 가능합니다.
Q. 최근 1+3 공동생동성시험 개정안을 두고 제약계에서 앞으로의 전략에 대해서 고심이 많습니다. 많은 제약사들이 부족한 R&D 기술, 인력으로 공동의 자금에 기대어 생동성 시험, 임상을 거칠 수밖에 없는데요. 비바시스템즈를 통해 중소제약사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비바는 시스템 벤더의 입장에서 공동생동성시험 개정안에 직접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비바가 국내 중소제약사들에게 도움드릴 수 있는 방법으로, 임상비용을 줄여 생동성시험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용의 절감 부분을 지원하는 부분과 제조 품질과 관련하여 신뢰성을 강화할 수 있는 시스템 제공일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는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개정안에 대한 직접적인 돌파구라기보다는, 의지를 가지고 개선을 하려고 하는 제약사를 지원하는 간적적인 협업 혹은 지원 형태에 더 가까울 것 같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 또는 소개할 신제품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APAC R&D 및 Quality 사업 총괄의 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한국 바이오테크 및 제약사와 협업하여 글로벌 신약개발을 목표하는 국내 제약사의 진정한 신약개발 클라우드 플랫폼 파트너로 거듭나고자 합니다. 또한 앞으로는 국내에 소개된 다양한 Development Cloud Platform 제품들에 더불어 △Veeva eConsent(전자동의서 자동화 시스템) △Veeva CDB(다양한 임상 데이터의 데이터베이스화) △Veeva Vault Safety.AI(인공지능을 활용한 약물의 안전성 정보 검색) 등이 있습니다.
김상은
2021.08.02